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로드 해둔 파일은 아마추어 제작의 레일건 발사 동영상. 좋은 영상을 찾아서 알려주신 fazzgd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동영상은 아래에 설명한 레일건의 문제(반동과 자장 폭발로 인한 레일의 파손)을 동시에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군요.(백문불여일견) 여기서 총소리 같은 것은 레일이 파열되는 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음속 돌파로 인한 충격파일지도 모르지요.)
-----------------------------------------------------------------------

  조금 많이 헤맸습니다. 역시 아마추어는 자신의 생각에 자신을 갖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리하여 한참을 고민하고 돌아다닌 끝에, 처음의 시작점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일건과 코일건, 다시 말해 가우스 라이플에서는 이레이저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육시(戮屍)하기에 충분한 엄청난 반동이 발생합니다.

  모든 것은 단 하나, 「작용-반작용 법칙」에 대한 문제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코일건이나 레일건의 반동도, 자장 폭발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작용-반작용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1.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가우스 라이플의 반동

  작용-반작용 법칙이라 불리는 뉴튼의 제 3 법칙은 어떠한 힘이건 항상 쌍으로 작용한다는 법칙입니다. 물체에 힘이 가해질때(작용), 반드시 이에 대비한 힘(반작용)이 있으며, 이 힘의 벡터는 길이는 같고(즉 힘의 크기는 같고) 방향은 서로 반대입니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물체가 서로 떨어져 있건 아니건 상관없이, 물체에 힘이 가해지는 것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중력, 전자기력 등) 상관없이 적용됩니다.

  이를테면, 중력에 의해서 사과가 지구로 떨어지는 경우,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기는 힘과 사과가 지구를 잡아당기는 힘이 쌍으로 작용하며, 자력에 의해 자석이 못을 끌어당기는 경우에도 결국 자석이 못을 끌어당기는 만큼, 못도 자석을 끌어당깁니다.(사실은 조금 복잡하게 작용합니다. 우선 자석에서 발생한 자기력선이 못에 이르게 되고, 못이 일시적으로 자석과 같은 힘을 갖습니다.(이를 자화(磁化)라 합니다.) 그리하여 자석과 -자화된- 못이 서로 끌어당기는 것이지요.)

  뉴튼의 역학 법칙, 특히 3 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만고불편의 이론으로서 모든 경우에 해당하며, 레일건이라고 해서 이 규칙의 예외가 되지는 않습니다.(심지어 특수 상대성 이론의 상태에서도, 양자 역학의 세계에서도 이 법칙은 적용됩니다.)

  레일건의 원리인 「플레밍의 왼손 법칙」 역시 자기력에 의해 힘이 '작용'하는 이상 반작용은 존재합니다.(그 뿐이겠습니까? 레이저나 빔을 발사하는 경우에도 작용-반작용에 의한 반동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밍의 법칙에 대한 작용-반작용의 훌륭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개발 중인 수류 추진 시스템이지요.(탐 클랜시의 붉은 10월은 본래 캐터필러라는 추진 시스템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바로 이 시스템으로 바뀌어 소개되었습니다.) 수류 추진 시스템은 일종의 레일건의 원리를 이용한 기술로서 바닷물 자체에 전류를 흘려 레일건의 탄환처럼 뒤로 흘리는 기술입니다. 만일, 플레밍의 법칙에 있어 작용-반작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수류 추진 시스템의 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한 것이 실험되고 있고, 실제로 실용화 단계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레일건에 반동이 있다는 반증 사례라 할 수 있지요.

  레일건의 실제 적용 사례를 무시하더라도(실제 실험에서도 엄청난 반동이 발생하여 레일건의 연결 장치를 부러뜨렸다고 합니다) 레일건은 반동이 존재합니다.


  코일건과 레일건에 있어 반작용의 힘, 다시 말해 반동은 발사되는 탄환에 가해지는 작용의 힘과 동일한 크기에 방향은 반대입니다. 즉, 탄환에 가해진 힘과 같은 크기의 힘이 총을 통해서 발사자의 몸에 전해지고 반동으로서 느껴집니다.(이 힘은 제가 쓴 글에서 별도로 계산해 둔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입니다.)

  이 것은 우주 전역에 있어서 일치하는 사항이며, 중력 제어 등의 기술이 없는 한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코일건이건 레일건이건, 아니면 레이저 포건 「반동은 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2. 코일건과 레일건의 원리

  얘기가 조금 바뀌지만, 아직 명확하게 모르는 분들이 많은 듯 하여 코일건과 레일건의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할까 합니다.

