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애버람 공방전(Star Wars : Battle of Averam) - 작가 : 전홍식(pyodogi)
스타워즈 세계를 무대로 한 팬픽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글 수 10
STAR WARS
EPISODE ETC...
BATTLE AT AVERAM
- 01 -
행성 위에 떠 있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브리지에서 바라보는 멋진 경관은 제국군 임페리얼급 스타데스트로이어(Imperial Class Star Destoryer:ISD)의 함장이기도 한 펠래온(Paleaon)에게 자신의 지위에 대한 뿌듯한 만족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러한 만족감은 자만심으로 연결되어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지만 상급 지휘관으로서 그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은 그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특히, 브리지라는 위치에 서 있는 그에게 있어.
애버람 성계에 주둔하고 있는 함대의 수석 참모 입장에서 그는 자신이 내려야할 지시를 마치고 브리지에서 물러났다.
브리지를 나선 펠래온의 발걸음에서는 아까와 같은 자신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가 지금 향하고 있는 곳, 그리고 그가 단독으로 만나야만 할 어떤 사람이 전해주는 위압감을 생각할 때 제국 함대가 자랑하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이라는 지위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그다지 위안을 전해주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이 일을 대신해 주기만 한다면 그에게 키메라의 함장, 그리고 함대의 수석 지휘관이라는 지위를 넘겨주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러나 그렇게 위축되는 자신을 떨쳐버리려는 듯, 펠래온은 스스로 조금 과장된 군인으로서의 격식을 온 몸에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 태도는 통로를 지나쳐 가는 다른 병사들에게 있어 상급 지휘관의 위엄에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지만 무의식 중에 경례를 받고 있던 펠래온으로서는 평소처럼 그러한 것에 일일이 관심을 가질 여유는 남아있지 않았다.
펠래온은 자신이 해야 하는 보고 만을 생각하도록 노력하면서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 자신과 몇몇 경비 장교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는 어떤 장소를 향하여….
브리지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공간. 그가 만나야 할 인물, 대제독 스론(Grand Admiral Thrawn)의 명상실은 바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는 듯 굳게 닫혀진 문 앞에서 키메라 호의 함장, 펠래온은 잠시 멈추어 섰다.
제국이 자랑하는 임페리얼급 스타 데스트로이어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방. 본래 이 곳은 펠래온의 전 상관이었던 인물이 연회실로 사용하던 장소였다. 말하자면 제국군의 호화로움을 상징하는 장소였다고 할까? 그러던 것이 이 키메라 호가 정식으로 스론 함대의 기함으로서 정해지고 스론 제독이 부임하면서 다른 용도로 전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펠래온이다.”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소리도 없이 문이 열렸다.
명상실 앞에 위치한 또 하나의 방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만, 펠래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독님께 보고할 것이 있다. 장난하지 말도록.”
그는 목 뒤편으로부터 전해지는 싸늘한 불쾌감을 최대한 억누르며 말했다.
“케케, 장난하려던 것은 아니오. 은신 잠복술은 때때로 연습하지 않으면 쓸모 없어지니까.” 어둠 속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대답했다. 그는 자신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 그 존재를 잠시 바라보았다. 스론 제독의 개인적인 호위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노그리족, 룩(Rukh)의 모습을….
노그리(Noghri)족은 다스 베이더(Darth Vader) 경의 책략으로 제국에 충성을 바치게 된 종족으로, 타고난 전투 능력을 갖고서 우주 각지에서 데스 코만도로서 활약하는 존재였다. 사실, 그들의 활약이 제국군에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는 입장에선 그들에 대해 감사라도 해야겠지만, 펠래온 개인에게 있어 -아니, 정상적인 사고가 박혀있는 인간이라면- 노그리라는 종족은 우주의 모든 종족 중에서도 가장 추한 이성인의 하나에 불과했다.
“룩. 들여보내라.”
그의 앞에 있는 벽 너머로 낮지만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벽이 갈라지며 넓은 장소가 눈 앞에 펼쳐졌다.
명상실.
이곳은 바로 제국군 대제독 스론의 가장 개인적인 장소이자 스론 함대에 있어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로 알려진 곳이었다. 다른 제독들과는 달리 스론은 브릿지에서 지휘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함대 전체에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었다. 물론, 그가 이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고 있지 못했지만….
