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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Wars-Jedi's Conflict
Episode1-The Prequel of ConFict Chapter2
올로린은 복도를 벗어나 앞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홀을 뒤로 하고, 조급하게 제다이 아카이브로 향하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잘 한 일일까?'
그녀는 자신의 스승의 제안에, 단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거절한 것이 과연 신중한 처사였는지를 곱씹었다. 그러면서, 정말로 자신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일까를 고민했다. 그녀의 스승은, 그녀가 좀 전에 보았던 그 영링에게 드리워진 그늘을 거두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스승의 말을 떠올렸다.
"재능이 있네, 저 아이는. 그러나 그늘이 있어. 난 그것을 느낄 수 있다네. 심지어 미소짓고 있을 때조차."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또한 그녀 안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자를.
올로린은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뻗었다. 초조하거나 생각에 잠기면, 자그마한 그녀의 제다이 홀로크론을 만지작 거리는 것이 그녀의 버릇이었기에. 그러나 홀로크론은 거기에 없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유틸리티 벨트의 다른 주머니들을 살폈고, 로브의 소매자락과 튜닉에 달린 주머니를 모두 살폈지만, 거기에도 홀로크론은 없었다.
그녀는 낙심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지나온 길을 돌아가는 수밖에. 천천히 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자신의 그간 동선을 기억해 내려 했다.
..........................................................................................................................................
그는 아직도 트레이닝 룸에 남아있었다. 허리춤에 걸려있는 트레이닝 세이버 핸들을 만지작거리며 창가에 기대서서, 그는 말없이 창문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진 회색빛의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었다. 숨 막힐 듯한 도시. 살아있는 것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금속과 듀라스틸의 스카이라인, 그리고 줄맞춰 지나가고 있는 차량들의 긴 행렬들을 바라보던 그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흡족했다. 그의 오늘의 훈련은. 그것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으로 끝났고, 마스터 요다는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라이트 세이버에 관한 매 훈련마다, -그 것이 블라스터 편향이든, 아니면 검술 폼의 수련이든, 그는 달아오르는 것은 세이버의 핸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제 세이버를 쥔 자신의 두 손에서 균형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을 물흐르 듯 마음먹은대로 호선을 그리며 휘두를 수도 있었다.
블라스터 볼트가 발사되면, 그는 그것이 발사됨과 동시에 연못에 던져진 작은 돌에서 퍼지는 파문과 같이, 묵중하지만 예리한 어떤 것이 자신에게 밀려들어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마음을 열 때 밀려들어왔고, 자신에게 경고했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블라스터가 그에게 닿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흘렀다.
그는 또한 알고 있었다. 블라스터 뿐만 아니라, 마음을 열고 집중하는 모든 것에서, 그러한 물결의 움직임들이 느껴진다는 것을. 그래서 마스터 요다는 말하지 않았던가.
"흐름 속에서 살고 있느니라, 너희는...."
그리고 오늘, 시커와의 트레이닝 중에, 그는 그의 눈을 가린 헬멧 너머로부터 자신에게 와 닿던 하나의 느낌을 떠올렸다. 부드럽게 감겨오던, 어쩌면 나른하기도 한 그 느낌, 하지만 접촉하고나면 그와 반대로 자꾸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느낌을...... 시커? 블라스터 볼트? 마스터 요다?.......아니, 그들로부터가 아니었다.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수련을 마치고 마스터 요다와 함께 서 있던 그 젊고 아름다운 기사에게서, 그녀가 요다와 함께 트레이닝 룸을 나설 때까지 그는 눈을 뗄 수가 없었었다.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 잔잔하게 퍼져나오던 부드러운 파동들. 그는 그것을 느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자기 안에 붙들어 두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아냐...... 이건......
