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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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라디는 문화를 보고 문화충격을 받습니다.
...
왜?????
왜 그럴까요.
이미 유전조작을 통해 크기 조절이든, 성향이든, 대 이성관이든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데
왜 문화에 대한 욕구나 감정만은 그대로 두었을까요.
개가 TV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는 것처럼.
그들도 인간과 비슷한 구석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의 외계인입니다.
물론 인간과 공통조상에서 변화해 간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과 별개로 그들의 유전자 안에 문화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면 그들 스스로가 그걸 만들었겠죠.
수십만년 이상이나 그 욕구만을 가지고
그 생산활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부러,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나 충동은 전혀 없지만 충격을 받도록 만들어진 거라면 몰라도 말이죠.
근데 그건 또 나름대로 뜬금없는 이야기.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본디 충격을 받을만큼 이질적인 문화를 접하면 동경보다는 거부감이 먼저 일기 마련이죠.
설사 동경을 하더라도 사회적인 위치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편이구요.
그런데 하필이면 문화충격의 대상이 아이돌 팝이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소녀시대나 카라쯤 보고 우왕 인류는 위대해 T-T 했다는 거 아녜요.
음...그렇게 생각하니 이해가 가는군요. 젠트라디는 군바리 종족이니까요.
처음부터 욕구 소비를 할 줄 몰랐다기보다 뭔가의 그네들만의 사정으로 그런 행위가 억압당했다고 볼 수 있겠죠. 본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한데 입으로 애정표현;; 하고 하는거 보고 저건 뭐지? 에너지 전환방법인가? 따위의 반응이 아니고 아니 저런 남사스런! 하고 당황하는 반응을 보인걸 보면 인류와 비슷한 문화가 이전에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금기시해왔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런 천인공노할 금기사항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미친 종족과 접촉하고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거죠-_- 뭐 물론 그렇게 오랜기간 억압해서 모두가 동화될 정도가 되는게 가능한가,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남지만, 모르죠 그쪽 사정은 어떨지. 어차피 우주는 넓고 생명체는 다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니. 뭐 우리도 인위적으로 감정이 제거된 사회 같은걸 흔히 상상하니 우주에서도 가능한 일이겠죠.
우선...젠트라디나 기타 여러 설정은 마크로스 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죠. 이건 잘 아시다시피 마크로스가 그 세계에서 제각기 만든 픽션물이란 설정 때문인데요. 그래서 실제로 프로토컬처가 어떤 식으로 젠트라디를 만들어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_-;; 어쨌든 확실한 것은 인류와 마주쳤을 시점에는 우리가 아는 그런 문화란 것이 없고 인류 문화가 정서적인 충격을 줬다는 것인데...제가 언급한 것은 그렇게 된 하나의 가능성을 든 것이죠. 실제로 84년 극장판에서는 문화에 대한 잊혀진 기억을 되살린다는 식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물론 애초에 문화에 대한 감정 발생이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면 컬쳐쇼크를 받을 이유도 없어지지 않냐, 하는 본문에서 언급한 의문으로 돌아오게 되죠. 그래서 그렇지는 않고, 태초에 문화를 향유했거나, 알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문화를 이룰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고, 그 능력을 인위적으로 통제했는데, 그게 그대로 이어지면 젠트라디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겠나 하는 것이죠.
<마크로스>는 못 봤지만, 무뚝뚝한 캐릭터가 감성 넘치는 캐릭터를 보고 흔들리거나 충격 받는 건 창작물에 자주 나오는 소재인 듯합니다. 감정이란 소중한 거고, 그래서 그런 식으로 연출하는 작품이 많지요. 약물이나 세뇌 등으로 감정을 통제하는 디스토피아 사회도 막판에 결국 감정을 품도록 변하잖아요.
군대에서는 위에서 까라하면 까야합니다.
지휘관이나, 사령관이 까라고 하면? 그 밑의 다른 젠트라디들도 까야죠...
거기에 민메이 어택 덕분에 인류와 동화된 젠트라디는 드디어 '전역'이라는 문화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같은 종으로서의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애까지 낳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