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애버람 공방전(Star Wars : Battle of Averam) - 작가 : 전홍식(pyodogi)
스타워즈 세계를 무대로 한 팬픽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스타워즈 전략 게임 리벨리온의 설정을 바탕으로 애버람에서 펼쳐진 제국군과 혁명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애버람 성계의 조선 시설을 노린 기습 작전을 계획한 혁명군. 그러나 제국의 제독 스론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대비한다.
애버람 성계에서 부딪치는 두 함대. 그 결전의 향방은?
글 수 10
STAR WARS
EPISODE ETC...
BATTLE AT AVERAM
- 02 -
EPISODE ETC...
BATTLE AT AVERAM
- 02 -
‘나야 어차피 돈 받은 만큼만 일해 주면 되니까.’
세스웨나 섹터, 애버람 성계의 제 5 행성에 위치한 방어 사령부에서, 제국군 육전대 지휘관, 코벌(Covel) 장군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위에서 재촉할 것도 없이, 그들-코벌 장군과 제국의 육전 부대들-은 정말 받은 돈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장군의 병력은 이미 애버람 제 5 행성의 점령 시에 완강히 저항하던 반군의 병력을 말 그대로 요절을 내 주었다. 반군은 수적으로는 우세한 편이었으나 강력한 AT-AT 워커를 앞세운 제국 육전 부대의 강력한 화력 앞에 저항하기 못했고 -스타데스트로이어에서 쏟아내는 폭격의 도움도 있었지만- 그의 부대는 별다른 무리 없이 이 곳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의 부대는 제국 전역에서도 최고의 육전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었다.(물론 그의 상관으로 다스 베이더경의 죽음의 전대에 소속된, 비어스(Veers) 장군의 돌격 사단을 제외하면 말이다.) 비록 애버람 전투 초기, AT-AT에 탑승한 일부 신병의 실수로 잠시 전진이 지체되는 일은 있었지만 그는 모든 부대를 한 곳에 집중시켜 반군의 행성 차폐막 발생 장치 1기를 손상 없이 획득하고 적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자신도 자랑할만한 그 승리 이후, 이곳에 일부 남아있던 반군 지지 세력도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다. 적어도 이 행성에서 그가 해야 하는 일은 모두 끝난 셈이었다.
그런데, 우주 위의 함대에서는 뭐가 걱정되는지 연일 독촉을 해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선소에서는 연일 수십 기의 타이 요격기를 쏟아내고 있었으며 접수가 겨우 종료된 건조 시설에는 스론 제독으로부터 시급히 새로운 행성 차폐막 발생 장치를 제작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그것도 3 교대제로 밤을 새워서 완성하도록.
‘뭐. 좋다. 어차피 나야 돈 받은 만큼 일해주면 그만이니까. 여기서 할 일만 다 처리해주면, 나머지는 한가하게 놀고 있는 저 치들이 알아서 하겠지.’
이렇게 생각한 코벌 장군은 유람선처럼 떠 있을 우주군의 함선들을 상상하며 다시 한번 행성 전역을 순시하기 위하여 스킵레이 지상 타격기가 있는 착륙장을 향했다. -제독의 전언에 따라-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반군의 책동에 대비하기 위하여….
한편 코벌 장군의 생각과는 달리, 애버람 제 5 행성의 궤도권에 배치되어 있는 임페리얼급 스타데스트로이어 주디케이터(Judicator)의 승무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것은 얼마 전에 있었던 반군과의 전투에서 주디케이터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반군 전투기들과 정면에서 대결하였던 주디케이터의 타이 비행대가 입은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제독의 명령에 따라 매우 서둘러 전투기의 보급을 하고 있었지만 주디케이터의 6개 비행대 중의 2/3 만이 남아있었고, 그나마 반쯤은 수리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물론 새로 지급된 전투기들 역시 다음 전투를 위한 정비가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기에, 주디케이터의 전투 편대 중 완비된 것은 그 절반인 3개 비행대 36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말 부족한 것은 전투기 만이 아니었다. 지난 번 전투 때 반군 편대와의 대결에서 많은 고참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었기에 주디케이터에 남은 조종사들의 태반은 불과 며칠 전에 훈련 학교를 마치고 이곳에 도착한 신병들 뿐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고참들과는 달리 복잡한 함선 내에서 자신이 있어야할 위치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고, 때문에 자신들과 같은 입장에 있는 신병들과 함께 훈련실 등을 돌아다니며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아직 전투기를 배속 받지 못한 신병들이 우왕좌왕-적어도 고참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투기가 없는 제 5 전투 비행대의 시드 소위도 나름대로 한가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물론, 생존율이 낮은 타이기 조종사에 있어 비교적 고참이라 할 수 있는 그로서는 신병들처럼 헤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특히 지금은 더욱 그러했다.