"야, 파-라드릭!"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탁 치는 것과 동시에 그의 상념도 그렇게 끝이 났다. 그는 어깨를 움찔하면서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리트-에버. 피오린 출신의 이성인이었다. 그는 마스터 요다가 지도하는 클랜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그와 말을 튼 친구였다. 별로 말수가 없는 그에 비해 리트-에버는 넉살도 좋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가 많은 편이었다. 좋은 친구였다. 다만 한 가지, 성격이 좀 급하다는 것을 빼면. 그는 비록 라드릭보다 한 살이 많았지만, 언제나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주었고, 그와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친구 중에 하나였다. 주로 말하는 쪽은 리트-에버였고, 듣는 쪽은 파-라드릭이었지만.
라드릭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장난기가 가득했고, 그런 그의 푸르스름한 얼굴의 양쪽 관자놀이 뒤쪽으로 난, 피오린 특유의 레쏜이 양 쪽 목 아래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자라면서 그의 레쏜과 비슷한 모양의 수염도 자라게 될테지.
"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아, 리티, 너구나? 아냐, 아무것도......."
"너 아까부터 엄청 이상한 거 알아? 그렇게 넋 놓고 멍하니 있질 않나, 불러도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말이야. 너 무슨 일 있지?"
"아니라니까."
라드릭이 계속 아니라고만 대답하자 리트-에버도 멋쩍은지 잠깐 말을 멈추었다. 둘 사이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정적을 깬 것은 리트-에버였다.
"식사는......?"
"아직."
파-라드릭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트-에버는 다시 그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빨리 저녁먹으러 가자. 오늘 메뉴, 스트롤베리 롤이랑 소귀나무 열매랑, 나리스 봉오리 차래. 무지 괜찮다던데? 아! 맞다, 그리고......"
리트-에버는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가져가 푸르스름한 액체로 가득찬, 둥글고 긴 원통형의 자그마한 물건을 라드릭에게 건넸다.
라드릭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답답한 듯 리트-에버가 소리쳤다.
"박타야, 박타! 닥터 체네스터한테서 얻어왔어. 너 오늘 손 다쳤잖아. 이 답답아. 하여간 안 챙겨주면......얼른가자고! 나 배고파!"
파-라드릭이 머쓱한 표정으로 박타를 받아들자, 리트-에버는 조급하게 그의 소매를 잡고 문 쪽으로 잡아끌었다. 그 서슬에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뻗던 파-라드릭이 엉겹결에 자신의 라이트 세이버 후크를 건드렸고, 그의 세이버는 벨트에서 떨어져 나와 금속성의 소리를 내며 두어번 튀어오르더니, 불이 꺼진 트레이닝 룸 구석으로 굴러가 버렸다.
파-라드릭은 세이버가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려 했다. 그러자 리트-에버가 다시 조급하게 소리쳤다.
"야, 그냥 손만 뻗어서 집어. 언제 거기까지 갈래?"
"하지만......"
파-라드릭은 이런 사소한 일에 대해서까지 포스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스승 마스터 요다가 금기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아, 안돼, 마스터 요다께서......"
리트-에버가 받아쳤다.
"아, 물론 알지, '너희는 항상 절실할 때에만 사용해야하느니, 포스의 힘을.' "
그는 요다의 말투를 흉내내면서 킥킥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얼른!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그냥 그것만 생각하면서 손만 뻗으면 되는거 아냐?"
파-라드릭은 투덜거렸다.
"이럴 시간에 벌써 저기까지 두 번은 더 갔다 왔겠다."
그는 마지못해 손을 뻗었다. 그리곤 손을 들어올리는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트레이닝 라이트 세이버를 떠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여느 때와 달리 잘 되지 않았다. 대신 아까 낮의 훈련에서 느껴졌던, 하나의 느낌만이 감기듯이 그를 타고 흘렀다. 그가 도리질을 하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려는 순간, 자그마한 물체 하나가 날아들어 그의 손에 착 하고 잡혔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의아한 기분으로, 그는 손을 펴보았다. 그의 손에 들린 물건은........ 그것은 그의 라이트 세이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작고 아름다운 정방형의 물건이었는데, 그로서는 무슨 재질로 되어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신비한 보랏빛을 띄고 있었다. 그것의 각 면마다 정교하고 반짝이는 문양들이 겹쳐있었고, 그것은 모두 하나같이 반짝였다.
