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20여명의 사람들이 야외 콘서트를 구경할 목적으로 환풍구 위에 올라간 상태에서 환풍구 철망이 붕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떨어졌고 치명적인 상태인 것 같습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639410
안전사고가 정말 계속해서 일어나는군요.
이런 사고까지도 누굴 탓할 문제라고 볼 상황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뭔가 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조속한 구조를 기원합니다.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저는 애당초 현재 한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비례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어이없는 안전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딱 국민 수준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죠.
세월호 사고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들의 수준에 비례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의 작은 목적을 위해 무단횡단을 하고, 개인의 이득을 위해 원칙을 무시하고, 당장 편하려고 규정을 어기고,
모든 것이 쌓이고 모여서 안전하지 못한 배가 가라앉았고, 자기만 살겠다는 국민 수준에 따라 승객 버리고 도망부터 가고...
당장 편한게 좋고, 당장의 이득이 좋고, 당장 나만 살겠다고 하고, 당장 희생양이나 찾는 모습이 우리 수준의 맨 얼굴인 것이죠.
자조만 할 것은 아닌 것이, 선진국도 100 년 전에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가 겪은 그 모든 일을 겪고 나서야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죠.
별의별 사고가 나고 나고 또 나더니 통풍구 추락 사고까지 나고...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더불어...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 도시에 지하철이나 지하상가가 있는 곳에는 통풍구가 많이 나 있는데,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 재발 방지라도 확실하게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클럽에 올라왔던 사고의 발생빈도와 대형사고의 발생빈도.. 보면서
우리도 그 기울기를 낮추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국민을 계몽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안전이나 생명이 효율이나 비용보다 좀 더 고려대상에
놓이는 상황이 되길 기대합니다.
안전덮개를 아예 설치하지 않습니다.
> 당연히 어지간해서는 올라가지 않지만 밀쳐지거나 술을 먹었거나 등등의 이유로 사고가 발생합니다.
(세상엔 상상을 초월하는 미친짓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굳이 맨손으로 마천루를 오르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안전덮개가 1명 이상만 올라가도 무너집니다.
> 약간의 안전이 보장되었지만, 한번 사고가 났다하면 1타 쌍피로 일어납니다.
그렇지만 심심찮게 일어나는 사고소식에 사람들은 가능하면 올라가지 않는 편입니다.
안전덮개가 강화됩니다.
> 안전성은 점점 올라가고 사고 빈도는 낮아지지만 그만큼 위험도에 대한 의식 자체는 낮아지고 그러다 한번 터지는 사고는 안전덮개의 강화수준에 맞는 부하를 줄 수 있는 인원수와 비례하기 때문에 그 규모가 커집니다.
...어째서인지 사고의 총량이 보전됩니다.
....음? 왠지 sf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헥사크론 님의 게시물이 생각납니다. @ㅅ@!!
사실 이런 류의 안전사고는 시설물 등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렵죠. 안전해지는 만큼 안전의식이 희미해지는 것은 사실 상당히 본능적인 영역이니까요. 꼭 한국만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상상하기도 힘든 창의적인 안전사고로 인한 소송이 아직도 빈번하며 그때마다 각종 상품들의 사용시 주의사항 메뉴얼은 두꺼워집니다.(어지간히 황당한 조작부주의라고 해도 메뉴얼에서 경고하고 있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보상해줘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하니까요.)
올라가도 안전할 정도로 튼튼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어지간해서는 올라갈 엄두도 못내도록 높게 만드는 쪽이 더 안전합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저희 동네의 분당연장선의 통풍구는 딱 밟고 다니기 좋은 높이입니다. 심지어 그 위에 주차도 가능해요...;;; 이정도면 경고문 붙여놓아봐야 소용이 없죠. )
뭐, 너무 높게 만들면 통풍구에 빠져죽는 사고는 줄어들지만 통풍기능이 약해져 비용이 발생하거나 통풍량 부족으로 인한 사고발생이 있을까요.