방 안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을 느끼는 그는 잠시 멈추어서 숨을 고른 후에 제국군 특유의 정식 보행으로 방으로 향했다.
마치 회랑을 보는 듯한 넓은 공간. 약간의 조명을 밝히고 있는 어둠 저 편에 의자에 앉은 한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다.
하얀 제복 너머로 비추는 푸른 얼굴색. 그리고 그 위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는 눈동자는, 그가 인간족(Human)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명상실에 들어선 펠래온의 시선이 회랑 옆에 늘어서 있는 기괴한 입체 조형물에 멈추었다.
“수상 생태계에 살고 있는 몬 칼라마리(Mon Calamari) 족의 예술품이다. 소감이 어떤가?”
“재미있군요. 이런 기괴한 형태는 항상 변모하는 바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살았기 때문입니까?” 창조주의 외형 만큼이나 구역질나게 생긴 조형물을 바라보며, 펠래온은 의무감에서 질문을 던졌다.
“글세. 그렇게 생각하는 학자들이 많지. 하지만, 나는 그보다 수면 아래로 무한히 넓게 펼쳐진 3차원 공간에 대한 관심이 이런 독특한 3차원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펠래온은 무의식중에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술에 관한 제독의 견해는 -제국 미술학회의 평론가들은 찬성하지 않겠지만- 그 어떤 전문가들보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웠다. 물론, 그런 그이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견해를 전술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 펠래온은 미술품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각하. 방금 말씀하신 몬 칼라마리 족에 관련된 정보부의 보고입니다만.”
“알고 있다. 몬 칼라마리 출신의 반란군 말이지?”
‘그리고 타킨 총독의 노예였던,’ 펠래온은 이렇게 마음 속으로 덧붙였다.
몬 칼라마리 종족들은, 제국군이 몬 칼라마리 행성을 공격할 때 -다른 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노예가 되었다. 아크바(Ackbar)는, 그 중에서도 타킨 대총독(Grand Moff Tarkin)의 노예로서 여러 가지 잡일을 한 모양인데, 반란군이 데스스타의 정보를 빼내고 ‘ 감히 ’ 타킨 총독을 암살하려할 때 구출되었고 노예 시절에 알게된 제국의 전술을 역이용한 전술로 반란군의 중요한 지휘관이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근래에는 아군의 주력함도 상대할 수 있다는 새로운 형태의 전투기 개발에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네, 그 인물이 반란군의 제독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게다가, 그의 명령 아래 반군 함대의 상당수가 스루이스 섹터로 집결하고 있고,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다.”
펠래온은 스론 제독의 빠른 정보에 잠시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네. 각하. 정보부의 판단에 따르면, 이들 반군은 변경 섹터에서 반군의 기지를 찾고 있는 다스 베이더경의 죽음의 전대(Death Squadron)에 대한 보급선을 차단하기 위하여 스루이스 섹터의 아군 전진 기지를 공격하려 한다는 의견입니다.”
“그럴까? 나는 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네?”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함장. 바로 우리가 있는 이곳으로.”
그 말은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을 잠시 멍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곳으로? 각하, 하지만 그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물론 그렇다. 제국의 중심부이자, 코루스칸트 방위 함대가 집결되어 있는 이 곳을 칠 생각은 적어도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할 리가 없지. 하지만, 그 몬 칼라마리 출신의 반군 제독은 다르다. 본래부터 2차원적인 회화가 아니라 3차원 조형에 익숙한 칼라마리인은 말이다.”
제독은 미술품에 대한 견해를 상기시키면서 대답했다.
“그들은 내가 전 함대를 이끌고 코루스칸트 주변을 계속 이동하며 장악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계산을 갖고 도박을 하는 것이지. 내가 자신들의 속임수에 걸려 이 성계를 놔두고 다른 성계로 향하리라고 믿고 말이다.”
“그렇지만 각하, 정보부의 판단으로는.”