"야, 그거 제다이 홀로크론아냐? 누구 것일까?"
라드릭의 등 뒤에서 리트-에버가 물었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파-라드릭이 대답했다.
"알 수 없지......"
리트-에버는 잠시 망설이더니, 트레이닝 룸 저편으로 걸어가서 파-라드릭의 라이트 세이버를 주워왔다. 그는 홀로크론을 말없이 들여다 보고 있는 라드릭의 유틸리티 벨트에 라이트 세이버를 척하고 걸더니,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우리 일단 식사부터 하고 생각하자."
라드릭이 대꾸했다.
"아니, 내 생각엔 바로 마스터 요다께......"
라트에버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그래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은 말이야, 식사 시간이라고. 식사 시간을 방해하는건 예의가 아냐. 게다가 마스터들도 다들 다이닝 홀에 계실거아냐. 식사 끝내고 나오면서 말씀드려도 늦지 않잖아. 그렇지?"
말을 마친 그는 라드릭이 무슨 말을 덧붙이기도 전에 그의 소매 잡고 트레이닝 룸을 나섰다.
..........................................................................................................................................
식사는 훌륭했지만, 복잡한 생각들이 드는 통에, 라드릭은 도무지 식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한참만에, 잠시 상념을 밀어두고, 그는 자신의 식탁을 내려다보았다. 성장기의 소년들이란 늘 배가 고프게 마련이다. 고민과 복잡한 생각들에 싸여있을지라도.
그는 몸을 굽혀 스트롤베리 롤을 한 입 베어물었고, 그것을 천천히 씹으면서 생각했다.
'나쁘지 않군.'
리트-에버는 식사 할 때만큼은 조용했다. 그는 정신없이 스트롤베리 롤을 먹고 있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잠시동안 응시하던 라드릭은 천천히 나리스 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같이 식사해도 될까?"
무덤덤하고 느릿한 목소리였다. 라드릭과 리트-에버는 고개를 들어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창백하고 세로로 골이 패인 얼굴에, 눈 주변으로 붉은 자국이 선명하고, 또래보다 훨씬 키가 큰 이성인이 하나 서 있었다.
"유타파언이군."
리트-에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 키 큰 이성인은 라드릭의 왼편에 식사 거리를 내려놓고 조용히 앉았다. 그가 말했다. 그가 입을 열었을 때, 라드릭의 눈에 그의 노랗고 뾰족한 이가 들어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다소 공포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아까와 같은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였다.
"그래, 맞아. 난 주-피시븐이야. 오늘부터 나도 너희와 같은 클랜이야. 만나게 되서 반가워."
라드릭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고, 리트-에버도 건성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그들의 식탁에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리트-에버는 먹느라 바빴고, 파-라드릭은 이런저런 생각에 골똘했으며, 유타파언 주-피시븐은 느릿느릿, 아무 말도, 잡념도 없어보이는 얼굴로 식사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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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헤어져서, 긴 복도를 따라 그의 개인 숙소로 걸어가면서도, 파-라드릭은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녁이 지나고 사위에 어둠이 깔리면서, 템플이 잠에 빠져들었다는 신호로 차가운 푸른 빛이 복도를 수놓으면, 이제 하루 일과를 마쳤다는 생각에 늘 발걸음이 가벼웠었는데......
그는 숙소에 도착해 프라이버시 라이트를 켜고 침대에 누웠다. 낮 동안의 훈련으로 몸은 여기저기가 쑤시고 나른했지만, 머리만은 이상하리만큼 맑았다. 그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청하려고 했다. 잠에 들면, 오늘 하루 온종일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이 혼란스러운 감정들에게서 놓일 수 있으리라.