“수평 제어판의 조정은 끝났습니다.”
소형(이라곤 해도 길이가 10m에 달하는)의 타이기의 조종석 내부에서 시드 소위는 콤링크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는 회색빛 작업복을 걸친 모습으로 사방이 계기로 둘러싸인 타이기 내부에 앉아 있었다.
생명 유지 장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타이기에서 조종복을 입지 않는 것은 -평소라면- 불호령이 떨어질 일이었지만, 어차피 지금은 정비 중이므로 얼굴을 완전히 덮는 조종복 따윈 필요없었다. 게다가, 그 역시 대부분의 타이 조종사들과 마찬가지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헬멧에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좋아요. 다음은 이온 엔진의 추진력 조절 시스템을 살펴 봐줘요.”
콤링크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이기 밖에서 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정비 반장. 지나 첸들러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시드가 속한 비행대를 담당하는 정비 반장으로 여성이면서도 그 거친 정비 반원들에 필적할 만큼 호쾌한 성격을 갖고 있기도 했다. 한번은 새로 들어온 정비 반원 한 명이 그녀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그녀에게 얻어맞고는 3주인가 병원에 누워있어야 했을 정도로…. 하지만, 그렇게 거친 성격 뒤에 나름대로의 섬세한 일면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온 엔진의 시뮬레이트를 시작합니다.” 시드의 목소리가 조종석 안에 울려 퍼졌다.
일찍이 전투 준비를 마치고 비교적 한가한 주디케이터 내부에서도 정비반 전원은 더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하루에도 몇대씩 들어오는 타이기를 점검하고 조정하고 수리를 해야 했고 그것도 최대한 빨리라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3 교대제로 계속 일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여하튼, 고양이 손이라도 빌렸으면 하는 이 상황에서 최소한 1 사람이라도 일손이 늘어난다면 정비반에겐 정말 도움이 되는 상황일 것이다. 게다가, 그 사람이 정비에 대해 충분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이온 엔진의 추진력 조절 시스템을 살펴 봐줘요.”
제 3 비행대의 정비 반장, 지나 첸들러는 새로 들어온 타이기의 조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손보고 있는 타이는 애버람 조선소에서 새롭게 조립된 신형 타이 요격기 중의 한 대였다.
뭐든지 새로 만든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일부 조종사들이 있지만, 사실, 어떤 기계든 신품은 충분한 정비와 조정을 거쳐서 길이 들지 않으면 오래된 중고보다 못 할 때가 많다.
때문에, 새로운 기계가 들어올 때마다 지나를 비롯한 정비반 전원은 밤을 새워 조정을 하고 상태를 맞추어야만 했다. 이런 조정은 대개 정비 반원이 알아서 하곤 하지만 비교적 고참의 에이스 조종사 중에서는 자신의 기종에 대해 애착을 갖고 때때로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종사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그들이 애써 정비해둔 기종을 아무 말 없이 휙 빌려 타고 출동하고 돌아와서 휙 던져 놓을 뿐이었다. 사실, 진정으로 전투기에 애착을 갖고 있는 정비 반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조종사들은 단지 ‘일시적인 손님’에 불과할 뿐이었기에, 정비원들은 그들을 ‘ 손님 ’으로 취급하며 애들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곤 했다.
그러나, 제국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준위의 자격으로 이 곳에 도착한 한 조종사는 달랐다. 어느 날 갑자기 격납고에 나타난 그 준위는 자신이 고향에서 차량 및 비행기의 정비를 했던 사실을 자신 있게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 전투기를 조정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일이 있습니까?”
