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애버람 공방전(Star Wars : Battle of Averam) - 작가 : 전홍식(pyodogi)
스타워즈 세계를 무대로 한 팬픽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글 수 10
STAR WARS
EPISODE ETC...
BATTLE AT AVERAM
- 10 -
EPISODE ETC...
BATTLE AT AVERAM
- 10 -
키메라의 사령부는 조금 전까지의 혼란한 상황과는 반대로 완전한 정적에 둘러싸여 있었다. 펠래온 함장을 포함한 사령부의 모든 눈은 자신들의 지휘관의 얼굴을 향해 있었다. 방금전까지 반군의 전투함이 존재하고 있던 애버람 주역을 바라보고 있는 불게 타오르는 눈동자의 제독을….
펠래온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반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것은 사실이지만, 제국군은 조선소의 손상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대로 완성되었다면 제국군의 1만 4750번째로 등록되었을 스타 데스트로이어를 잃었던 것이다. 제독은 방어 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약간의 예상치 못한 사건 만 아니었다면 반군의 스타크루저 두, 세척 쯤은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군의 우수한 장성들과 함께….
그러나, 최후의 기회를 얻은 반군이 이탈해 버린 지금, 모처럼의 기회가 수포로 돌아갔음은 명백한 진실이었다. 누가 무어라고 해도 제국군은 손에 들어온 승리를 간발의 차로 놓쳐 버렸으니까.
불타는 눈동자로 우주를 주시하는 스론 제독의 입에선 아무런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고, 그것은 키메라 내부를 아니 전 함대의 장병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전후 보고를 처리하고 있는 오퍼레이터들의 작은 목소리를 제외하고...
“꽤 잘하는군. 놀랍지 않은가?”
제독의 굵은 목소리는 작지만 또렷하게 키메라 참모들 사이에 울려 퍼지며 의외의 반응을 불러왔다. 그 누구도 제독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반군의 후퇴 속도는 경이적인 수준이군. 전투 지휘도 괜찮았지만 필요할 때는 함대를 이끌고 이탈하는 것도 필요한 법이니까.”
펠래온은 전쟁의 신이라 불리고 있는 지휘관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지금 제독은 후퇴의 중요성을, 아니 그보다는 반군의 판단이 옳았음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각하….”
펠래온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상관없다. 함장. 반군이 잘 싸운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까. 솔직히 나로서도 반군이 저 정도로 선전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다소의 우연한 사고가 겹치기는 했지만, 아군의 전투 태세는 완벽했으니까. 그 점에서 이 함대의 장교단의 수준과 훈련 상태는 만족스럽군.”
그 순간 펠래온의 등에서 무언가가 사라지는 듯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본래 제국의 모든 제독은 칭찬에 인색한 편이지만, 그들의 격려는-특히 스론 제독의 격려는- 그 어떤 연설보다도 깊은 만족감을 전해주었다. 더욱이 제독으로부터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그리 흔한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때 그것은 더욱 가치가 있었다.
“나는 명상실로 돌아가겠다. 전후의 처리는 일임하지.”
제독의 모습이 사라진 키메라의 사령부는 제독의 만족스러운 격려에 대한 감격과 반군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승리에 대한 흥분이 넘치고 있었다. 평소라면 작은 승리에 대해 들뜨는 일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 펠래온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잠시 동안의 혼란 정도는 용납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후 펠래온은 평소의 격식을 갖춘 제국 장교로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정확한 어조로 전후 처리에 대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 사이엔가 전투 당시보다도 분주하게 변해버린 키메라의 사령실에서.