“정보부의 판단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 함장. 정보라면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게다가, 만약 내가 틀린다고 하면 우리는 고작 변경 성계의 이름도 잘 모르는 기지 하나를 잃을 뿐이다. 반군의 기지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다스 베이더 함대의 활동에 약간의 차질이 생길지 모르지만 제국 자체에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곳을 잃는다면 우리는 제국 영토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조선 시설을 잃는 것과 함께, 제국 중심부에 대한 반군의 교두보를 마련해 주는 것이 된다. 우리가 이 성계를 완전히 장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네. 각하. 그렇습니다만, 현 상태에서는 도저히 적의 주력을 막아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집결 중인 반군의 병력은 스타크루저 만도 6척에 달한다고.” 함장은 제독의 명확한 판단에 감탄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스론 제독은 이에 대한 생각도 이미 하고 있겠지만, 참모 입장에서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들의 주력함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그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갖고 있으니까. 결국, 이번 전투의 승리를 통해서 우리는 제국 함대의 강력한 힘을 다시 한번 반군에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론 제독은 여전히 천천히, 그러나 강한 힘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각하.” 펠래온은 다시 한번 스론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힘차게 대답했다. 그가 기억하는 한, 적어도 스론 제독이 그의 함대를 이끌고 패한 일은 없었다. 그리고, 무모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물러나지 않는 일도 없었다. 제독이 승리한다고 생각하면 이번 전투 역시 그의 생각대로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함장. 코벌 장군에게 항성 전체의 시설을 재정비하고 적의 파괴 활동에 대비하도록 지시하라. 다만, 너무 심하게 함으로서 반군의 쥐들이 눈치채지는 않도록.”
“네. 각하.”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명상실에 울려 퍼졌다.
p.s) 이 작품은 지금은 거의 잊혀진 "리벨리온"이라는 게임에서 겪었던 한가지 상황을 바탕으로 꾸며본 이야기입니다.
제국군으로서 게임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던 실제의 전투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로서 만들어 본 것이지요.
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실제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이고, 실제로 가능한 설정에 입각하고 있지만, 이 전투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패러럴 월드... 본래의 스타워즈 이야기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그런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본래 이 작품은 제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스타워즈 게임 스토리" 중의 첫 대목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완결이라 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후속편 "로그 비행대:칼라마리 해방"과 "밸런스 오브 파워:아이람 분쟁"이 언제 진행될지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야 겠군요.
하지만, 스타워즈에 대한 관심이 끊어지지 않는 한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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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LE AT AVERAM
- 01 -
행성 위에 떠 있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브리지에서 바라보는 멋진 경관은 제국군 임페리얼급 스타데스트로이어(Imperial Class Star Destoryer:ISD)의 함장이기도 한 펠래온(Paleaon)에게 자신의 지위에 대한 뿌듯한 만족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러한 만족감은 자만심으로 연결되어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지만 상급 지휘관으로서 그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은 그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특히, 브리지라는 위치에 서 있는 그에게 있어.
애버람 성계에 주둔하고 있는 함대의 수석 참모 입장에서 그는 자신이 내려야할 지시를 마치고 브리지에서 물러났다.
브리지를 나선 펠래온의 발걸음에서는 아까와 같은 자신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가 지금 향하고 있는 곳, 그리고 그가 단독으로 만나야만 할 어떤 사람이 전해주는 위압감을 생각할 때 제국 함대가 자랑하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이라는 지위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그다지 위안을 전해주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이 일을 대신해 주기만 한다면 그에게 키메라의 함장, 그리고 함대의 수석 지휘관이라는 지위를 넘겨주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러나 그렇게 위축되는 자신을 떨쳐버리려는 듯, 펠래온은 스스로 조금 과장된 군인으로서의 격식을 온 몸에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 태도는 통로를 지나쳐 가는 다른 병사들에게 있어 상급 지휘관의 위엄에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지만 무의식 중에 경례를 받고 있던 펠래온으로서는 평소처럼 그러한 것에 일일이 관심을 가질 여유는 남아있지 않았다.
펠래온은 자신이 해야 하는 보고 만을 생각하도록 노력하면서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 자신과 몇몇 경비 장교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는 어떤 장소를 향하여….
브리지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공간. 그가 만나야 할 인물, 대제독 스론(Grand Admiral Thrawn)의 명상실은 바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는 듯 굳게 닫혀진 문 앞에서 키메라 호의 함장, 펠래온은 잠시 멈추어 섰다.
