최근에 미디다 뭐다 하면서 고전(?) 음악에 관심을 갖고보다 보니, 역시 게임 음악에 눈길이 갑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음악과는 달리 여러 번 듣더라도 질리지 않는 중독성, 여기에 무엇보다도 '게임 플레이'에 따라서 매우 다채로운 음악이 있다는 점 등. 게임 음악 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제가 주로 좋아하는 '열혈 스타일'이 많다는 것도 좋고요.^^ (특히 슈팅 게임의 박력은 결코 부족하지 않지요.)


  아래 게임 음악 이야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음악 중에서 <메크워리어 2>와 <대항해시대 2>를 들었는데, 사실은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매우 좋아하지만 쉽게 접하다 보니 잊기도 하는 게임...
  하지만 한편으로 이제까지 제가 했던 게임 중에서 '음악' 면에서 가장 만족했던 작품...


  바로, 코에이사의 <황제(L'empereur - 랑푀르르)>입니다.

game_lempereur_cover.jpg

  코에이에서 과거 유럽 지사를 세울 때 <대항해시대>와 함께 내놓은 이 게임은, 유럽 지사가 있는 나라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을 주역으로 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나폴레옹이 되어 당시 유럽을 무대로 활약하는 이 게임은 음악만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이나 재미면에서도 코에이의 여러 게임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나폴레옹 한 사람을 조종하는 방식인데다, <삼국지> 같은 게임과는 달리 포로를 등용하기가 힘들어(거의 불가능해서)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런 요소가 이 게임을 재미있게 해 주기도 했지요.

  무엇보다도 코에이의 게임은 중간 이후에는 지루해지기 마련이지만, 이 게임은 중반 이후에도 재미있게... 아니, 마지막 순간까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으니까요.

  <대항해시대>도 그렇지만, 이 게임 역시 <지역색>을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프랑스, 프로이센(지금의 독일), 영국, 러시아, 스페인 등 나폴레옹이 현재 활동 중인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음악이 나오는데, 그 음악들이 또한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물론, 게임 시작 전까지의 상황을 보여주는 오프닝에서 나오는 음악 역시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매력을 갖고 있었지요.
(오프닝 음악을 MP3로 추출해서 올려두었습니다.)


  이 작품의 음악이 코에이 게임 음악 중에서 <대항해시대>나 <삼국지> 등을 제치고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그 '평가'라는게 음악 자체가 아니라 "게임 + 음악"이라는게 문제일까요?
(그래서 <대항해시대 2>의 음악 CD는 지금도 판매하고 있지만, 이 게임의 음악 CD는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음악들을 그대로 써서(물론 이번에는 CD 트랙 등으로 다시 정리해서) 속편을 내어준다면 좋겠지만, 코에이에서는 '복각판'이라 해서 과거의 게임을 그대로 낼 뿐, 뭔가 변화를 주지 않는군요.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대항해시대 2>의 윈도판은 음악이 CD 트랙으로 되어 있다던데...

  게다가 코에이의 게임은 미국의 것과도 달라서 미디(MIDI)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고전 게임들은 미디(MT-32 등)를 지원하는데 많아서 지금 하더라도 멋진 음악으로 즐길 수 있지만, 코에이의 게임만큼은 그게 안 되는거죠. 에궁...
(일본의 주력 기종이었던 PC8801이나 PC9801에서 외장 미디를 많이 안 쓴데다, IBM으로 바꿀 때도 ADLIB에만 맞추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 게임을 PCM-3 채널로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으음... 뭔가 많이 아쉽네요.
 

여담) 이 게임의 인트로 음악을 추출해서 MP3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CD를 사고 싶지만 꽤 오래전에 품절되었고 아직도 인기가 높아서 가격이 만만치 않은터라(일본 옥션가 15만원 이상)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
(게다가 칸노 요코의 명성 덕분에 MP3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항해시대> 시리즈와는 달리, 이 게임 CD는 MP3로도 찾을 수가 없으니...-_-;;)
  PCM의 3채널 사운드로는 분위기가 조금 안 사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오랜 만에 들으니 왠지 게임이 하고 싶어 지네요.^^

여담)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 게임에 '이집트 원정' 이벤트도 있군요. 로제타 석을 발굴해서 돌아오면 국민들의 인기를 얻어 총재 정부를 물리치고 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삼국지 2>의 초선 이벤트도 그렇고, 코에이의 예전 게임에 숨겨진 이벤트들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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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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