한편, 전후 처리에 바쁜 것은 다른 주력함의 함장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매복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상대는 수적으로 유리했던, 그리고 예상 외의 행운을 얻을 수 있었던 반군이었다. 소형의 주력함들 중 약간이라도 손상을 입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제국이 자랑하는 임페리얼 스타 데스트로이어들 역시 반짝이는 몸체 여기저기에 검은 그을음과 균열이 새겨져 상처 입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가장 격렬한 공격으로 결국 작전 구역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었던 어벤져의 피해는 다른 것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비록 함선 자체를 잃지 않고 끝날 수 있었지만 스타 데스트로이어의 정원 중 5%를 넘는 피해를 입고 만 것이다. 이 정도면 당장의 운행에는 이상이 없고 충분한 전투력을 보장하는 수준이었으나 거의 1000명에 가까운 훈련된 승무원을 잃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그것이 어벤져의 함장인 니더의 전술적 실수 탓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순전히 우연의 산물로 한 번에 2 척의 주력함을 잃게 된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었고, 처음부터 충분한 예비 병력을 갖추지 못했던 문제였던 것이다. 제국군의 전력으로 보면 기이한 일이겠지만 이번 전투는 반군이 수적으로 우세한 입장에 서 있었고 그것이 반군을 완전히 격파시키지 못한 유일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지금 과거의 실수 따위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었다. 100만의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라면 이 정도의 피해는 당장이라도 메꾸고 남을테니까. 우선은 함선의 처리 문제에만 신경 쓰면 된다고 니더 함장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국군 전체에 있어 가장 큰 피해는 역시 훨씬 우월한 적기들과 대결을 벌였던 타이파이터 편대에서 발생했다. 대부분의 타이 편대가 편대원의 절반 가까운 숫자를 잃어버렸고 특히 새로 배치된 신참 조종사들 중엔 거의 대부분이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특히, 벨 이블리스 장군의 교묘한 술책에 말려들었던 주디케이터의 편대는 거의 괴멸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의 희생으로 주디케이터 함대는 큰 전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제껏 활약해왔던 고참 조종사들 거의 대부분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주력함 한 두 척에 비길만한 손해이기도 했다. 더욱이, 스론 제독이 생각하고 있는 전투 편대의 강화 계획을 눈 앞에 둔 지금에서는….
전투기 편대 전체를 관리하는 담당 오퍼레이터의 입장에서 조종사들의 전사 명단은 단지 컴퓨터 상의 데이터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던 동료들의 입장에선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들을 잃어버린 큰 상실감의 증거이기도 했다.
그러한 상실감은 주디케이터의 제 3 정비 반장 지나 챈들러에게 더욱 큰 것이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까지 함께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전장에서 회수한 편대-얼마 되지 않았다-의 점검과 파손된 정비 구획의 정리에 바쁜 그녀는 심각한 전투의 와중에 자신의 연인-아직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고 싶었다-을 잃은 것이다.
‘제 5 비행대 소위, 시드 맥커린. 신호 두절.’
우연히 보았던 메시지에는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었다. 물론 이것은 확인된 전사자의 명단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변변한 생명 유지 장치를 갖추지 못한 타이기에서 조종복에 붙은 비콘의 신호조차 끊어진 상태라면 살아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으니까.
결국 모든 것을 잃은 기분에 말려든 그녀는 한마디를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잃어버린 자신에게.
한편 그 시각. 도르자 함장이 지휘하는 스타 데스트로이어 릴렌트리스의 사령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격전의 현장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던 릴렌트리스는 제국의 스타데스트로이어 4 척 중 가장 손상이 덜했으며, 휘하 함선들의 손상도 적은 편이었다.
그가 잃은 것은 단지 중형급의 프리깃 2척 뿐. 손상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함대의 경우 드레드노트를 포함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손상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반대로 그의 휘하 함대가 격파한 반군의 주력함은 4척 이상.(또 1척은 주디케이터와의 협공으로 격파한 것이었다.) 그러한 공적은 분명 그가 가까운 장래에 제독의 자리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함대 역시 타이 편대의 상당 수를 잃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반군의 전투기는 제국의 타이기에 비해 압도적인 전투력과 방호력을 갖고 있고, 더욱이 조종사들의 실력 역시 베테랑급에 이르고 있었으니까.
“파일럿의 회수율은 어떤가?”
언제나처럼 창가에서 전투기의 70%를 잃었다는 보고를 살펴보면서 도르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거함거포주의에 빠져있는 제국의 장교 중엔 파일럿보다 전투기, 그리고 함선을 더 중시하는 이들이 많지만 기계보다는 군인의 사기와 자부심을 더 중시하는 도르자는, 무한정 생산할 수 있는 전투기보다 파일럿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또한, 그런 점에서 도르자는 데스 스타 따위의 무용지물이나 만들고 있는 장성들을 설득-그의 경우 위협에 가깝겠지만-해서 신형 타이기를 생산하도록 한 다스 베이더 경을 존경하고 있었다. 비록, 변덕스러운 그의 공포심에 정면으로 맞서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이전의 상관이었던 베이더 경은 지나치게 강요하는 경향을 제외하면 우수한 지휘관이었고 무엇보다 뛰어난 파일럿이었다.