혼란......그리고 오늘 낮에 느낌들....... 그러한 세세한 파동들을 느끼는 것은......그는 곧게 몸을 펴면서 생각했다. 오히려 그러한 파동들을 느끼기 힘들다고, 포스 커넥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링들도 있지만, 이런 것도 때로는 곤란한 것이다, 라고. 이러한 파동들은 때로 집중을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니까...... 저녁에 트레이닝 룸에서도......
그는 눈을 번쩍 떳고,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유틸리티 벨트에 손을 집어넣었다. 아뿔사. 제다이 홀로크론. 식사가 끝나고 이것에 대해 마스터 요다께 말씀 드렸어야 하는거였는데. 그는 불안하게 앉아있다가, 황급히 숙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황황하게 템플의 긴 복도를 되밟아 걸어가면서, 그는 누구라도 좋으니 마스터들을 만나기 원했다. 그러나 오늘따라 템플은 정말로 고요한 잠에 빠져든 것 같았다. 그는 혼란스러워하면서 정신 없이 발을 내딛었다.
복도를 벗어나 다이닝 홀을 지나, 회의실과 열람실, 그리고 아카이브를 지나면서 그는 자책했다.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아니, 식사를 하기전에, 마스터 요다께 가보는게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파-라드릭은 문득, 자신도 모르게 돌층계를 올라 트레이닝 룸 앞에 멈춰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의아해졌다. 어째서? 어째서 내가 여기에 와 있는거지?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트레이닝 룸의 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어 이상하게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다이 템플의 시설에도 잠금 장치가 있지만 사용되는 것은 드물었다. 그런 것은 필요없었다. 숨길 것도 없었고.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따라서 훈련시간이 아닌데 트레이닝 룸에 들어가는 것이 규율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었다. 파-라드릭은 잠시 망설이다가, 문 너머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곤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어야 할 시간에 트레이닝 룸 안을, 약하지만 은은한 빛이 밝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빛 너머로 아른아른,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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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1-The Prequel of ConFict Chapter2
올로린은 복도를 벗어나 앞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홀을 뒤로 하고, 조급하게 제다이 아카이브로 향하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잘 한 일일까?'
그녀는 자신의 스승의 제안에, 단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거절한 것이 과연 신중한 처사였는지를 곱씹었다. 그러면서, 정말로 자신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일까를 고민했다. 그녀의 스승은, 그녀가 좀 전에 보았던 그 영링에게 드리워진 그늘을 거두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스승의 말을 떠올렸다.
"재능이 있네, 저 아이는. 그러나 그늘이 있어. 난 그것을 느낄 수 있다네. 심지어 미소짓고 있을 때조차."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또한 그녀 안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자를.
올로린은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뻗었다. 초조하거나 생각에 잠기면, 자그마한 그녀의 제다이 홀로크론을 만지작 거리는 것이 그녀의 버릇이었기에. 그러나 홀로크론은 거기에 없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유틸리티 벨트의 다른 주머니들을 살폈고, 로브의 소매자락과 튜닉에 달린 주머니를 모두 살폈지만, 거기에도 홀로크론은 없었다.
그녀는 낙심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지나온 길을 돌아가는 수밖에. 천천히 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자신의 그간 동선을 기억해 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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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직도 트레이닝 룸에 남아있었다. 허리춤에 걸려있는 트레이닝 세이버 핸들을 만지작거리며 창가에 기대서서, 그는 말없이 창문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진 회색빛의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었다. 숨 막힐 듯한 도시. 살아있는 것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금속과 듀라스틸의 스카이라인, 그리고 줄맞춰 지나가고 있는 차량들의 긴 행렬들을 바라보던 그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흡족했다. 그의 오늘의 훈련은. 그것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으로 끝났고, 마스터 요다는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라이트 세이버에 관한 매 훈련마다, -그 것이 블라스터 편향이든, 아니면 검술 폼의 수련이든, 그는 달아오르는 것은 세이버의 핸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제 세이버를 쥔 자신의 두 손에서 균형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을 물흐르 듯 마음먹은대로 호선을 그리며 휘두를 수도 있었다.