이 말을 들었을 때 정비원은 마치 제독이 전투기를 몰러왔다는 말을 들은 것처럼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조종사들은-심지어 정비원에서 발탁된 경우라고 해도- 대개는 정비 자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 날은 지나 스스로 그가 탑승하는 타이 전투기를 조정하였고, 조정이 끝난 직후 함대는 반군 비행대의 기습을 받아 처녀 출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타이기는 구형이라고는 볼 수 없는 우수한 기동성을 보이면서 그 신참 준위가 멋진 활약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로부터 1 년. 준위로부터 소위로 진급을 하고 신참 딱지를 뗀 후에도 그 조종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 곳에 들러 자신의 기종을 조정하고 직접 정비했을 뿐만 아니라, 바쁠 때는 한 사람의 정비원이 되어 다른 반원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때문에, 그 조종사는 정비 반원들에게 있어 유일하게 ‘손님’이 아닌 존재로 인식되고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뮬레이트를 시작합니다.” 시드 소위의 목소리가 콤링크를 통해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이온 가스 분출 장치가 이리 저리 움직이며 연결된 계기로부터 각종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렇게 바쁠 때는 도움이 된다니까.’
본래였다면 지금쯤 시드는 다가올 전투에 대비해서 자신의 전투기를 조정하고 있어야 했다.(게다가, 적지만 후배 윙맨을 이끌고 있는 그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런데 이와 같이 바쁜 상황에서 다른 기종의 정비를 도와주고 있는 것은, 사실 그의 기종이 현재 이 함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전투기는 얼마 전에 있던 에이윙과의 교전에서 태양 전지에 레이저가 스치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백만 크레딧 짜리 상처’라고 불리었던 이 사고는 그가 생환하는데는 별 문제를 주지 않았지만 정작 그가 타고 있던 전투기는 태양 전지 전체를 교체하고 시스템을 변경하기 위해서 조선소에 있는 정비 시설로 옮겨져야만 했기에, 지금 그에겐 당장 다루어야 할 자신의 전투기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다행인지도 몰라. 운이 좋으면 이 기회에 신형 타이를 지급 받을지도 모르니까.'
사실, 그러한 생각은 그녀 자신의 개인적인 희망도 포함하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한 일이 없지만, 시드의 전투기가 오른쪽 태양 전지가 반쯤 날아간 채 견인되어 온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거의 기절할 뻔했던 것이다.
사실, -아직 겉으로는 표현한 일이 없었지만- 그녀는 2살 연하의 이 조종사에게 나름대로의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 말도 못한 상태에서 그를 잃을 뻔 했던 것이다. 그 때문인지 그의 무사를 알고 놀란 마음이 조금 정리된 지금 그녀의 감정은 조금 고양되어 있기도 했다. 물론, 장본인이 아끼던 전투기와 동료들을 잃고 조금 침울해 있는 지금, 그러한 감정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 개인의 감정을 제쳐두고라도, 시드같이 유능하고 성실한 조종사에게는 뛰어난 전투기가 지급되어야 함은 마땅했다. 그가 타고 있던 타이 전투기는 -비록 아직도 제국에서 주력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나날이 발전해 가는 반군 전투기를 상대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 구식의 기종이었다. 이번 경우만 해도 시드의 전투기는 최고 속도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우주를 가르는 불길'이라는 별명을 가진 에이윙을 따라 잡지 못하고 반대로 당하고 만 것이었다. 그것도 정확히 배후를 잡은 상태에서.(시드는 '운이 나빴다.'면서 별 말이 없었지만 그의 기체에 내장된 컴퓨터의 기록에서 이 사실을 알고 그녀가 얼마나 분하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만약, 그 변덕스러운 암흑경의 착상에 따라 제작되었다는 신형의 타이 요격기가 정말 -소문만큼- 위력을 발휘한다면, 그리고, 시드가 이 기종에 탑승하고 있었다면 그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도리어 꼬리를 잡았던 에이윙을 완전히 날려 버리고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태는?”
그때, 콤링크로부터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 이온 추진 시스템 이상 없음. 다음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지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약간 당황하면서 대답했다. 사실 시드가 한가한 것은 가뜩이나 바쁜 정비반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는 조금 ‘ 방해 ’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요 근래, 그녀의 태도가 왠지 눈에 띄는 데다 또 평소에 없던 실수도 늘어나고 있으니까. 그 때문일까? 사실, 정비반원들 사이에 둘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공공연한 소문이 되어 가고 있었다. 물론 항상 그렇듯 소문의 당사자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게 마련이었지만.
“최종 점검에 들어갑니다. 시험 비행을 부탁해요.”
잠시 후, 겨우 냉정함을 되찾은 지나는 조종석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오케이. 그럼, 격납고로 운반을 부탁합니다.”