“그다지 충분치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비콘의 신호를 추적하고 있습니다만, 비콘의 도달 거리가 그다지 길지 않아….”
관제 장교의 말에 도르자는 타이기가 원거리 비행 능력은 없지만 비콘의 도달 거리는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물론, 그로서는 그걸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올라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제독이라면 알아 줄 것이다. 그 역시 존경할만한 지휘관이니까….
그때, 레이더 관제 장교의 목소리가 컴링크를 통해 들려왔다.
“함장님. 작은 물체가 이쪽을 향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거리 1000.”
‘무언가?’ 도르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물체의 접근에 잠시 긴장했다. 설마 적인가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쳤지만, 도저히 그런 일이 있을 리 없다는 점을 생각하고 다시 긴장을 풀었다. 아니 설사 적이라 해도 별로 문제가 될 건 없다. 불운한 포로가 한 명 늘어날 뿐일테니.
“정보를 명확히 확인하라. 신호를 보내보도록.”
“식별 신호도, 무선 신호에도 응답이 없습니다.”
“흐음...”
도르자는 공격해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잠시 후 그 생각을 지워 버렸다. 어쩌면 그것은 고장을 일으킨 아군기 일 수도 있었다. 타이기의 안전성은 매우 취약해서 통신이 끊어질 정도라면 살아있을 가능성도 없지만 만약의 경우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
“제 5 비행대 소속 시드 맥커린 소위. 지금 출두 했습니다.”
주디케이터, 브랜다이의 함장실에서 젊은 시드 소위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렵게 자가 수리를 마친 타이로 릴렌트리스에 도착한 시드는 그 후 도르자 함장의 특별 배려로 불과 1시간 만에 완벽하게 수리된 자신의 타이기에 타고 모함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릴렌트리스에서 떠난 것이 분명한 주디케이터 소속 마크를 달고 있는 전투기의 귀환에 격납고는 잠시 혼란에 빠졌으나, 조종사의 정체가 밝혀진 시점에서 그 혼란은 금새 흥분으로 바뀌었고 모두는 편대의 거의 유일한 생존자 중 한 사람을 기쁘게 맞이해 주었다.
특히 세상이 끝난 듯한 얼굴의 지나 챈들러의 표정은 한 순간에 세 번이나 급변하였다. 의문에서 당혹, 그리고 기쁨으로…. 그리고 짧은 순간 두 사람의 표정이 마주쳤을 때, 그 표정은 다시금 변화했다. 잠시의 이별 속에 깨닫게 된 서로의 감정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면서...
잠시 동안의 혼란이 정리된 후, 시드는 다른 동료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틈도 없이 브랜다이 함장의 호출을 받아 함장실로 향했다. 주디케이터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 제국군에서 1만 5천의 소수에 속하는 사람에게 불려간다는 사실에 약간 위축되는 기분을 느끼며….
“잘 돌아왔네. 시드 소위. 아니, 이제는 중위로군.”
이렇게 말하는 브랜다이 함장의 얼굴은 보기 드물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드는 그가 말하는 것은 일순 이해할 수 없었다. 중위? 소위로 임관된지 한 달도 되지 않는 내가?
“자네가 중위가 되었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게. 제국군은 우수한 장교를 적극적으로 승진시키는 제도가 있으며, 나는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지위에 있으니까.”
그제야 시드는 자신이 중위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반사적으로 경례를 붙이며 대답했다.
“네, 넷. 가,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은 없네. 아군 비행대에서 살아남은 것은 자네를 포함해서 단 3 명. 더욱이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전투기를 스스로 수리해서 복귀한 것은 제국군 전체를 따져 봐도 흔치 않은 일이니까.”
브랜다이는 여전히 미소를 담은 얼굴로 시드에게 말을 이었다.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승진도 아니지. 조금 전까지 자네는 전사자로 처리되어 대위로 특진된 상태였으니까. 일순간에 대위에서 중위로 바뀌었으니 강등인 셈이지. 설마하니 강등된 것에 감사한다는 건가?”
함장은 웃고 있었지만 시드는 뭐라고 대답할지를 몰라 망설일 뿐이었다.