제국이 자랑하는 임페리얼급 스타 데스트로이어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방. 본래 이 곳은 펠래온의 전 상관이었던 인물이 연회실로 사용하던 장소였다. 말하자면 제국군의 호화로움을 상징하는 장소였다고 할까? 그러던 것이 이 키메라 호가 정식으로 스론 함대의 기함으로서 정해지고 스론 제독이 부임하면서 다른 용도로 전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펠래온이다.”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소리도 없이 문이 열렸다.
명상실 앞에 위치한 또 하나의 방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만, 펠래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독님께 보고할 것이 있다. 장난하지 말도록.”
그는 목 뒤편으로부터 전해지는 싸늘한 불쾌감을 최대한 억누르며 말했다.
“케케, 장난하려던 것은 아니오. 은신 잠복술은 때때로 연습하지 않으면 쓸모 없어지니까.” 어둠 속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대답했다. 그는 자신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 그 존재를 잠시 바라보았다. 스론 제독의 개인적인 호위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노그리족, 룩(Rukh)의 모습을….
노그리(Noghri)족은 다스 베이더(Darth Vader) 경의 책략으로 제국에 충성을 바치게 된 종족으로, 타고난 전투 능력을 갖고서 우주 각지에서 데스 코만도로서 활약하는 존재였다. 사실, 그들의 활약이 제국군에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는 입장에선 그들에 대해 감사라도 해야겠지만, 펠래온 개인에게 있어 -아니, 정상적인 사고가 박혀있는 인간이라면- 노그리라는 종족은 우주의 모든 종족 중에서도 가장 추한 이성인의 하나에 불과했다.
“룩. 들여보내라.”
그의 앞에 있는 벽 너머로 낮지만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벽이 갈라지며 넓은 장소가 눈 앞에 펼쳐졌다.
명상실.
이곳은 바로 제국군 대제독 스론의 가장 개인적인 장소이자 스론 함대에 있어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로 알려진 곳이었다. 다른 제독들과는 달리 스론은 브릿지에서 지휘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함대 전체에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었다. 물론, 그가 이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고 있지 못했지만….
방 안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을 느끼는 그는 잠시 멈추어서 숨을 고른 후에 제국군 특유의 정식 보행으로 방으로 향했다.
마치 회랑을 보는 듯한 넓은 공간. 약간의 조명을 밝히고 있는 어둠 저 편에 의자에 앉은 한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다.
하얀 제복 너머로 비추는 푸른 얼굴색. 그리고 그 위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는 눈동자는, 그가 인간족(Human)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명상실에 들어선 펠래온의 시선이 회랑 옆에 늘어서 있는 기괴한 입체 조형물에 멈추었다.
“수상 생태계에 살고 있는 몬 칼라마리(Mon Calamari) 족의 예술품이다. 소감이 어떤가?”
“재미있군요. 이런 기괴한 형태는 항상 변모하는 바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살았기 때문입니까?” 창조주의 외형 만큼이나 구역질나게 생긴 조형물을 바라보며, 펠래온은 의무감에서 질문을 던졌다.
“글세. 그렇게 생각하는 학자들이 많지. 하지만, 나는 그보다 수면 아래로 무한히 넓게 펼쳐진 3차원 공간에 대한 관심이 이런 독특한 3차원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펠래온은 무의식중에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술에 관한 제독의 견해는 -제국 미술학회의 평론가들은 찬성하지 않겠지만- 그 어떤 전문가들보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웠다. 물론, 그런 그이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견해를 전술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 펠래온은 미술품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각하. 방금 말씀하신 몬 칼라마리 족에 관련된 정보부의 보고입니다만.”
“알고 있다. 몬 칼라마리 출신의 반란군 말이지?”
‘그리고 타킨 총독의 노예였던,’ 펠래온은 이렇게 마음 속으로 덧붙였다.
몬 칼라마리 종족들은, 제국군이 몬 칼라마리 행성을 공격할 때 -다른 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노예가 되었다. 아크바(Ackbar)는, 그 중에서도 타킨 대총독(Grand Moff Tarkin)의 노예로서 여러 가지 잡일을 한 모양인데, 반란군이 데스스타의 정보를 빼내고 ‘ 감히 ’ 타킨 총독을 암살하려할 때 구출되었고 노예 시절에 알게된 제국의 전술을 역이용한 전술로 반란군의 중요한 지휘관이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근래에는 아군의 주력함도 상대할 수 있다는 새로운 형태의 전투기 개발에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네, 그 인물이 반란군의 제독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게다가, 그의 명령 아래 반군 함대의 상당수가 스루이스 섹터로 집결하고 있고,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다.”
