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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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군] 밤이면 언제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사랑하고픈 사람과 별을 바라다 보고 싶을때 비오는날 우산들이 공허하게 스쳐갈 때 노래부르는 물고기가 되고 싶고 날개달려 하늘을 날고싶다. 아침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돌려 회색의 도시라도 사람의 모습을 느껴본다 부디 꿈이여 날 떠나지 마소서... [까마귀양] 고통은 해과 함께 서려가고 한은 갑갑하메 풀 길이 없네 꿈은 해와 함께 즈려가고 삶과 함께 흩어지네 나의 꿈이여 나의 미래여 나의 길을 밝혀 밤의 끝을 보내길....
1. 지구교든 FSM이든 '신'을 표현한 것이라면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종교'를 표현한 것이라면 절대로 불합격입니다. 위에도 썼듯이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않으며 어떠한 행동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령, 진짜 사이비중의 사이비종교라 할지라도 이런 것들은 갖추고 있습니다. 지구교도 FSM도 이것이 없습니다.
설마 종교가 알 수 없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있는 것이란 소릴 믿으시는건 아니시겠죠? 게다가 이 말이 맞다 쳐도 지구교는 이 요구조건마저도 충족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지구교가 FSM만도 못하다고 평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진짜로,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은 지구교보다 고등한 존재에요. 사이비종교는 커녕 FSM만도 못한 지구교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2. 정치적 우화라면 비유의 대상이 있어야하는데, 은영전에서 나온 비유의 대상은 '최악의 전제정(골덴바움 왕조)', '최선의 전제정(로엔그람 왕조)', '최악의 민주주의(자유행성동맹)'만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최선의 민주주의'란 항목은 없어요. 곁다리로나마 이 항목을 넣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구교가 특별히 종교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건 지구교가 특정 정치세력(작중 세계의 지구지상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동맹과 제국을 우주판 십자군 전쟁으로 몰아 넣어 둘다 망하게 해서 지구를 우주의 중심지로 다시 만들겠다는 것)를 달성해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깔고서 만들어낸 종교라 그렇습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종교에서 종교적 비전의 제시 같은 걸 기대하긴 애초부터 어렵지 않을까요. 애초에 정치적 목적의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만들어진 종교이니...
그리고 현실에서도 이 지구교와 비슷한 사례는 찾아볼 수 있죠. 이를테면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에서 국가에 의해 만들어졌었던, 제대로 된 종교라고도 불러주기 뭣했던 허점 많은 종교인 '국가신토'가 좋은 예 되겠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북한의 주체사상도 이쪽으로 넣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주체사상을 단순한 정치사상을 넘어선 종교 내지는 신앙으로 간주한다면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지구교는 나라를 다스리고 정치를 하는 위정자들의 의도를 종교의 교리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민중을 종교의 이름 아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민중에게 권력자들에 대한 복종을 강요할 수 있다고 하는 '종교'의 정치적 특성을 잘 묘사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실제로도 과거의 일본이 종교를 그런 식으로 이용해먹었고, 또 어떤 의미로는 지금의 북한도 저러니까요.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과거 서양 세계의 기독교도 또 저런 식으로 위정자들을 위한 종교로서 작동되었던 측면이 있었고... 이런 역사적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지구교라는 종교의 존재가 딱히 비현실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현실의 종교들도 생각해보면 다들 저런 면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여 왔었고, 더군다나 정말로 은영전 세계의 지구교처럼 종교나 신앙보다도 정치적 목적을 우선했던 그런 종교(일본의 국가신토라던가...)도 현실에서 있었으니 말입니다.
작가가 말로는 민주정 vs 전제정이라고 하지만, 기울어진 링에서 싸우게 하고 있죠.
말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뇌.. 어쩌고를 표방하지만, 결국은 황제 만세입니다.
최후의 전투도 황제의 아량에 의한 휴전으로 끝났죠.
작가는 민주주의에 대한 통렬한 조롱과 함께 현실에서 이루어질수 없는 전제정에 대한
몽상적인 환상을 심어주고 있죠. 왜? 그래야 재미있거든요.
