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개조형 저격 소총

게임 <AvP 2> 멀티 플레이에서 우주 해병대나 회사 용병들은 모두 분대 단위로 싸웁니다. 인원 구성이 보통 4명에서 많아야 10명이 좀 넘어가는 정도니 소대나 중대 단위까지는 넘어가지 않죠. 게다가 실내전이 대부분이고 야외전이라 해도 맵이 그리 크지 않아 많은 인원은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인원이 많으면 괜히 정신만 쏙 빼놓는 맵도 많은 편이고요. 어차피 <에일리언> 2편이나 <프레데터>가 전부 분대가 나와서 싸우는 영화인 만큼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멀티 플레이에서 해병대나 용병 분대는 좀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저격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건데요. 열 명 중 예닐곱 명은 저격수를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열 명 모두가 저격수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 원래 분대 하나에서 저격수 숫자는 하나 많아야 둘입니다. 분대를 지원하든 아니면 홀로 임무를 수행하든 저격수는 수가 적죠. 전면전을 벌이는 소총수가 가장 많아야 하며, 그 뒤를 중화기 사수가 받쳐줍니다. 여기에 원거리 지원을 해주는 자격수가 하나 있는 게 정상인데, 해병대 분대는 그렇지가 않아요.

게다가 소총수가 적은 것도 이상한 점입니다. 해병대에서 소총수라면 펄스 라이플을 들고 다니는 데몰리션 병과 정도가 될 수 있는데요. 사실 데몰리션은 그렇게까지 많이들 선택하는 병과가 아닙니다. 저격수에 비해서 활약도 대단치 않고요. 항상 점수를 많이 얻거나 목록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이들은 저격수이지 소총수가 아닙니다. 그나마 중화기 사수에 해당하는 헤비 웨폰 병과과 스페셜리스트가 소수인 게 정상이라면 정상일까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게임 구조가 저격수, 더 정확히는 한 방 무기에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AvP 2> 멀티 플레이에서는 탕탕탕탕~ 하고 총을 쏘다간 죽기 딱 좋습니다. 한 발 혹은 두 발 안에 상대를 제거해야 이쪽에서 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데몰리션 병과는 유탄을 쏘지 않고서야 상대를 한 방에 제거할 수가 없습니다. 반면 저격수는 저격소총에 이은 각종 지뢰로 상대를 한 번에 골로 보낼 수 있죠. 때문에 사람들은 한 방 무기가 더 많은 저격수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중화기 사수는 움직임이 둔하기에 꺼리는 거고요.

게임이 꼭 현실처럼 운영되라는 법은 없습니다. 제일 즐겨 한다는 게임인 <카운트 스크라이크>나 <배틀필드> 등도 고증이나 구성이 딱 부러지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저격수들만 우르르 모여서 싸우는 걸 보면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각 병과가 제각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점이 부족한 거죠. 실력이 좋으면 안 좋은 병과로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니 그 점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