펠래온은 스론 제독의 빠른 정보에 잠시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네. 각하. 정보부의 판단에 따르면, 이들 반군은 변경 섹터에서 반군의 기지를 찾고 있는 다스 베이더경의 죽음의 전대(Death Squadron)에 대한 보급선을 차단하기 위하여 스루이스 섹터의 아군 전진 기지를 공격하려 한다는 의견입니다.”
“그럴까? 나는 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네?”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함장. 바로 우리가 있는 이곳으로.”
그 말은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스타데스트로이어의 함장을 잠시 멍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곳으로? 각하, 하지만 그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물론 그렇다. 제국의 중심부이자, 코루스칸트 방위 함대가 집결되어 있는 이 곳을 칠 생각은 적어도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할 리가 없지. 하지만, 그 몬 칼라마리 출신의 반군 제독은 다르다. 본래부터 2차원적인 회화가 아니라 3차원 조형에 익숙한 칼라마리인은 말이다.”
제독은 미술품에 대한 견해를 상기시키면서 대답했다.
“그들은 내가 전 함대를 이끌고 코루스칸트 주변을 계속 이동하며 장악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계산을 갖고 도박을 하는 것이지. 내가 자신들의 속임수에 걸려 이 성계를 놔두고 다른 성계로 향하리라고 믿고 말이다.”
“그렇지만 각하, 정보부의 판단으로는.”
“정보부의 판단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 함장. 정보라면 내가 더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게다가, 만약 내가 틀린다고 하면 우리는 고작 변경 성계의 이름도 잘 모르는 기지 하나를 잃을 뿐이다. 반군의 기지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다스 베이더 함대의 활동에 약간의 차질이 생길지 모르지만 제국 자체에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곳을 잃는다면 우리는 제국 영토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조선 시설을 잃는 것과 함께, 제국 중심부에 대한 반군의 교두보를 마련해 주는 것이 된다. 우리가 이 성계를 완전히 장악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네. 각하. 그렇습니다만, 현 상태에서는 도저히 적의 주력을 막아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집결 중인 반군의 병력은 스타크루저 만도 6척에 달한다고.” 함장은 제독의 명확한 판단에 감탄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스론 제독은 이에 대한 생각도 이미 하고 있겠지만, 참모 입장에서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들의 주력함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그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갖고 있으니까. 결국, 이번 전투의 승리를 통해서 우리는 제국 함대의 강력한 힘을 다시 한번 반군에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론 제독은 여전히 천천히, 그러나 강한 힘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각하.” 펠래온은 다시 한번 스론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힘차게 대답했다. 그가 기억하는 한, 적어도 스론 제독이 그의 함대를 이끌고 패한 일은 없었다. 그리고, 무모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물러나지 않는 일도 없었다. 제독이 승리한다고 생각하면 이번 전투 역시 그의 생각대로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함장. 코벌 장군에게 항성 전체의 시설을 재정비하고 적의 파괴 활동에 대비하도록 지시하라. 다만, 너무 심하게 함으로서 반군의 쥐들이 눈치채지는 않도록.”
“네. 각하.”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명상실에 울려 퍼졌다.
p.s) 이 작품은 지금은 거의 잊혀진 "리벨리온"이라는 게임에서 겪었던 한가지 상황을 바탕으로 꾸며본 이야기입니다.
제국군으로서 게임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던 실제의 전투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로서 만들어 본 것이지요.
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실제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이고, 실제로 가능한 설정에 입각하고 있지만, 이 전투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패러럴 월드... 본래의 스타워즈 이야기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그런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본래 이 작품은 제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스타워즈 게임 스토리" 중의 첫 대목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완결이라 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후속편 "로그 비행대:칼라마리 해방"과 "밸런스 오브 파워:아이람 분쟁"이 언제 진행될지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야 겠군요.
하지만, 스타워즈에 대한 관심이 끊어지지 않는 한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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