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호치민이 경제발전과 독립운동가를 동시에 이룬 사례라는 글을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베트남 역사는 개략적으로만 알지만 제가 아는 것과는 좀 다른 얘기더군요.


일단 호치민 시절 베트남이 경제 성장을 이루는게 불가능했다는건 역사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아실겁니다.


호치민 사망 시점에서 베트남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럼 호치민 생전에 경제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있나? 해서 찾아보더라도 지나치게 서두른 토지개혁의 부작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핍박받자 서둘러 그만뒀지만 결국 대규모 농민 반란이 일어나고 엄청난 희생을 치룬 것 정도가 인상적인(그것도 부정적인 의미에서) 사건일뿐 굉장한 경제적 식견이나 정책을 냈다는 의견은 보기 힘듭니다.


그럼 호치민 사후 베트남의 경제는 어떤가 보더라도 호치민 사망 후 7년 가까이 지나 도이머이 정책으로 자본주의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기 전까지 처참히 망가졌었다는게 정설입니다. 사실 도이머이를 실시하고 경제성장을 크게 이룬 지금도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입니다.


태국이 일인당GDP 6000불, 필리핀이 약 3000불인데 베트남은 일인당 2천불.


흐음, 북한 따위와 비교하기는 미안하지만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라고 하기는 아직 부끄러운 수준 아닐까요? 물론 지금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이미 호치민 사후 수십년, 호치민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어도 과연 이걸 호치민의 덕이라고 할 수 있을지, 그렇게 주장한다면 반대로 수십년간 발전이 늦은 것에 호치민의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는지.


호치민이 뛰어난 책략가이자 전략가로서 베트남 독립운동과 대미전쟁의 중심이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과연 거기에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는 트로피가 어울리는지는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