  레일건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플레밍의 왼손 법칙에 따른 전자기력에 의해서 탄환을 발사하는 장치입니다.(쉽게 설명하면 두 자석의 같은 극을 서로 마주한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얘기입니다.)

  레일에서 발생하는 자기력선과 탄환에서 발생하는 자기력선이 같은 방향을 이루기 때문에, 자력의 반발(척력)으로 인해서 탄환은 앞으로 밀려나갑니다.(추가하자면, 탄환에 대한 반작용으로 총신은 뒤로 밀리지만, 레일에는 바깥으로 향하는 힘까지 같이 작용합니다.)

  탄환을 움직이는 힘은 전력->자력->운동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폭발 자체가 곧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는 화약식 소총에 비해서 에너지 효율은 낮습니다.

  더욱이, 레일건에 가해지는 전기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탄환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레일을 서로 바깥으로 미는, 다시 말해 레일을 부셔버리는데도 작용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낭비가 심한 편이지요.

  탄환의 가속도, 그리고 레일을 부셔버리는 힘은 자장의 세기에 비례합니다.(자장의 세기는 전류의 세기에 비례합니다.) 레일이 부셔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장을 약하게 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서 줄어든 가속도에서 탄환의 속도를 원하는 만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레일의 길이가 길어져 오랫동안 가속시켜야만 합니다. 때문에, SDI 계획에서 시험적으로 개발되었던 레일건은 길이가 10m를 넘기도 했습니다.(다만, 레일의 길이가 길어지면, 그만큼 에너지의 낭비도 심해지기 때문에, 레일건은 비실용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점. 특히 자장 폭발력으로 인한 레일의 파괴 현상을 막기 위해서 대안으로서 제시된 것이 코일건입니다.

  코일건의 시스템은 자석을 사용해서 못을 들어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이 엄청나게 강한 자석을 갖고 있고 그걸 들고서 앞으로 막 뛰어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여러분 주변에서 자석에 붙는 물건들이 마구 날아갈 겁니다. 자석을 들고 가다가 자석을 갑자기 없애버리면? 한번 날아오기 시작한 물체는 그대로 앞으로 날아가겠지요.

  코일건의 내부는 그러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자석이 앞으로 가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탄환은 총신을 벗어나 밖으로 날아갑니다.

  이러한 코일건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탄환의 발사 속도에 맞추어 자석이 앞으로 이동하는 듯한 효과를 내어야 합니다. 때문에 전자 공학의 도움이 필요 없이 단지 전기만 가하면 되는 레일건에 비해서 코일건의 구조는 훨씬 복잡하며 전자 공학에 의한 여러 가지 연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일건 역시 레일건과 마찬가지로 전력->자력->운동에너지로 변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화약식 소총에 비해서 효율이 낮습니다. 더욱이, 자력 자체가 운동 에너지로 변환되는 레일건과는 달리 코일건에서는 탄환을 자화시켜서 당기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더욱 낮습니다.(탄환의 재질에 따라서 자화되는 비율이 다르고, 자장 자체의 반발로 튕겨지는 레일건에 비해서 자석으로 물체를 끌어당기는 코일건의 가속도는 더 낮습니다.)

  그러나, 코일건에서는 레일을 부셔버리는 자장의 반발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총신 자체의 강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며, 총신의 길이 역시 짧아 질 수 있습니다.(따라서, 각종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나오는 가우스 라이플은 전부 코일건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물론 코일건의 에너지 효율이 낮고 가속도가 낮은 것은 흠이지만, 화약식 소총과 결합하여 가속 장치 만으로 사용한다면 이러한 제약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레일건의 경우 탄환의 형태 등에 제약이 크고 화약 가루나 연기 등으로 레일과의 접촉에 문제가 생기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가속 장치로서 응용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3. 가우스 라이플의 응용

  반동 외에도 위와 같은 많은 단점을 갖고 있는 가우스 라이플이지만, 화약식 소총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한 가지 큰 장점으로 인하여 무기로서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발사시의 폭발 에너지를 이용해서 한순간에 가속하는 화약식 소총과는 달리, 가우스 라이플은 총신 전체에 걸쳐 천천히 가속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가우스 라이플은 이론적으로 무제한의 속도를 내어 줄 수 있습니다. 여하튼 전자 총신의 길이가 길고 전력이 충분하다면 무한정 가속시켜 줄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화약식 소총과는 달리 가속되는 시간을 길게 함으로서 반동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F=MA. 즉, 반동의 힘은 가속도에 비례하므로 가속도가 낮다면 반동도 줄어듭니다.)

