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게시판이 얼어붙어 있기에 잡담 형식으로 짧게 써 봅니다. (...)

 

 

초합금Z와 건다리움, 가히 '강한 금속'의 양대 산맥이라 불릴 만한 물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물질의 정체는 뭘까요?

 

일단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역시 합금입니다. 순수한 물질들은 이미 주기율표에 다 드러나 있고,

그것들의 강도와 인장력 역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 그 정도의 물질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합금이라는 전제 하에 베이스가 되는 물질은 무엇이 될까요?

일단 가능성이 있는 것은 철, 니켈, 티타늄(사실 타이테늄이지만 이쪽이 더 익숙하죠) 정도가 있습니다.

 

철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쌉니다. 물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같은 무게의 우유와 비슷한 가격입니다. (...)

합금시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하기도 하죠.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부식이 쉽다는 점입니다.

부식을 막기 위해 크롬을 넣어 스테인레스로 만들면 내부식성은 증가합니다만, 강도와 인장력에 제한이 생깁니다.

 

니켈 기반 합금은 우선 굉장히 비쌉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철 기반 합금에 비해 최대 20배 이상(!) 비쌉니다.

하지만 비싼 값을 하니 우선 내부식성이 엄청납니다.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오래 가죠.

반면에 강도와 연성은 철 기반 합금에 비해 조금 떨어집니다.

 

티타늄 합금 역시 비쌉니다. 니켈 합금에 못지 않죠. 또한 가볍습니다. 기본 강도는 철보다도 뛰어납니다. 내부식, 내마모도 굉장합니다.

여기까지만 쓰면 정말 만능 금속처럼 보입니다만, 가격 말고도 여러가지 사연이 있습니다.

우선 순수한 티타늄이 강하다지만 적당한 철 합금보다도 약합니다. 물론 티타늄도 합금을 통해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금이 어렵습니다. 티타늄은 다른 금속과 어울리는걸 정말 싫어합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소결 합금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게 뭔고 하니 우선 티타늄을 박살냅니다. 아주 잘게잘게 부숩니다. 합금할 다른 원소도 잘게잘게 부숩니다.

그 가루들을 몽땅 섞은 다음, 그대로 굳혀 버립니다. -_- 네, 합금 완성입니다.

이모양이니 가공이 어렵습니다. 한 번 만들면 재활용도 쉽지 않습니다. 알고 보면 티타늄도 불쌍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서론이고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만, 아마 본론이 더 짧게 끝날 것 같네요.

어째 서론이 굉장히 길어져 버렸습니다. (...)

 

어떤 물질이든, 합금이든, 또 다른 무언가이든 그 물질이 뭉쳐서 이루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결정질(Crystaline)과 비결정질(Non-Crystaline)입니다.

비결정은 또 몇 가지로 나뉩니다만 그 쪽은 일단 제쳐 두고, 결정을 중심으로 보도록 하죠.

 

결정은 결정 구조(Crystal structure)를 가진 물질로, 쉽게 말해 원자들이 가지런히 줄지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아래 글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사실 물질의 강도는 완벽한 결정(Perfect crystal)일 때 매우 강합니다.

결정은 보통 여러 개의 결정립(Grain)에 의해 다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완벽한 결정은 이런 결정립이 하나이고, 결함도 없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제된 물질의 강도를 1이라고 한다면, 완벽한 결정일 때의 강도는 약 20~1000 이상입니다. 엄청나게 강하죠.

 

여기서 착안한 점이, 만약 완벽한 결정을 만들고 유지시킬 수만 있다면 엄청난 강도를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여, 이것을 초합금 Z로 명명토록 합시다. (이봐!)

사실 약간의 결함은 오히려 결정구조를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또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정립의 크기를 나노 사이즈로 줄이면, 결정은 결정이되 결정이 아닌 상태가 됩니다.

쉽게 말해 원자 수 개~수십 개 정도로 하나의 결정립을 이루도록 하면, 서로가 서로를 방해하여 원자의 이동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강도 역시 증가하게 되죠. 이건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현재보다 더욱 더 작게 만든다면?

기대하신대로 건다리움의 탄생이 되겠습니다. (이봐!)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이렇게 만들어도 조금 높은 열을 받으면 결정립들이 정렬해서 합쳐져 버립니다.

기껏 작게 만들어도 도로아미타불인 것이죠. 하지만 건담은 폭탄에 맞아도 멀쩡하니 뭔가 모종의 처리를 거쳤겠죠. (미노프스키 입자!)

하지만 이 쪽은 그나마 현실성이 있어 보입니다. 언젠가는 가능할 수도 있겠죠.

 

 

사실 뭔가 결론을 내기 위한 글이 아니다 보니 약간 어설픈 마무리가 될 수밖에 없네요.

이런 상상 속의 물질들에 대해 물질 그 자체가 아닌 공정적 측면에서 본 글은 사실 거의 찾아볼 수 없더군요.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질문 부탁드립니다. :)

profile

묘실공대 후문 옆 낡은 아파트 담벼락 틈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