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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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외계 문명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그 문명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과연 '예술'의 개념이 존재할까 궁금해집니다.
그들의 사고 방식이 지구인과 같거나 유사하다면 그들에게도 예술이란 개념이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아니면 그들에게 예술이란 존재할지,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의 예술과는 다른 어떤 것인지...
그들의 사고가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면 그들이 만약 예술 활동을 한다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나 다르게 보이거나 들릴 것 같긴 합니다. 그들이 행하는 음악이나 미술, 무용, 스포츠, 영상예술, 가극, 연극 등이 우리 생각과 너무나 달라서 이해가 어렵거나 거부감이 생기거나... 뭐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아직까지 외계 문명의 존재여부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언젠가 우리가 외계 문명과 접촉하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가치관이나 행위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지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활발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왠지 정치보다는 덕질에 몰입하는 게 건강에 좋을 것 같구먼유... = ̄ω ̄=a
사실 우리가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왜 아름답다고 느끼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진화과정에서 그게 어떤 도움이 된 것일까요? 일종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일까요? 다만 엄청난 경관을 보고난 뒤 드는 경외감은 호기심의 다른 면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대단한 것, 알고는 싶은데 알 수는 없는 것에 대해 드는 일종의 두려움과 호기심이 섞인 감정으로서요. 그렇더라도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네요. 우리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외계종족의 예술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는 건 더욱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케이스로 지구상에서 인간 지성에 가장 근접한 동물인 돌고래와 침팬지를 들여다보면 조금은 감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침팬지의 경우엔 잘 모르지만, 돌고래는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언어라 하긴 좀 애매하지만, 서로 다른 지역 간 돌고래끼리 의사소통하는 데 통역까지 필요하다고 하니 일단 그렇게 써 봅니다)도 다르고, 놀이를 하는 방식도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이질적 존재인 돌고래의 놀이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다면, 이질적인 외계종족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렇더라도 돌고래와 인간은 여전히 친척이니 그 이질성의 정도가 다른 외계종족은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어쩌면 수렴진화 때문에 외계 지성도 우리와 유사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해하기 수월할 수도 있겠죠. 우주에 인간 형식의 지성만 가능하다고 하면 오만이겠지만, 최소한 인간 형식의 지성이 가능하다는 건 우리 자신의 사례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와 비슷한 진화 경로를 밟은 외계 지성체도 존재할 수 있겠고, 그렇다면 우리와 사고가 생각보다 유사할 수도 있겠죠.
자신의 사상이나 주제를 창작 활동을 통해 표현하면, 그게 바로 예술이죠. 그래서 저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도 예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생명체는 자기들끼리의 소통 수단이 있을 테고, 그 소통 수단을 다른 방식으로 발달시키면 예술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어떤 생명체인가가 문제인데…. 집단 지성이라고 가정하죠. 서로간의 비밀이나 사생활이 전혀 없습니다. 개체들은 최종적으로 한 덩어리로 뭉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합니다. 거짓말이나 기만, 사기도 없습니다. 아예 거짓말이라는 개념을 모릅니다. 집단 지성이기 때문에 그렇게 진화했어요. 과연 이런 생명체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남들에게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테니까요. 인간이 바다에서 고래를 봤다고 하죠. 자신의 감성을 보다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극적인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겁니다. 인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단 지성은 그냥 고래가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일 겁니다. 어차피 모든 정보가 똑같이 공유되니까요.
외계 문명이 문명이라 부르는 수준에 왔음은 이미 그들이 다수로서 하나 이상의 사회를 구축한 단계라는 거겠죠. 다수의 지성체가 서로간에 교류를 한다는것은 이미 그들이 서로에게 표현을 하고 그 표현을 수용한다는 것이며 예술은 주제를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들의 소통의 수단은 그 자체로 예술이라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솔직히 사람만 놓고봐도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하는 잡담을 녹음해놓고 미술관에 틀어두면 예술이라고 할테니 뭐든 예술이라 우기면 장땡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