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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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쇼크2 - 트레일러. [잔인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이오 쇼크2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플레이를 해본 것은 더욱 아니지만 트레일러와 오프닝 동영상은 찾아서 보았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분위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얼마전에 우연히 확인하게 된 사실입니다. 그동안 무슨 음악일지 궁금해했었는데 트레일러의 1분 40초 쯤부터 시작되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곡명은 Praise The Lord And Pass The Ammunition입니다.
가사는 다음의 사이트에서 찾았습니다. 커플들을 위한 사이트인 듯 합니다.
http://www.theromantic.com/patrioticlyrics/praisethelordandpasstheammunition.htm
무슨 노래인지를 확인하고 가사를 찾아보니 확실히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Praise The Lord And Pass The Ammunition을 해석해보시면 알겠지만 노래의 내용은 주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일단 찬양은 하고 있지 않습니까? 바이오쇼크 트레일러에 어떤 노래를 사용했는지 알게되니까 웬지 노골적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람을 치고, 쏘고, 부수며 조각내 죽이는 상황에서 들리는 경쾌한 멜로디가 주를 찬양한다는 가사의 노래라니요. 부조화스럽고 이상하기까지도 하지만 트레일러를 보면 어째서인지 잘 맞아들어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평소에도 역설적인 느낌을 좋아하고 그걸 마음에 들어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바이오쇼크 트레일러에서 나왔던 음악의 정체를 확인하게 되면서 정작 그걸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설이 마음에 닿고 또 만들어내게 되는 효과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질문드립니다.
P.S 게임에 나오는 내용들을 다루기는 했지만 역설에 대해 묻는 것이 목적이므로 SF/과학 게시판에 올립니다.
늑대와 늑대인간을 좋아하는 카르디엔(블루그리폰)입니다. 컹컹.
글과 늑대인간에 관한 포스트는 블로그에 있습니다.
문학적/문화적인 관점에서 역설의 효과라...음, 제가 아는 역설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수능 대비용으로 배우는 정도가 고작이군요. 다만 그 기준으로 보자면 역설(패러독스)는 반어(아이러니)하고 다르지요. 구별 기준은 좀 애매하긴 한데요. 아무튼 둘 다 공통적으로 모순된 상황의 대비를 통해 그 상황을 오히려 강조한다는 것 정도의 개념입니다.
역설의 혹은 반어의 참 의미는 우리의 의식을 깨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역설이나 반어는 우리의 상식을 깹니다. 그것이 산뜻할 때도 있고 불쾌할 때도 있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부분은 상식 혹은 정상을 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해할 수 있으시겠지만 상식적으로 정상적인 것은 잘 기억에 안남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심지어 무료하기까지 하죠. 평범한 자동차가 평범한 도로를 오가고 있는 장면이 우리에게 어떤 기억을 남길 수 있을까요?
역설이나 반어가 우리의 의식에 미치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의식의 전환입니다. 평범하게만 들었던 것이 그 순간부터는 평범하지 않게 됩니다. 일상을 비일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서 우리의 의식에 큰 흔적을 남기는 것, 이것이 역설이나 반어가 가지는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곡의 주제가 전통적인 찬양가라고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가사가 뭔가 좀 이상하다 해서 찾아보니까 진주만 공습 직후 쓰여진 애국가(..)라고 하더군요. (링크하신 글에도 "Patriotic Song Lyrics"라고 쓰여 있군요.) 공격받고 있는 전함에 탄 신부가 대뜸 죽은 사수를 대체하면서 "주를 찬양할지어다, 그리고 총알을 넘겨 주세요"라고 하니 군인들의 사기가 충천했다는 내용입니다. 곡 자체에 아이러니가 있는 거죠. 이게 바숔2의 분위기에 잘 맞아들어간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