조종석 안에서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고 있는 시드의 목소리가 콤링크를 통해 들려왔다.
“네. 각하. 다음 전투를 위한 준비는 완료되어 가고 있습니다.”
주디케이터의 브릿지에서 브랜다이(Brandei) 함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함장은 평소보다 긴장된 모습으로 정면의 입체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중에 떠오른 스크린에서는 스론 제독의 불타는 듯한 눈동자가 푸른 얼굴빛을 배경으로 더욱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좋아. 함장. 전투가 일어나기에 앞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기를 기대한다.”
입체 스크린이 사라지자 브랜다이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며 손을 들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대충 닦아내었다. 그가 다스 베이더경의 함대로부터 스론 제독의 휘하에 배속된 지 벌써 반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제독과 대화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록, 스론 제독에겐 베이더경처럼 부하를 목 졸라 죽이는 취미는 없었지만 그의 모습에서는 베이더경에 비해 부족함이 없는 -그리고 베이더 경과는 다른 분위기의- 두려움이 전해지고 있었다. 두 사람 중 어느 한쪽을 지휘관으로 선택하느니 차라리 자살하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을 정도로….
그러나, 그 두 사람을 모두 겪어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브랜다이로서는 그들 밑에서 뛰어난 장교들이 배출되는 이유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동시에 그들 밑에서 다른 지휘관들보다 많은 수의 처형자가 나오는 이유도…. 제국의 군사 지휘관으로서 절대적인 위치에 서 있는 이 두 사람은 각기 방향은 달랐지만 유능한 지휘관이었고 또한 부하들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 방법은 각기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가장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으며 필요할 때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브랜다이는 상관의 판단력을 시험할 기회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의 상관은 유능한, 아니 탁월한 지휘관이므로 그의 명령은 따를만한 가치가 있었다.
제독의 말에 따르면, 얼마 후 반군과의 일대 결전이 벌어질 것이었다. 제국 중심부에 위치한 이 곳에 반군이 침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일단 접어두더라도 스론 제독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판단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탁월한 상관의 명령에는 따를 필요가 있었으며 반군이 언제 나타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대비를 해 두는 것은 곧 우수한 제국 장교의 의무이기도 했다.
물론, 그는 ‘전쟁의 신’이라 불리는 스론 제독의 휘하에 속한 4척의 스타 데스트로이어 중의 한 척을 지휘하고 있었으며, 스스로가 타고 있는 함선을 우주 최강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 어떤 적과의 전투에서도 승리할 자신을 갖고 있었다.
“현재, 전투 비행대의 예편 상황은?”
함장석에서 일어나 조종 센터 쪽으로 걸어간 브랜다이 함장은 아래쪽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던 전투 참모에게 말을 걸었다.
“네. 현재 6개 비행대 중 3개 비행대가 남아 있고 그밖에 신형의 타이 요격기 1개 비행대가 보급 및 조정 중에 있습니다.”
“조금 늦군. 반군은 이제라도 공격해 올지 모른다. 조선소에 보급을 서두르도록 연락하라.”
참모는 힘차게 대답하고 연락 센터를 향해 걸어갔다. 제식 보행에 가까우면서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함장은 그의 모습이 시야 밖으로 사라진 직후 다시 창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우주 저편에 있는 한 대의 타이기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단검 모양으로 날카롭게 깎인 태양 전지를 볼 때 그것은 다스베이더 경이 친히 주문한 신형의 타이 요격기 같았다.
브랜다이는 테스트 중인 정비사답지 않게 날렵하고 민첩한 기동을 해 보이는 타이를 잠시 바라보다 말을 꺼냈다.
“누가 조종하는 건가?”
“네. 각하. 해당 기종은 새로 조정된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시험 비행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제 5 전투 비행대의 시드 소위가 탑승하고 있습니다.” 통신 담당관의 목소리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전투 비행대? 정비원이 아니라 조종사인가?”
“네. 그렇습니다.”
‘제 5 비행대라… 지난번 전투 때 거의 전멸한 부대의 생존자로군.’
브랜다이가 지난 전투를 떠올리는 동안, 타이는 연락에 응답하듯 상부 갑판 근처에서 한번 회전하더니 하부 구조의 격납고로 향했다. 타이기가 사라진 후, 브랜다이 함장은 다시 뒤로 돌아 함장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제국군 특유의 위엄이 가득 담긴 걸음으로….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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