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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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방에 세들어 살던 세 모녀가 번개탄을 피워서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십년전에 가장이 병들어 떠난 후, 그들의 삶은 추락했고,
끝까지 버티다가 자살로 아빠와 남편곁을 따라갔죠.
그들에게 국가는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대가 바로 희망이다.
딸이 일자리를 '안'구한 건 지, '못'구한 건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의지박약이라고 해 버리는 건 단순히 시야가 좁다는 걸 떠나서,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죠. 그런 사람들일 수록 자살이란 걸 절망적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하는 줄로 생각하더군요.
자살자는 물론이거니와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항상 어떤 임계점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어요. 그들은 거의 순간순간을 '생존본능'으로 고통을 이기며 연명하고 있죠. 그러다 어느 순간 본능이 아닌 이성으로 '이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살을 선택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믿을 수 없겠지만 절망속에서 동물처럼 살던 인간이 이성을 찾고 인간으로써의 존엄함을 택하는 방법이 자살이라는 거죠.
문제는 이게 무슨 전쟁통이나 정글속에서 벌어진 게 아니라 21세기 OECD국가의 수도 한복판에서 매일 수십 건씩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거고, 이쯤 되면 이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문제로 보는 게 합리적인 귀결일 거에요. 문제는 (애초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국가의 복지 혜택이 못 미쳤다는 건 자살의 주변 요인이고 근본적 원인이 아니라는 거죠. 그들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돈 몇 푼이 있다는 걸로 현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전혀 없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일 거에요. 말 그대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 끝에 답을 낸 거죠. 마지막으로 남긴 방세와 공과금 70만원이 의미하는 바가 뭔 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자녀가 힘들때 돕는 것은 부모의 의무이자 권리이며,
학생이 힘들때 돕는 것은 교사의 의무이자 권리이며,
국민이 힘들때 돕는 것은 나라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자녀가 알아서 하기만을 바라면 부모가 필요하지 않고,
학생이 알아서 하기만을 바라면 교사가 필요하지 않고,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알아서 하기만을 바란다면 나라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가 알아서 하기만을 바라는 부모는 아이를 낳는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학생이 알아서 하기만을 바라는 교사는 권위를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이 알아서 하기만을 바라는 나라는 소수의 권력을 위한 도구일 뿐이죠.
과연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여담) 미운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했지만, 현재 한국은 이른 예쁜 사람에게만 떡이 집중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최소한 이 같은 일은 없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관점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문제 원인에 대한 해석
1. 외부 탓 (한국 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외부 환경 때문이라는 시각)
원인) 글로벌 경제난 심화 + 국가의 재정난 악화
→ 재원이 없어 애당초 사회적 안정망 확보 근본적으로 불가능
2. 정부 탓
원인) 사회적 안전망 확보에 대한 인식 부족 + 정부 여당의 사회적 안전망 확보에 관심 적음
→ 저소득층 한계 상황 밖으로 추락 시 대책이 없고, 정부에서 해결할 의지도 없음
3. 불경기 탓 + 청년층 의지박약 탓
원인) 경제난 장기화로 청년 일자리 부족 + 청년 실업 장기화 및 취업에 대한 의지 부족
팩트) 자살을 선택한 어머니는 63살로 식당일을 하면서 식구를 건사했고, 일을 하지 않은 두 딸은 36살, 33살이었음
→ 큰 딸은 당뇨 증세로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게 되었다고 하지만, 작은 딸은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집에 있었음
→ 늙은 어머니가 일을 하였고, 어머니가 다치면서 유일한 수입원이 사라지자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살함
→ 청년층이 경제 활동 인력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늙은 부모님이 장성한 자녀를 건사하는 것은 비정상임
4. 사업 실패 + 가계 부채 탓
원인) 작고한 남편이 "창업 > 사업 실패 > 부채+병환 > 젊은 나이에 작고"하면서, 유족들은 빈털터리로 남음
→ 친척의 도움을 거절했다고 하는데, 작고한 남편이 사업에 실패할 때 가까운 친척들에게 피해를 입혔을 가능성이 높음
→ 사업을 벌이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자유이고, 사업에 실패하면 그 책임을 지고 빈털터리가 될 수 있음
→ 사업 실패는 창업자의 준비부족이 가장 흔한 이유이고, 유능한데도 경제가 워낙 나빠서 버티기 어려운 경우가 점점 증가함
→ 한국에서는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다시 재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고, 가족들은 처절한 고통을 당하게 됨
→ 한국에서는 가장이 사업에 실패하여 빈털터리가 되면, 자녀들과 부인이 최소한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매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