블라스터 볼트가 발사되면, 그는 그것이 발사됨과 동시에 연못에 던져진 작은 돌에서 퍼지는 파문과 같이, 묵중하지만 예리한 어떤 것이 자신에게 밀려들어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마음을 열 때 밀려들어왔고, 자신에게 경고했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블라스터가 그에게 닿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흘렀다.
그는 또한 알고 있었다. 블라스터 뿐만 아니라, 마음을 열고 집중하는 모든 것에서, 그러한 물결의 움직임들이 느껴진다는 것을. 그래서 마스터 요다는 말하지 않았던가.
"흐름 속에서 살고 있느니라, 너희는...."
그리고 오늘, 시커와의 트레이닝 중에, 그는 그의 눈을 가린 헬멧 너머로부터 자신에게 와 닿던 하나의 느낌을 떠올렸다. 부드럽게 감겨오던, 어쩌면 나른하기도 한 그 느낌, 하지만 접촉하고나면 그와 반대로 자꾸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느낌을...... 시커? 블라스터 볼트? 마스터 요다?.......아니, 그들로부터가 아니었다.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수련을 마치고 마스터 요다와 함께 서 있던 그 젊고 아름다운 기사에게서, 그녀가 요다와 함께 트레이닝 룸을 나설 때까지 그는 눈을 뗄 수가 없었었다.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 잔잔하게 퍼져나오던 부드러운 파동들. 그는 그것을 느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자기 안에 붙들어 두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아냐...... 이건......
"야, 파-라드릭!"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탁 치는 것과 동시에 그의 상념도 그렇게 끝이 났다. 그는 어깨를 움찔하면서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리트-에버. 피오린 출신의 이성인이었다. 그는 마스터 요다가 지도하는 클랜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그와 말을 튼 친구였다. 별로 말수가 없는 그에 비해 리트-에버는 넉살도 좋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가 많은 편이었다. 좋은 친구였다. 다만 한 가지, 성격이 좀 급하다는 것을 빼면. 그는 비록 라드릭보다 한 살이 많았지만, 언제나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주었고, 그와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친구 중에 하나였다. 주로 말하는 쪽은 리트-에버였고, 듣는 쪽은 파-라드릭이었지만.
라드릭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장난기가 가득했고, 그런 그의 푸르스름한 얼굴의 양쪽 관자놀이 뒤쪽으로 난, 피오린 특유의 레쏜이 양 쪽 목 아래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자라면서 그의 레쏜과 비슷한 모양의 수염도 자라게 될테지.
"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아, 리티, 너구나? 아냐, 아무것도......."
"너 아까부터 엄청 이상한 거 알아? 그렇게 넋 놓고 멍하니 있질 않나, 불러도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말이야. 너 무슨 일 있지?"
"아니라니까."
라드릭이 계속 아니라고만 대답하자 리트-에버도 멋쩍은지 잠깐 말을 멈추었다. 둘 사이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정적을 깬 것은 리트-에버였다.
"식사는......?"
"아직."
파-라드릭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트-에버는 다시 그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빨리 저녁먹으러 가자. 오늘 메뉴, 스트롤베리 롤이랑 소귀나무 열매랑, 나리스 봉오리 차래. 무지 괜찮다던데? 아! 맞다, 그리고......"
리트-에버는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가져가 푸르스름한 액체로 가득찬, 둥글고 긴 원통형의 자그마한 물건을 라드릭에게 건넸다.
라드릭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답답한 듯 리트-에버가 소리쳤다.
"박타야, 박타! 닥터 체네스터한테서 얻어왔어. 너 오늘 손 다쳤잖아. 이 답답아. 하여간 안 챙겨주면......얼른가자고! 나 배고파!"