“게다가 아쉽게도 자네는 본 함에서 내려야 한다네. 자네의 경력을 보니 상당한 공적이 있더군. 이제까지 본 함을 위해 노력해준 장교를 한 계급 정도 올려주는 건 대단한 일도 아니지. 원래라면 대위로 승진시켜야 마땅하겠지만, 지금은 전후 처리 중이라 갑작스러운 2계급 특진은 전사자와 같은 대우가 되는 셈이지. 물론 그 정도는 내 재량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함장은 임페리얼 스타 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이라는 지위를 확신시키듯이 말했지만, 시드는 그의 첫 번째 말에 그 뒤의 이야기를 들을 정신이 아니었다. 함을 내려야 한다니….
“이번에 본 함은 반군의 본거지를 찾고 있는 다스 베이더 경의 함대에 다시 편입되었다. 물론 다른 함선도 마찬가지지만, 스론 제독. 정확히는 부제독(Vice Admiral)의 직책이었지만, 이번에 정식으로 대제독(Grand Admiral)의 자리에 임명되어 새로운 함대의 사령관이 되었고, 황제의 칙령을 받아 변경으로 향하게 되었다. 뭐, 그 분으로서는 그 정도가 격식에 맞겠지만 함께 일할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
“그런데, 제가 함을 내려야 하는 것은…?”
시드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 함장의 위엄에 누가 되지 않을 만큼 신중하게.
“알겠지만 주디케이터의 편대는 괴멸 상태라네. 그런데 바로 이동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지.-황제께서 내리시는 명령은 이해할 수 없다니까.- 여하튼, 이동 전에 새로이 편대를 편성하였는데, 자네는 전사자로 처리되어 있어 그 편대 구성에 포함되지 않았네. 이미 모든 것의 처리가 종료되었고 주디케이터에 포함될 편대는 이미 예편이 끝난 상태인지라 자네를 편입시킬 자리가 나지 않더군. 사실 자네와 같은 우수한 조종사를 보내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게다가,”
함장은 잠시 여유를 두고 말을 꺼냈다.
“자네의 공적을 볼 때, 보다 우수한 전투 비행대에 소속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지. 현재 유우센 제독 휘하의 복수 편대가 아이람 성계 공격을 앞두고 재편성 중에 있네. 아이람의 반란 사건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데다 반군이 개입하고 있어 우수한 파일럿이 필요한 모양이지. 자네라면 그 자리에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되어 추천했네. 누가 뭐라고 해도 자네는 이 애버람 전투의 영웅이 되었으니까.”
시드는 자신이 영웅이 되었다는 이야기보다 제국군 전역에 알려진 복수 편대에 편입되게 되었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반군의 로그 편대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에이스들의 편대. 취약한 타이기로 조종사 당 평균 격추 대수가 20을 넘는다는 그 편대는 제국군 파일럿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시드 역시 그러한 희망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시드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떨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계속되는 충격과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를 제정신이 아니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쁨 속에서도 갑자기 눈 앞에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의 귀환을 가장 기뻐해 주었던 한 사람의 얼굴. 그리고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는 고백이…. 그리고 약간 침울한 얼굴이 된 시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죄송합니다만, 이 함대에 남을 수는 없겠습니까?”
함장은 이 의외의 질문에 놀라움을 표시할 뿐이었다. 물론 스타 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은 이런 경우에도 제국 장교로서의 위엄을 금방 되찾고 반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 곳에 남을 이유가 있는가?”
잠시 생각하던 시드의 입에서 정리된 말이 흘러나왔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다이 함장은 잠시 시드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의 들뜬 모습과는 달리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젊은 소위를. 그리고, 그의 입장과 자신의 지위를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그것은 허락할 수 없네. 제국의 명령 체계는 확고부동한 것이니까.”
그와 함께 시드의 얼굴은 세상의 종말을 맞이한 사람의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그러나, 브랜다이는 빙긋 웃으며 준비 중이던 말을 이어갔다.
“아까는 말하지 않았네만. 자네에게 제국 장교로서 한 가지 상을 내릴 생각이었네. 이를테면 함께 전출을 희망하는 동료가 있거나 하는 경우 특별 배려로 허가해 줄 수 있지. 물론 당사자도 바라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함장의 말은 명백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기쁜 감정을 얼굴 가득 드러낸 시드는 재빨리 경례를 지으며 힘차게 대답했다.
“넷, 감사합니다. 시드 소, 아니 시드 중위. 복수 편대로의 전출을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브랜다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래. 자네가 함께 가고 싶은 상대는?”
그 순간 시드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제가 지키고 싶은, 그리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 to be continued...? >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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