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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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SF이 생겨난지 어느새 17년에 이르지만, 사실 한국 SF 팬덤의 문화는 PC 통신과 그 이전부터 있었던 만큼 역사가 굉장히 깁니다. 특히 조이 SF 클럽이 생길 때 쯤에는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곤 했지요.
그 과정에서 1999년 서울 국제 도서전에 "SF 도서전"이 열리기도 하고...
참고 - 1999년 SF 도서관 앨범 (방명록에 제 이름도 있습니다.^^)
2000년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SF 컨벤션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SF 컨벤션의 사진은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후에는 SF 팬덤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2005년 정도부터 우리 조이 SF 클럽에서 열었던 SF 파티가 사실상 전부였다고 할 수 있었거든요.
(2007년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한국 SF 100년사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딜 가는 것은 아니어서 그 후에도 SF팬들의 이야기는 계속되었죠.
사실상 조이 SF 클럽이 계속되고 SF&판타지 도서관으로 이어진 것도 그 같은 SF 팬들의 마음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니...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오늘은 SF컨벤션 등의 기획과 진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활동하셨던 고경환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이전에 SF 파티와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기 위해 운영 중이시던(현재는 폐업) 대여점을 찾아서 이야기를 나눈 이래 처음인 것 같네요.
현재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기획, 제작 등을 맡아서 활동 중이신데, 오랜 만에 만난 고경환님의 모습은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 해서 기뻤습니다.
만나게 된 건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있는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이죠.
제 개인적으로 -게임의 역사 등을 정리하는데 꼭 필요한- 컴퓨터 학습과 마이컴, 여기에 다양한 단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르네상스 같은 순정만화 잡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전자인간 337"이나 "마루치 아라치" 같은 고전 만화를 기증해주셨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작품은 옥션 등에서 팔아도 꽤 값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인데다, 그런 가격으로도 쉽게 찾지 못하는터라 SF&판타지 도서관과는 인연이 없을거라 생각했거든요. (물론, 도서관의 문을 연 이래 정말로 연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작품들이 하나 둘 들어오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잡지들은 SF나 판타지 장르의 단편, 중편을 모아서 스크랩할 예정이고, 이들 옛 만화들도 보기 좋게 전시해둘 생각입니다.
"레어템은 개인이 갖고 있다가 잃어버리거나 하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보관해 주는게 좋겠다."라면서 흔쾌히 기증해 주신 만큼 구경만 하는게 아니라 볼 수 있도록 해야죠.
다만, 이 작품도 그렇고 오래된 만큼 낡은 자료들은 좀 더 관리를 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분실 문제보다는 파손 문제 때문이죠. 도서관에서는 전시 열람 등의 목적으로 복사를 해도 되는 만큼, 복사 제본해서 전시하는 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어찌되었든... 오랜 만에 고경환님을 만나고 SF와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즐거웠습니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라는 말... 그리고 한번 SF팬은 영원한 팬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죠. ^^
도서관에 대한 좋은 의견도 많이 들었고요.
조만간 레이싱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은 뵙기 어렵겠지만, 언제고 더 좋은 도서관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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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귀한 책들은 가능한 디지털화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게 보통 노력이 필요한게 아니란게 문제지만.
60~70년대 고전 소설 중 일부를 모두 입력하긴 했는데,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죠.
행사의 경우, 저는 "개최했다."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 법이니까요.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SF 컨벤션이나 SF 도서전은 아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계속되지 못했거든요. 아무리 작고 초라해도 계속하게 되면 조금씩 나아지게 마련입니다.
17년이 지나 20년을 향해 나아가는 조이 SF, 그리고 6년에 이르러 10년째를 향해 나아가는 SF&판타지 도서관...
양쪽 다 아직 충분하다곤 할 수 없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기록보관소에서는 자료를 전자화해서 보관한다던데 그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도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자료의 전자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스크바에 있던 도서관이었나 기록보관소에 불이 나서 자료가 손실되었다는 얘기도 있고...)
p.s. 이런 행사가 있었다니 기쁘지만, 링크하신 글의 마지막에 있는 행사평가기 조금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