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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역사 포럼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그런 음모론 보면서 드는 생각.
대한민국 정부의 이미지는, 아주 극단적인 것 같습니다. 세월호나 KAL기 폭파사건 같은 거대한 국민적 비극이 없이 그럭저럭 돌아가는 때에는, 시도때도 없이 정보가 새고, 북괴가 문짝 한번 걷어차면 무너질 낡아빠진 헛간 같은 썩어빠진 정부라는 이미지죠. 국방부가 무슨 사업 시작했다고 하면 방산비리로 망할 것이라는 냉소가 그 예입니다.
하지만, KAL기 폭파사건(이거 진보정권 당시 과거사위원회에서 음모론 분쇄하면서 다 끝난 이야깁니다.)이나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나고, 음모론이 고개를 들면, 음모론자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일루미나티도 레슨 요청할 정도로 철저하고 냉혹한 집단으로 분칠시킵니다. 증거? 대한민국 정부가 다 싹 날렸습니다. 내부고발자? 미리 제거했습니다. 구멍 없는 곳이 없는 결함정부는 갑자기 빈틈 하나 없는 괴수로 돌변하는 겁니다.
실제 사례를 들어볼까요? 김대중 수장미수, 미국 개입으로 끝나고 들통났습니다. 총풍계획, 들통 다 났습니다. 성고문 사건, 들통났습니다. KAL기 음모론 조사 당시에도 결론은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르고도 20년 가까이 밀봉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한 정부조직은 없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수함이요? 네, 7살짜리 유치원생이 노가다 10년차 아저씨를 원펀치로 KO시키는 일이 있을수도 있죠.
한국 정부가 그림자 정부인지.. 사상누각인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월X를 보고 말씀하시는거라면... 음 글쎼요.
전 별로 정부가 주도면밀하고 철저했다라는 이미지로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게 누가봐도 의심스러운 정황이란게 너무나도 많으니까요. 단지 사람들이 그 비극의 정도에 비하면 충분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라고 생각됬습니다. 아무리봐도 말도 안되는 정부발표만 믿고 그래 그럴꺼야 하고 가슴속에 묻어버렸죠. 사실 저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구요. 그들이 엄청나서 사건을 묻은게 아니라, 우리가 무관심해서 사건이 묻힌것이죠.
세월X에서도 중요한 부분은 '잠수함'이 아니라 '급변침만으로는 침몰할수가 없다'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잠수함이란 답은 "이것도 저것도 답이 아니니 내 상상력으론 이것밖에 상상할수 없다." 라는 느낌이죠. 분명히 침몰한 배는 있는데 침몰한 이유는 말이 되는것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는 세월호 사건에서 핵심은 침몰원인이 아니라 구조실패에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구조실패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볼수록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줄줄 나옵니다. 해외는 물론 자국 해군의 도움도 거절하고, 온갖자료는 죄다 조작하는데다, 의혹이 있는 부분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어물쩡 넘어갑니다. 언딘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것이고, 인양은 왜 중국업체에 맡기는걸까요? 들어가면 안된다는 화물칸에는 뭐가 들어있는걸까요? 한 발짝 더 나아가니 세월호의 출항부터가 이미 말이 안됩니다.
죄다 의혹투성이입니다. 그런데도 밝혀진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정부가 무슨 일루미나티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렇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인데, 구멍이 숭숭 뚫려서 의혹투성이인 사건인데, 우리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의혹이 있는것도 명백한데, 저 배가 가라앉고 수백명이 죽은것도 명백한데, 단지 명백한 사실이란건 단 하나도 손에 쥐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 사실이 이해가 안될 뿐이지요.
잠수함이든, 외력이든 이런 것들이 작용했다면,
오히려 ais상의 세월호의 항적이 나올 수가 없죠.
항적대로 세월호가 선회했다면, 전문가들의 계산결과 전도사고가 날 수 있다고 하는데,
자로영상은 섣부른 지식으론,
세월호 항적이 나올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항적대로 선회할 시, 전도사고가 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해수부나 전문용역기관들 연구가 좀 미흡하긴 해도, 계산결과 아주 유사하게 나옵니다.
자로의 과학적(?) 분석이 틀렸단 이야기죠.
영상은 많은 부분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편을 드는 "비전문가"가 다름아닌, <세월x>에 그 "오차"도 아닌 "오류" 투성이의 이론적 배경이 되었습니다만?
그분은 선박 전문가가 아니구요.
그리고 "학계의 총의"라기 보단,
대각도 변침구간을 놓고, 연구받은 용역기관의 결과에 따르면,
1. 항적대로 배가 갈 수 있는가? 자로-no, 전문가 -yes
2. 항적대로 배가 가면 배에 횡경사 및 화물 쏠림이 발생할 수 있는가? 자로-no, 전문가 - yes
3. 과적인가? 자로-적재화물 총중량으로 놓고보면 no, 전문가- 적재물의 종류로 보면 과적 yes
...
위와 같은 상이한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일반인들이 반박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자로의 저런 판단은 반박이 가능합니다. 일반인 수준에서 이뤄졌으니 딱 일반인 수준에서요.
많은 부분이 단순히 "나는 이러 이러한 의견이 있다"라는 의견개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부분이 명확히 보입니다.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일반인들도 일반인 수준에서 좀 공부하면 보이는 실수들과 바로 보이는 오류들이 많죠.
의도하지 않고는 그런 "오류"들이 나타나는 건 힘들어 보입니다.
애초 잠수함설은 주장은 전제부터가 사상누각입니다.
종종 들곤하는 예입니다만, 어떤 대상을 두고 다리의 숫자는 5개가 아니다, 사람이 아니다, 고양이과가 아니다 따위 같은 부정명제를 백만 년 동안 읊어 봤자 강아지가 뭔지 파악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죠. 잠수함 운운도 마찬가집니다. 자로의 논리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그것도 아니니까 잠수함'이라는 거거든요(정확히 창조설자들이 좋아하는 말장난 프로세스).
그런 방식은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데에는 아주 유용하지만 그 숨기는 게 뭐다라고 특정하는 데에는 별 소용이 없는 거죠.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숨쉬는 것처럼 거짓말을 해 대는 정부와 군에 대한 불신에서 야기된 것이니만큼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주의를 일깨우는 역할로써 가치까지 폄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 시국은 세월호가 외계우주선과 충돌했다고 해도 그럴 수 있지 할 판이죠. 주장하는 쪽에서 오바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쪽이 선을 넘지 않는다면 문제 없지 않을까요.
뭐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설레발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리석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