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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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경영학과 관련된 SF들을 찾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영이 주제가 아니어도 되지만, 그쪽 방면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되도록이면 (아니, 가능한 한 OTL) 번역본이 있는 것이 좋겠지만, 정 없다면 원서를 추천하셔도 괜찮습니다.
찾아보면 의외로 많이 나올 것도 같고, 분명 봤음에도 기억을 못 하는 작품이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간단하고 복잡하고를 떠나서 되도록 많은 작품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묘실공대 후문 옆 낡은 아파트 담벼락 틈새에서
제가 알기로는 경영(학)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거나 기업 경영을 주요 테마로 다루거나 하는 SF는 아직 번역된 게 전무하지 않나 싶습니다. 경영이라는 것이 시대의 산물일 수 밖에 없는데, 미래의 시대를 아무리 예상해 본다고 하더라도 경영 현장의 모습까지 상상해서 현장감있게 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죠.
대체역사물이나 시간여행물에서 가끔 경영이 다루어지기도 합니다. <리플레이>같은 소설에서 주인공이 과거 시대를 빠삭하게 알기 때문에 주가를 예측하여 회사를 운영한다거나 하는 모습이 나오니까요. 하지만 경영 자체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냥 시간여행자들이 미래를 알기 때문에 보다 더 쉽게 안전하게 돈 벌었다는 정도죠. <여름으로 가는 문>도 딴은 실패한 경영자가 과거로 가서 실패를 성공으로 되돌려 놓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경영이라는 테마는 곁가지입니다. 주요 테마가 아니라는 것이죠.
킴 스탠리 로빈슨의 <쌀과 소금의 시대>에서는 서구 유럽 주도의 현재 세계 사회의 패권이 페스트 대유행으로 이룩되지 못하고, 중국과 아랍 문명 주도로 세계 사회의 패권이 이루어졌을 경우의 대체역사를 다룹니다. 여기에서도 문명의 흐름 못지 않게 경제도 많이 다루어지기는 하는데, 주로 거시경제의 관점에서 다룹니다. 상인들이 에피소드에 등장하지만 그 내용이 경영의 관점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SF 에서는 경영을 의외로 쉽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별한 발명, 앞선 기술을 보유하게 되는 과정을 신나게 묘사한 다음, 몇 십년 후에는 재벌이 되어 있는 것으로 그리거나 하는 식이니까요. 경영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SF 작가들의 관심사도 아니고, 사실 제대로 다룰만한 지식도 없는 경우가 많다는 반증이겠죠.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중에는 우주상인들을 테마로 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우주상인들이 어떻게 기업을 꾸려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죠. 그냥 우주상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모험담 위주였습니다. 기업 오너를 주인공으로 하더라도, "빚이 많지만 기술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이사회를 잘 설득해서 위기를 넘겼다"는 식의 전개가 경영에 대한 전부입니다. 사실상 SF를 쓰는 작가들 대부분이 경영 자체를 잘 모른다고 봐야죠. SF 안에서 경영(학)을 잘 다루고 있는 것을 찾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 책이 있다면 저 역시 꼭 읽어보고 싶군요.
SF가 아니라면, 경영을 심도있게 본격적으로 아주 잘 다루고 있는 '소설'은 상당히 괜찮은 책들이 좀 있습니다. 엘리 골드렛의 <더 골>, 도몬 휴우지의 <불씨> 등이 경영을 잘 다루고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죠. SF가 아닌 쪽에서 찾아보시는 게 훨씬 더 나을 겁니다.
아틀라스
믿음사, 저자 제인에센 ( 기억에 의존합니다. )
400폐이지 분량 총 5권으로 번역된 책으로 아마 있는 도서관이 드물거라고 합니다. 나름 나올 당시에는 꽤나 유명했다고는 하지만, 저도 처음 보는작품으로 암울한 미래를 그린 SF 소설입니다. 특히 기업가에게 가장 어두운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내렸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공산당에게 아버지의 약국을 빼앗기고 도망가듯이 미국으로 이주한 경험이 작품을 만들어낸 동력원이라고 합니다.
다만 지루합니다. 번역문제인지, 1권자체가 오프닝인 적인 성격이라 그런 것인지 이래저래 일상적인 기업 활동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서로마 멸망이후 사회처럼 점점 퇴보되는 기술과 기업에 대한 통제가 극도로 과중하게 된 제정일치화되어가는 미래 사회를 그린 SF 소설이기는 합니다. 아직 인터넷 서점에서는 판매되고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볼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면용으로는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