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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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10명 정도의 핵심 인재를 발굴하여 스티브 잡스 같은 정보 통신 업계 최고 인재로 육성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 키운다? ( 경향신문 / 홍인표 선임기자 )
이에 대해 기사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이렇습니다.
"이 사람들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실은 아무 것도 모르는거 아냐?"
다들 아시겠지만, 애플의 CEO이자 월드디즈니사의 이사인 스티브 잡스는 정부 주체의 밀어내기 육성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대학교를 중퇴했는데, 중퇴한 후에도 전공과 관계없는 -즉 자기가 관심 있는- 과목을 수강(도강^^)한 인물...
무엇보다 획기적인 발상과 독특한 기획으로 눈길을 끄는 인물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난 것이 아니며, 하드웨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도 없지만 그런 여러가지 발상을 뒤섞어 특이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대중에게 알리는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과연 이런 이들을 "병역 혜택"이나 "취업 지원" 등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한국의 스티브잡스... 말은 좋지만, 정말로 그 말을 이해나 하고 있는지 의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동시에 우리 정부의 여러분께서 얼마나 소프트웨어,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지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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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적으로 배우고 깨우쳤던 잡스를 '키워내겠다'는 발상도 어이없지만
'한국의 잡스'라는 발상 자체가 아직도 무언가 남이 해놓은 성공모델이 있어야 움직이려는 마인드면서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맘은 이해하지만 촌스런 발상이라고밖에는...
아이폰을 써 본 정부 관계자들이 '잡스' 형님의 업적이나 유명세를 부러워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그 이전에 잡스가 얼마나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 문제가 많은 인간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네요. 만일 저라면 '한국판 잡스'가 주변에 등장하여 활약을 하고 있다면, 무엇보다 최단 시간 내에 멀리 떠날 생각부터 할 겁니다.
잡스는 왜 그런 성격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간 인간성이 배배 꼬인 사람이었고, 주위 사람들에게 폭언을 일삼으면서 무조건 자기와 같은 속도와 효율로 성과를 올리기를 강요하였던 독재자였습니다. 그와 한 번이라도 일을 같이 한 사람은 두 번 다시 그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증언은 농담이 아닙니다.
1983년 리사가 망했을 때, 그리고 1984년 리사를 재활용한 맥킨토시가 무려 1/4 가격으로 대폭 세일 판매를 하여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리사 때부터 투입된 개발 비용을 거의 회수하지 못하고 고전할 때, 애플사 전체에 잡스를 편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죠. 애플사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잡스를 싫어했던 겁니다. 그래서 1985년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과 임원진에 의해 퇴출당하는 기막힌 일을 당했던 것이죠.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조직에 들어오면... 그 조직은 당연히 붕괴하겠죠. 조직 따위는 신경도 안쓰는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천재만 혼자 독야청청할 겁니다. 그게 잡스이고, 그게 애플입니다. 딱히 그렇게 부럽지는 않네요. 마라도나 같은 천재가 날라다닌다면 당연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긴 하겠지만, 거의 나오기도 힘든 천재 한 명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조직적인 팀 플레이로 골을 넣는게 더 현실적인 것 같거든요.
창의성 있는 인재는 즐겁게 일합니다. 뼈빠지게 일하는 인재가 창의성 있을 수는 없습니다.
창의성 있는 인재가 재밌어서 파고들때, 그게 남들에게는 뼈빠지게 일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밤새워 게임하듯 즐기면서 일할때,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법입니다.
즉, 뭔가 키워지는게 아니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그 사람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지요.
겉보기에는 얼핏 같아보이지만 차례가 다릅니다.
사람들 몰아넣고 밤새서 일하라고 강요한다고, 게임하는 기분이 나거나 즐겁게 일할 수는 없지요.
노력은 가상해 보이지만 먹힐리가 없는 프로젝트를 연발하는 현 정부를 보노라면 정말 2mb라는 닉네임이 걸맞는 거 같습니다.
아니면 먹힐리가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저렴하면서도 생색 내기 좋은 (우리 노력하고 있다능!!) 프로젝트를 연발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저는 본래 행정 신도시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용만으로 보면 세종시에 그리 반대할만한 입장은 아니죠. 근데 이정부에서 행정 신도시를 한다니 '무슨 의도로 그러는거지?' 라던가 의도 자체는 좋은 거라고 믿어 준다고 해도 과연 이 정부가 사리에 맞게 일을 추진할 수 있을지부터가 걱정되니...........
진정 천재형 인재가 나오길 바란다면 경직된 교육, 사회 구조부터 바꿔야겠죠. 뭔가 프로젝트를 짠다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납득할 만한 것이겠고.
아니 뭐 어쩌면 그렇게 경직된 구조 내에서는 결국 키워내기형 잡스 같은 발상이 오히려 더 '받아들여 질법한' 프로젝트 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루트로 간다면 성공할 거 같진 않지만.
누구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천재를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
지금 교육체제라면 '잠재적 스티븐 잡스', '잠재적 빌 게이츠', '잠재적 아인슈타인', '잠재적 뉴턴' 들은 모두 '열등생'이라는 낙인이 찍혀 '잉여인간'취급밖에 받지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