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출처:
http://blog.lyomi.net/734 (번역문, 한글)
http://wuphys.wustl.edu/~katz/scientist.html (원문, 영문)
한국보다 낫습니다.. 솔직히 배부른 소리라는 생각이 드는건 제가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은 그 기초과학 조차도 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기계공학이나 원자력과같은 과는 그나마 응용과학이지만, 여전히 기초과학은 중요할것이고.
생물학은 의학, 약학이 응용과학이지만, 생물학도 그 배경에는 네다섯배 규모의 기초과학이 버티고 서있습니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은 그냥 과부터 달라요. 엮일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넘어가려면 벽이 없진 않습니다.
기초 물리학 하던사람에게 조선공학에서 배가 받는 압력이나, 비행기 유체역학하라고 아무것도 없이 던져주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쪽은 조선공학자나, 항공쪽 하던 사람이 더 잘할겁니다. 관련회사에서 기초 물리학 전공한 고급인력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1.5배는 비관적이게 쓴것 같지만, 내용중에 별로 틀린말은 없어요.
그래서 박사급 이상의 한국 사람들이 다 외국으로 튀어나가려 하지요. 근데 그 주 대상인 미국에서 저런소리가 나올정도면... 그쪽도 물리학은 별로 좋은 대접을 못받나봅니다.
대학과 대학원의 차이도 극명합니다. 제 아는 사람이 주변 인턴생에게 하던 말이 있습니다.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입장과, 그 책에 뭐를 더 넣기 위한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진학을 하려면 잘 생각해봐라.'
연구란게 돈빨아먹는 하마입니다. 최소한 이쪽필드는 그래요. 정치하는 사람 입자에서는 도대체 뭔가 막 요란스럽고 자기들끼리 복닥복닥하는데 응용할 수 있는 결과물은 얼마 나오지도 않고(미국은 물량으로 뽑아내고 있지만), 돈은 불도저로 퍼먹고 있고, 돈 얼마 안주자니 국가 위신이 떨어지고, 돈 주자니 이건 뭐 블랙홀이고. 연구비도 막 주는게 아니니, 연구비로 씨름하는건... 마치 군인 진급심사 같을겁니다. 승급실패하면 얼마 후 전역해야 하는 그거...
미래가 있긴 있습니다... 이 세상에 미국같은 나라가 있고, 대학생들에게 과학자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의 장단점을 알려주지 않는 이상은요.
빅뱅이론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다룬 시트콤이었군요.
주인공으로 등장한 두명의 물리학자(한명은 이론, 한명은 응용)는, 서른이란 나이에도 정교수 자리따윈 꿈도 못꾸고, 방세 아끼려고 둘이 같이 살고, 인터넷 연결하려고 정자은행에 들리죠. 한번씩 등장하는 학장에게서 듣는 소리라고는 "돈 벌어와"이고, 학교 운영자금 벌려고 부자들에게 남창처럼 팔려나가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한정된 연구비를 누가 더 받아내는가 때문에 주위의 코워커들은 동료라기 보다는 라이벌이고 등등.
상당히 오래 전에 쓴 글이니,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 땅 넓고, 예산 많고, 기회가 많을 것 같은 나라에서도 저런 말이 나오긴 하는군요. 따지고 보면, 연구 분야라는 게 성과가 팍팍 나오는 곳도 아니니, 제한이 심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어떻게든 연구 자금 타내려고 부자들 비위 맞추는 박사들 모습도 생각나는군요.
그래서 나사에서 나온 로켓 분야 과학자들이 부자들에게 우주 여행을 꿈을 팔고 있지 않습니까? 응용과학이라고 해도 팍팍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자에게 황금 시대는 냉전이었다는..
미국에서도 학문하는 건 다른 직종하고 비교했을 때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기 때문에 인기가 높진 않지만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의 젊고 유망한 유학생들에게는 학문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꿈의 땅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인도, 중국, 기타 아시아계 유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듭니다. 이런 싼 고급 인력들이 그 동안 미국 학문계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지만(본문에도 그런 언급이 있네요) 요즘 주위에서 듣기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거의 대부분의 지원이 끊긴 탓에 애초에 컨택할 때부터 알아서 장학금을 따오면 어드미션을 내주겠다는 식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더군요. 장학금 선정 자체가 이미 한 차례의 선별 과정을 거친 증거기도 하고, 학교 측에서도 자기 돈 들이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한국에서 학문을 한다는 건... 자신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될 때 가능한 일이죠. 많은 경우 국내 대학원은 그냥 스펙을 한 단계 올리는, 대학 간판을 바꿔다는 용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해외파가 우글우글한데 국내 학위로 자리잡기는 요원한 일이거니와(그나마 이점이라면 인맥 정도? 소위 그 분야의 거두이신 분의 제자들이 수월하게 교수로 슉슉 꽂혀들어간다거나...) 애초에 직장이랄 곳이 없습니다. 40대가 되도록 시간강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거나 TO가 몇년간 한 자리도 나지 않는 연구소에서 앞으로 뭐할지 가망 없는 인턴들이라든가 등등. 교수들은 제자들 앞길은 생각도 않은 채, 쓸만한 제자는 유학보내지 않고 제 밑에 잡아두려고만 하죠. 한국의 취업시장은 상당히 가혹한 상황이지만 박사 같은 고급 인력들의 취업 문제는 너무 처참해서 감히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1999년 5월 13일에 쓰여졌네요.
이젠 기초과학만 파는 사람은 별로 없죠.
(책만보고 실험기구만 보고...)
교수님, 괜찮습니다.
지금의 미국은 공학자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