파-라드릭이 머쓱한 표정으로 박타를 받아들자, 리트-에버는 조급하게 그의 소매를 잡고 문 쪽으로 잡아끌었다. 그 서슬에 유틸리티 벨트로 손을 뻗던 파-라드릭이 엉겹결에 자신의 라이트 세이버 후크를 건드렸고, 그의 세이버는 벨트에서 떨어져 나와 금속성의 소리를 내며 두어번 튀어오르더니, 불이 꺼진 트레이닝 룸 구석으로 굴러가 버렸다.
파-라드릭은 세이버가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려 했다. 그러자 리트-에버가 다시 조급하게 소리쳤다.
"야, 그냥 손만 뻗어서 집어. 언제 거기까지 갈래?"
"하지만......"
파-라드릭은 이런 사소한 일에 대해서까지 포스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스승 마스터 요다가 금기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아, 안돼, 마스터 요다께서......"
리트-에버가 받아쳤다.
"아, 물론 알지, '너희는 항상 절실할 때에만 사용해야하느니, 포스의 힘을.' "
그는 요다의 말투를 흉내내면서 킥킥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얼른!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그냥 그것만 생각하면서 손만 뻗으면 되는거 아냐?"
파-라드릭은 투덜거렸다.
"이럴 시간에 벌써 저기까지 두 번은 더 갔다 왔겠다."
그는 마지못해 손을 뻗었다. 그리곤 손을 들어올리는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트레이닝 라이트 세이버를 떠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여느 때와 달리 잘 되지 않았다. 대신 아까 낮의 훈련에서 느껴졌던, 하나의 느낌만이 감기듯이 그를 타고 흘렀다. 그가 도리질을 하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려는 순간, 자그마한 물체 하나가 날아들어 그의 손에 착 하고 잡혔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의아한 기분으로, 그는 손을 펴보았다. 그의 손에 들린 물건은........ 그것은 그의 라이트 세이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작고 아름다운 정방형의 물건이었는데, 그로서는 무슨 재질로 되어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신비한 보랏빛을 띄고 있었다. 그것의 각 면마다 정교하고 반짝이는 문양들이 겹쳐있었고, 그것은 모두 하나같이 반짝였다.
"야, 그거 제다이 홀로크론아냐? 누구 것일까?"
라드릭의 등 뒤에서 리트-에버가 물었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파-라드릭이 대답했다.
"알 수 없지......"
리트-에버는 잠시 망설이더니, 트레이닝 룸 저편으로 걸어가서 파-라드릭의 라이트 세이버를 주워왔다. 그는 홀로크론을 말없이 들여다 보고 있는 라드릭의 유틸리티 벨트에 라이트 세이버를 척하고 걸더니,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우리 일단 식사부터 하고 생각하자."
라드릭이 대꾸했다.
"아니, 내 생각엔 바로 마스터 요다께......"
라트에버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그래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은 말이야, 식사 시간이라고. 식사 시간을 방해하는건 예의가 아냐. 게다가 마스터들도 다들 다이닝 홀에 계실거아냐. 식사 끝내고 나오면서 말씀드려도 늦지 않잖아. 그렇지?"
말을 마친 그는 라드릭이 무슨 말을 덧붙이기도 전에 그의 소매 잡고 트레이닝 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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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훌륭했지만, 복잡한 생각들이 드는 통에, 라드릭은 도무지 식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한참만에, 잠시 상념을 밀어두고, 그는 자신의 식탁을 내려다보았다. 성장기의 소년들이란 늘 배가 고프게 마련이다. 고민과 복잡한 생각들에 싸여있을지라도.
그는 몸을 굽혀 스트롤베리 롤을 한 입 베어물었고, 그것을 천천히 씹으면서 생각했다.
'나쁘지 않군.'
