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전을 보고 있습지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소설을...

이상한게 이정도 기술 수준인데도 상당히 노동집약적 전투를 벌인다는것이 좀 뭐랄까. 작가가 후까시(...)를 잡으려는 의도인거 같습니다.

병사 250만에 전함 2만척 이렇게 일갈 해주면 일단 규모에서 압도되니까.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광년초 거리에서 싸우다보니 제대로 조준이 될리 없을테고 (상대 전함의 위치 자체가 몇초 전의 위치일 수 있는데다가 전함의 속도 역시 아광속이니 거의 예측샷?) 머스킷 사격하듯이 두다다다 탄막을 형성하는 전투도 뭐 나름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근데 전함끼리 광년초 단위에서 서로 아광속으로 움직이면서 치고밖는것은 그렇다고 하겠는데 이 세계에서는 단좌형 전투기도 노동집약적이라 사람이 직접 탑승해서 싸우죠.

소설에서는 전투기에 대해 딱히 사출기가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전함이 아광속으로 움직이니까 그냥 떨궈도 아광속이라는 얘기랩니다.

근데 문제는 이 단좌형 전투기의 전투라는게 마치 2차대전 영국해협에서 벌어지는 공중전을 연상케 한다는 것입니다.

아광속으로 움직이는 전함들 사이를 누비는 '기동성 있는' 기체라고 하니 분명 전함보다 빠르면 빠르지 느리진 않을것이고 이건 적어도 아광속은 된다는 얘깁니다. (사출될때의 속도는 일단 분명히 아광속입니다.)

상대의 전투기도 아광속일테니 서로 조우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던 적기가 눈 깜빡하니까 스쳐 지나가 뒤로 몇백 Km 밖에 있더라 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듯 합니다.

근데 은영전의 뉴타입들은 눈으로 보고 피하고 쏘고 회피기동을 합니다. 차라리 현대 공중전처럼 쏘고 집에 가서 노는 것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대략 이해가 불가하네요.

사실 이상하기로는 전함부터 이상합니다. 아광속으로 날다가 선회하거나 멈추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이미 쉐이커에 들어간 마티니가 되어 버렸을겁니다. 단좌형 전투기는 더욱 심하겠죠.

전함이 치명적인 상황에서 초당 50km/h 의 속도를 감속해도 다시 후진을 할 수 있도록 속도가 제로가 되는 것은 약 한시간 뒤에나 가능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리 광속에 못미치는 '아광속'이라지만 인간의 육안으로 식별하고 반응할 수 있는 거리를 따지자면 30센티 자에 올려놓은 머리카락 두께 수준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작가는 무신경하게도 이런 부분에 관해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뭐 SF 소설이 아니라 범 우주적 정치 소설이라고 하신다면야 할말 없긴 합니다만. ;;;


혹시 이것을 설명한 메커니즘이 소설에 나와 있거나, 아니면 다른 작품에서 비슷한 상황을 적절히 타개한 설정같은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