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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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임실군립도서관에 찾았습니다. 거기에서 좋은 시를 계속 접하니까 이런 마음을 품었습니다. '클럽에 알리자'입니다. 제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알렸던 시를 여기에서도 알립니다.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있는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살피면 살필수록 2월에 가장 잘맞는 시로 느낍니다. 벌써다는 생각을 절로 하도록 해줍니다. 그러면서, 진짜 좋은 시이지만 다른 이에게 낭송할 때에는 아주 신중히 합니다. 개학 및 설 연휴 같은 여러 사정으로 2월을 진짜 싫어하실 분이 있으실 테니까요. 이를 엄두하니까 사람을 제대로 살피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점도 깊게 느낍니다.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
생각해보면, 정말 2월이 "벌써?!"가 나오는 달이긴 하지요. 그런 면에서 이 시는 2월이란 소재를 잘 잡아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