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속에서는 가끔 '국가화된 거대기업'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머드코어' 시리즈나 '버철온'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죠. 물론 그 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의 SF 작품에서 많이 나오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SF 작품에서도 이런 설정이 종종 발견됩니다. '국가화된 거대기업'이라는 건 의외로 흔한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죠. 주로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많이 나오는 설정이던가요? 그러고보니까 제가 예시로 든 아머드코어와 버철온도 상당히 사이버펑크적인 배경 설정을 가진 게임들이군요 ^^;;; )

'국가화된 거대기업'이 무엇이냐 하면, 말 그대로 기업이 기존의 정부조직을 대신해서 국가 행세를 한다는 개념입니다.
과거 '로보캅' 시리즈에서 거대기업 OCP가 디트로이트시를 아예 사버리려 시도했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그러한 개념이 한 도시 레벨을 넘어서 아예 국가 레벨로 스케일이 커진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간단히 말하자면, 기업이 국가를 통째로 인수한 겁니다.

일단 기업이 국가를 통째로 사버림으로 인해서 이른바 '행정민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나라 안의 치안을 유지할 경찰이나 인명구조를 담당할 소방대가 민영화될 것이고, 국방임무를 수행할 군대도 다들 잘 아실 'PMC(민간군사기업)'의 형태로 변할 것이며, 그 외에도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각종 행정기관들이 죄다 민영화되겠지요.
더불어 교육민영화는 더욱 더 급속히 진행되어 모든 학교가 사립학교가 되어버릴테고, 의료민영화도 더욱 더 철저히 진행되겠지요.

또한 '입법민영화'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업의 주주총회가 기존의 국회를 대신하여 그나마 어느 정도 민주적인 입법체계가 갖추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겠고, 혹은 반대로 기업 내의 특정 세력(이를테면 총수 일가?)에 의한 사실상의 독재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으흠, 여기까지는 기존의 작품들에서도 다루어졌던 이야기들이군요.

근데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사법 시스템은 대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사법민영화'도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건 뻔한데, 그렇다면 법원과 검찰이 민영화된다는 얘기거든요. 으흠, 이 쪽은 의외로 상상하기가 힘드네요. 과연 어떤 모습이 될련지...

그리고 사법 시스템의 문제 외에도 이래저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면이 많습니다. 저런 사회라면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대 사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나게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텐데, 과연 그에 대해서 저 사회의 사람들은 어떤 대책을 사용할 것일지...

여러분은 이에 대해서 어떤 상상을 하시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