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적" = "성실성"

대한민국의 기업들의 판단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게 실제로 제대로 맞는 이야기인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고...

최소한 한국의 기업들이 사람을 뽑아서 쓸 때 바라보는 시각의 저변에는

"학점"과 "학교 레벨"이 그 사람을 대변한다는 시각이 매우 강하게 깔려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성실성을 100%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균적으로 생각해 볼 때 꾸준히 오랜 기간 학업 성취도가 괜찮았다면

기업에서도 꾸준히 오랜 기간 업무를 착실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겁니다.

한국 사회,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사람은 "착실한 사람"="성실한 사람"입니다.

"천재적인 사람"="튀는 사람"="특별한 면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 기업이나 한국 사회는 외국에 비해 창조적 역량이 한참 떨어지는 편이지만, 

직원들이 군소리 없이 밤낮으로 야근하고 개미처럼 일해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글로벌 경쟁이라는 치열한 무대 속에서

어떻게든 부대껴 가면서 간신히 먹거리 창출하고 살아가는 유일한 비결이라는게,

창조적이지 못할일지언정 성실하게 묵묵히 오래 일하는 것 오직 그것 말고는 강점이 없다시피 합니다.

재주가 없으면 그냥 몸빵으로 문대면서 어떻게든 버티기만 해라... 이런 마인드로 경쟁을 해나간다는 것이죠.

   

한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이런 방식으로 간신히 버티며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사람을 평가할 때 "착실함"="성실성="꾸준함"에 목을 매는 경향이 있고,

다시 말해 이렇게 "부려먹기 딱 알맞은 사람"을 "바람직한 사람"으로 세팅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성실한가, 착실한가, 꾸준한가 판단할 때, 가장 편리한 방법은 학업성취도를 보는 것이죠.

상당히 좋은 성적, 우수한 학업 성취도는 그 사람의 머리가 유독 좋아서 그런 결과를 보일 수도 있지만,

꾸준히 전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성실하고 착실하고 꾸준해야 합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말 잘 듣고 성실하고 꾸준히 일할 사람인데,

좋은 학업 성취도는 이러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킨다는 것이죠.

  

역으로 학업 성취도가 나쁜 사람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가 생각해보면....

"성실성", "꾸준함" 등에 문제가 있거나, 타고난 지능이 부족하거나, 건강이 나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경우이든 하여간 한국의 기업들이 부려먹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사람인 셈이고,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한국 사회 분위기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