현실에서의 전제정은 꽃미남 라인하르트가 아니라 바로 배불룩한 김정은이죠.
강하면 따른다. 이건 사실 매우 일본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전국시대에 농민들은 영주가 이웃 영주에게 공격당해 죽으면 새 영주를 섬길 뿐입니다.
우리 영주를 죽이다니! 복수하겠다! 같은 생각은 안 해요. 지배자가 바뀌었으니 그것을 따르면 그만이다.
그렇게 순응했지요.
그런데 이들이 임진왜란으로 쳐들어간 조선에서 상당히 놀란 것은 농민들 마저 의병을 일으켜 싸우더라는 거죠.
왜. 우리가 이겨서 점령했는데 우리를 영주로 받아들이지 않는가.
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아마 이런 국민성의 이면에는 잦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강한 힘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순응하는 삶에 길들여진
탓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단편적인 지식일 뿐이겠지만, 일본인들의 정서 저변에 깔린 의식은 우리의 생각과는 또 다르니 말이죠.
어느 문화인류학자가 쓴 책에 등장하는 '너희 미국인은 결코 햄릿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너희는 왕이 없잖아.' 라는 영국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사전에 king이란 말도 있고 prince란 말도 있지만 그것이 주는 울림은 서로 매우 다르겠죠.
다시 생각해보니.. 왕의 목을 쳐보지 못한 나라의 한계라고 생각해요.
한국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왕처럼 군림했던 이승만을 끌어내리고
군부정권고 총을 들고 싸웠던 5.18 이 있죠. 하지만 일본은 그런것이 없습니다.
만일 한국인 작가가 은영전을 썼다면, 양웬리가 라인하르트를 타도하고,
오딘으로 가서 전제정을 작살내게끔 만들었을거에요.
아무리 멋지고 똑똑하고 잘 생겼다고 해도,
전제정에서 왕은 결국 왕일 뿐이고, 국민은 그저 농노일 뿐이죠.
일본에도 들고 일어난 경험이 있는 세대가 있죠. 전공투 세대라고.
다나카 요시키는 전공투보다는 약간 이후 세대지만 그 성향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냉전시대에는 소련측이 주인공이고 미국을 악역으로 하는 작품도 썼을 정도죠.
제국이 승리하고 동맹이 패배하는 전개는 이들 세대의 좌절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은영전이 말씀하신대로 쓰였다면 매우 통쾌하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회자되는 작품으로 남지는 못했겠죠.
덧붙여 다나카 요시키의 제국주의나 군국주의 같은 전체주의 사상에 대한 혐오는 상당해서,
심지어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과 지구의 해설에서 작품에 제국주의적 요소가 있다고 비판할 정도였죠.
(물론 이건 저도 오버라고 생각합니다만)
양이 버밀리언전투후에 라인하르트랑 회담하면서 했던말로 기억하는데
'지금 너는 성군이될 능력이 있고 저런 니가 다스리면 나라는 잘굴러갈거다. 그렇지만 너같은 성군이 나오는건 복권당첨되는 확률이랑 같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도 느리고 진통이 심하겠지만 그래도 전제정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뭐 이런 말을 했습죠.
그리고 전이게 중요한부분이리고 생각했는데 신제국이 동맹을 멸망시키고 나서 동맹시민들의 반응은 성군이 우리를 다스리시니 평화가 찾아왔다 황제 만세가 아니라. '죽어라 황제였습니다.' 동맹사람들은 황제가 성군이고 나발이고 우리 알바 아니고 황제놀음은 니네 나라에서나 해라 이거였죠. 거기에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때도 먼저 들고일어난건 시민들이었고요.
전 저거 보면서 작가가 말하고 싶던게 민주주의가 문제가 많고 진통도 심한 체제지만 가끔 로또 터지는 제정보다 더 나은게 아닌가 싶다 뭐 이게 아닌가 싶더군요.