단순히 원칙을 어겨서 얻는 이득이 있다는 것때문에 원칙을 어기고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원칙을 얻어서 얻는 이득이 있다는 것이 만연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1분이 1초가 경쟁되고 있는 환경에서 '원칙을 어겨서 얻는 이득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고 심지어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레벨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환풍구에 올라가서 연예인 보지 않는다고 생존을 위협받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면접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허풍을 떨지 않는다고 바보취급을 받고, 실제로 자신이 할 수 없거나 책임질 수 없는 약속을 해서라도 계약을 따지 않는다고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풍조가 계속되고, 그런 것이 당연시 될만큼 원칙보다 경쟁에서의 승리가 강조되는 한은 위험은 점점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은 펜스라도 달았는지 모르겠으나 몇년전까지 신사역 지하철 환풍구는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있고 높이도 낮아서 사람들이 수시로 올라가서 버스 기다렸습니다..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나 안전펜스가 없었다면 개개인의 책임으로 묻기 어려울 것 같네요.
이번 사고가 유발된 행사를 기획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직원이 숨진채 발견되었다는군요.
경찰조사 1시간 20분 받고 귀가하던 길에 10층 빌딩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인답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이데일리 주관인 이 행사에 비용을 일부 지원, 안전관리와 무대비용등을 지원했다고 하네요.
여러가지로 안타깝습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은 그 위에 올라간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올라갈 수 있는 환풍구 시설'을 만들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지 않고 이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고, 추락시의 안전 장치를 생각하지 않은 건설 업체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 보면 매우 많은 수의 환풍구가 있습니다. 지하철 주변에는 거의 꼭 존재합니다. 이전에는 정말로 낮은 높이라서 아예 바닥이나 차이가 없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도 꽤 있었는데, 그 위에 올라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요.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시내의 환풍구들이 높아지고, 벽이 생기고 하면서 위에 올라가지 못하게 바꾼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환풍구에 추락 위험이 있음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건설 업체가 나서서 환풍구를 안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정부에서 규제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 관리를 하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판교의 환풍구들은 이 같은 배려가 없었습니다. 건설 회사에서 신경을 쓰지 않았고, 관리, 감독을 맡은 정부가 제 할 일을 게을리 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장벽이라도 쳐 두었다면 사람들이 그 위에 올라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또는 올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면 말이죠.(높이 올리기 보다는 장벽이 있는게 나을 겁니다.)
고작해야 허리보다 조금 높은 정도에 불과한 환풍구를 보고 '위험하니 올라가지 말자.'라고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 중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이가 분명 있을테고, 한 두명이 올라가면 다른 사람들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게다가 이번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고 싶은 이들이 많은 만큼 더더욱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사고는 인재입니다. 그것도 위에 올라간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올라가도 된다고 착각하게 만든 건설 회사와 정부에 의한 인재입니다. 최소한의 안전조치만 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인 동시에, 우리나라 회사와 정부의 불성실함이 명확하게 드러난 인재입니다.
오늘 판교 쪽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가 보니 환풍구마다 테이프 같은 걸 두르고 "추락 위험"이라는 팻말을 달아두었더군요. 사고난지 얼마되지 않아 말입니다. 하려고 했다면 이미 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저런 곳엔 보통 '올라가지 마시오' 같은 경고 문구가 있기 마련인데 사진 상으로는 안 보이네요.
그리고 올라가지 말라고 해도 올라가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죠. 안전 사고를 우려해서 실제로 몇 사람 정도는 올라가더라도 문제 없을 정도의 강도로 만들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공연 때문에 수십 명이나 올라가버렸다는 거고, 여기까지 시공사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안전 지도를 못 한 현장 안전요원들 문제냐 하면, 보고도 수수방관했다면 문제겠지만 경계선 지키느라 바쁜 안전요원들이 저런 곳까지 살필 겨를이 없었을 가능성이 무척 높은지라...
결국은 위험을 생각 못하고 올라간 관객들 스스로의 책임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예전에 독일인가 어느 동물원에서 '곰돌이'하고 놀겠다고 북극곰 우리로 뛰어든 여자가 있었죠. 대다수 사람에겐 몰상식으로 비쳤겠지만, 제대로 된 안전 의식이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하면 그런 일도 벌어지는 거죠.
이유는 아마도 사회 자체가 너무 안전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야생.. 이랄까, 자연에서 수렵 채집하며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발 디디는 곳이 안전한가 아닌가 정도는 항상 생각하며 움직일 수 밖에 없죠. 아니면 다치거나 죽으니까요. 그런데 현대 사회는 여러 가지 안전 장치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평상시 행동에 굳이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더라도 생존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결과가 곧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안전한 환경을 불안전하게 바꾼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