리트-에버는 식사 할 때만큼은 조용했다. 그는 정신없이 스트롤베리 롤을 먹고 있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잠시동안 응시하던 라드릭은 천천히 나리스 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같이 식사해도 될까?"
무덤덤하고 느릿한 목소리였다. 라드릭과 리트-에버는 고개를 들어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창백하고 세로로 골이 패인 얼굴에, 눈 주변으로 붉은 자국이 선명하고, 또래보다 훨씬 키가 큰 이성인이 하나 서 있었다.
"유타파언이군."
리트-에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 키 큰 이성인은 라드릭의 왼편에 식사 거리를 내려놓고 조용히 앉았다. 그가 말했다. 그가 입을 열었을 때, 라드릭의 눈에 그의 노랗고 뾰족한 이가 들어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다소 공포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아까와 같은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였다.
"그래, 맞아. 난 주-피시븐이야. 오늘부터 나도 너희와 같은 클랜이야. 만나게 되서 반가워."
라드릭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고, 리트-에버도 건성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그들의 식탁에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리트-에버는 먹느라 바빴고, 파-라드릭은 이런저런 생각에 골똘했으며, 유타파언 주-피시븐은 느릿느릿, 아무 말도, 잡념도 없어보이는 얼굴로 식사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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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헤어져서, 긴 복도를 따라 그의 개인 숙소로 걸어가면서도, 파-라드릭은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녁이 지나고 사위에 어둠이 깔리면서, 템플이 잠에 빠져들었다는 신호로 차가운 푸른 빛이 복도를 수놓으면, 이제 하루 일과를 마쳤다는 생각에 늘 발걸음이 가벼웠었는데......
그는 숙소에 도착해 프라이버시 라이트를 켜고 침대에 누웠다. 낮 동안의 훈련으로 몸은 여기저기가 쑤시고 나른했지만, 머리만은 이상하리만큼 맑았다. 그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청하려고 했다. 잠에 들면, 오늘 하루 온종일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이 혼란스러운 감정들에게서 놓일 수 있으리라.
혼란......그리고 오늘 낮에 느낌들....... 그러한 세세한 파동들을 느끼는 것은......그는 곧게 몸을 펴면서 생각했다. 오히려 그러한 파동들을 느끼기 힘들다고, 포스 커넥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링들도 있지만, 이런 것도 때로는 곤란한 것이다, 라고. 이러한 파동들은 때로 집중을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니까...... 저녁에 트레이닝 룸에서도......
그는 눈을 번쩍 떳고,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유틸리티 벨트에 손을 집어넣었다. 아뿔사. 제다이 홀로크론. 식사가 끝나고 이것에 대해 마스터 요다께 말씀 드렸어야 하는거였는데. 그는 불안하게 앉아있다가, 황급히 숙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황황하게 템플의 긴 복도를 되밟아 걸어가면서, 그는 누구라도 좋으니 마스터들을 만나기 원했다. 그러나 오늘따라 템플은 정말로 고요한 잠에 빠져든 것 같았다. 그는 혼란스러워하면서 정신 없이 발을 내딛었다.
복도를 벗어나 다이닝 홀을 지나, 회의실과 열람실, 그리고 아카이브를 지나면서 그는 자책했다.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아니, 식사를 하기전에, 마스터 요다께 가보는게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파-라드릭은 문득, 자신도 모르게 돌층계를 올라 트레이닝 룸 앞에 멈춰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의아해졌다. 어째서? 어째서 내가 여기에 와 있는거지?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트레이닝 룸의 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어 이상하게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다이 템플의 시설에도 잠금 장치가 있지만 사용되는 것은 드물었다. 그런 것은 필요없었다. 숨길 것도 없었고.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따라서 훈련시간이 아닌데 트레이닝 룸에 들어가는 것이 규율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었다. 파-라드릭은 잠시 망설이다가, 문 너머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곤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어야 할 시간에 트레이닝 룸 안을, 약하지만 은은한 빛이 밝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빛 너머로 아른아른,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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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lori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