  때문에, 가우스 라이플은 초속 수km의 속도로 -빔처럼- 날아오는 대륙간 탄도탄이나 미사일 등에 대해서 매우 우수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자체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므로, 명중할 확률은 더욱 높아지게 마련이고, 화약식 소총처럼 탄막을 펼쳐서 미사일 방어를 시도할 필요성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1인칭 액션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것과는 달리- 가우스 라이플은 보병용 화기로는 절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전차용의 장비로서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우선, 이 두 가지 병기는 에너지 효율이 낮은만큼, 대용량의 전력을 소비합니다. 자장만으로 탄환을 가속시키기 위해서 이들에게는 각각 -작은 발전소에 필적할 정도의- 엄청난 전력이 요구됩니다.

  다음으로 무용지물이기도 합니다. 이레이저에서의 대사에서 얘기하듯, 레일건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전차도 잡을 수 있는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큰 반동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보병용 화기인 만큼 길이가 짧아져야 할텐데, 보통의 소총 정도 길이라면 그 반동은 화약식 소총에 비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탄환의 속도를 마하 4~5정도로 늘리면 인간은 도저히 버틸 수 없는 피해를 주게 됩니다.(자세한 계산은 설정란의 글월 참고)

  더욱이, 레일건은 소총 수준으로 작은 총구를 만들어줄 수도 없습니다. 레일간의 반발은 레일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강해지는데, 소총 정도로 가깝게 만들어준다면 설사 총구가 길어진다고 해도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덧붙이자면, 레일건의 경우 반동 외에도 레일의 반발로 총신이 양쪽으로 쪼개져서 그 파편의 충격 만으로 사람을 동강내 버릴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팔이 찢어질 뿐인 코일건에 비해서 더 무서운 참상을 맛보게 되겠지요.)

  이러한 문제점은 가우스 라이플의 실용화에 제약을 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사람도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를 빼면- 가우스 라이플을 보병용 화기로 사용하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선에서 미사일의 요격을 위한 방어 시스템에 응용을 생각하고 있을 따름인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함선이라고 해도 이들 무기의 총신 길이는 제약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총신을 짧게 하면 이들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대형의 엔진과 함께 발전 시스템을 갖춘  함선들의 경우 전력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대함 미사일 경고)가 뜬 위급한 상황에서 전기 아낄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초합금 Z라도 있지 않은 한, 이들 병기는 아직 함선용의 '소형' 시스템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하물며 전차나 보병 용의 화기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병용, 혹은 전차용 화기로서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총신 자체가 초합금으로 되어 있어야 하는 레일건과는 달리 코일건은 사수 자신이 버틸 수 있으면 되니까요. 다시 말해 강화복을 입은 경우라면 코일건의 가우스 라이플을 발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다만, 강화복의 무게는 거의 톤 단위에 가까워야 하고, 반드시 고정된 자세로 사격을 가해야만 할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발사되는 마하 4~5의 총탄은 충격파(소닉붐)를 발생시키고 발사자 자신도 덮치겠지만 강화복으로 이에 견디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에 대용량의 초전도 배터리를 탑재한 강화복이라면 가우스 라이플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말한 화약식 소총과 전자 총신의 결합을 응용해서, 일단 화약식으로 탄환을 발사하고 전차 총신으로 가속하는 방식이라면, 필요한 전력양을 줄이는 한편 가속시에 필요한 총신의 길이도 더 짧아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먼 훗날 거의 수톤에 달하는 강화복을 입은 보병들이 자기 키보다도 큰 가우스 라이플(아마도 코일건)을 들고 서로를 죽이는 광경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계몸의 터미네이터라도 되지 않는 이상-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양손에 가우스 라이플을 들고 쏘아대는 광경은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그것이 코일건이건, 아니면 레일건이건...)



P.S) 메크워리어에서 가우스 라이플이 -롱톰포를 제외한- 모든 무기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P.S) 여담이지만, 제가 과거에 적은 글에는 조금 빠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여기에 추가해 두긴 했지만, 추후에 설정 부분도 변경하도록 하겠습니다.
profile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