은영전의 문제는 저거 보다 20살짜리 애송이가 원수가 되고 20,30대 장군이 쑥쑥 나오고 아군은 바보인데 적군은 더 바보라던가. 이런게 더 눈에 거슬리더라는...
*힐데가르트는 원래 군인 아닙니다. 민간인이에요 제대로 보신게 맞습니다. 금발의 애송이가 정권잡으면서 비서로 채용하다가 황제되고나서 '오늘부터 니가 참모장' 하고 군복입힌거지 원래 총도 못잡아본 미필...
제국에서 일어난 민중 반란이나 베스타랜드 암살자나 둘다 민주정을 사랑해서 그런게 아니라는건 이미 소설에도 나와 있습니다. 이쪽에서 일어난 반항이랑 동맹에서 일어난 반발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보는데요.
독재에 대한 민중의 반발이 사소한것이라면 어떤 구체적인점이 민주정의 장점을 부각시키는건지 예시를 들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동맹이 언론의 자유가 없었나요. 아니면 체육관 대통령을 뽑던 나라였습니까. 전 저걸 동맹이 건국초기에 가지고 있던 민주정의 장점을 잃어버리고 구 중우정치에 빠져버렸지만 그래도 민주주의의 정신을 잃지 않았다는걸 표현하려고 저런게 아닌가 싶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소설에서 제정의 장점만 부각시키면서 민주정 별거 아니고 제정이 최고다 이런 표현이 나왔었나요?
*그리고 힐더는 원래 민간인(정확히 말하자면 귀족신분의 대학생) 맞습니다. 힐더가 군복입으면서 실제로 군무에 손을 담근건 라그나로크 작전시기 부터에요. 그전까지는 민간인 신분으로 로엔그람의 보좌관 역활을 했을뿐입니다. 힐더는 로엔그람이 군복입히기 전까지는 사관학교는 물론이고 군함에 타본적도 없습니다.
작가가 현대 일본의 체제에 실망한데다 그와는 별개로 정체(政體)에 대한 식견이 좁고 덤으로 엘리트주의자다 보니 한계가 많죠.
저도 그래서 다나카 요시키 팬에서 까가 됐습니다.
그나마 은영전이 좀 나은 편이라는 게 더 좌절스럽고요. (아루스란 전기라던가, 아예 대놓고 깽판물로 간 창룡전 등은...;;;)
어렸을땐 흥미롭게 읽었지만 이제는 뭐 그냥 불쏘시개로밖에 안보이죠.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라는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건질것도 없고, 라인하르트는 멋있게 나와서 망정이지 그걸 현실로 대입하면 이 사람도 위험한 인물입니다.
정치적인 변화 묘사로 따진다면 차라리 스타워즈가 훨신 나은것 같네요
구 공화국, 은하 제국, 신 공화국, 신 은하 제국 모두 장단점이 명확히 묘사되고 있으며(은하 제국의 장점은...팰퍼틴의 말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탁상공론이 없다는것 정도?) 특히 은하 제국은 구 공화국보다도 훨신 못한 천하의 개쌍놈 집단이라는게 여지없이 드러나지요. 빌어먹을 유우잔 봉들때문에 그래도 가장 이상적이었던 신 공화국이 무너지는 시발점이 된건 애석한 일이지만.....
1. 광신의 종교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심지어 이게 사이비라는걸 알면서도 믿습니다. 뭐, 소설 내에서 지구교라는 종교 자체에 대해서 표면적인것만 다루긴 했습니다만, 전 충분히 훌륭한 종교가 가능할거라고 봅니다. 고향 내지 기원에 대한 희구는 생각보다 강하거든요.
2. 일부로 그런거죠. 전제정의 좋은 모습(유능한 통치자가 나타나서 부패를 척결하고 나라를 발전시키고..)과 민주정의 최악의 모습을 대비시키죠. 심정적으로 전자에 쏠리게 되고, 그 최악의 최악의 순간까지도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의를 지키는 양 웬리를 보면서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 되죠. 다나카 요시키가 제국주의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 최고의 전제정과 최악의 민주정의 비교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을 던진거라고 봅니다. 일종의 정치적 우화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