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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데시코 외전 : 호넷 - 작가 : Frank
글 수 87
2202년 07월 06일. 미 해군 노스 캐롤라이나급 우주 전함 3번함 워싱턴
"시작하게."
"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잘 알다시피 각국이 보유한 콜로
니는 상황에 따라 자력 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번
목표인 목성 연합의 콜로니들도 다를 것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
다."
"그렇다면 이 콜로니에 대한 공격의 목적은 뭔가? 아군에 도움이
되는 건가?"
"물론입니다. 게다가 이 콜로니처럼 상태가 양호한 것은 극히 드뭅
니다. 계획 대로 손상시키지 않고 점령한다면 이후 아군의 이동 물
자 집적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참모장이 작전을 설명하는 가운데 나이 지긋하고 근엄함이
가득한 중년 함장들 틈바구니에 낀 유리카는 밀려오는 졸음을 간신
히 참으며 옆 자리에 앉은 루리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저, 루리쨩."
"유리카상, 왜요?"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거야?"
"네. 물론이죠."
유리카의 물음에 루리는 싱긋 웃고는 모니터에 뜨고 있는 34번 콜
로니에 대한 정보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정말 철저하고 정확해. 대체 이 정보들을 어디서 얻고 있는 거지?
설마 음모론자들이 말한 것처럼?'
"루리쨩, 왜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는 거야?"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얼버무리듯이 말한 후 루리는 급히 모니터에 다른 정보가 투영되게
했다.
"따라서 이번 작전을 수행할 함정들을 신중하게 선택했으며, 나데시
코-D를 TF(Task Force(기동대))-02의 임시 기함으로 결정했습니
다."
"?!"
유리카는 난데없이 튀어 나온 얘길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
만 루리는 예의 그 굳은 표정을 유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모장님, 나데시코-D의 함장인 텐카와 유리카 중령입니다. 질문해
도 되겠습니까?"
"해도 좋네."
참모장인 미 해군의 '찰리 아이반' 준장은 마악 대답하기 전에 상석
에 앉은 '한신수' 제독과 눈빛으로 무언의 대화를 나눈 후 질문을
기다렸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유리카는 즉시
물음을 던졌다.
"왜 다른 함정들을 제쳐두고 나데시코-D를 임시 기함으로 설정하신
겁니까? 아직 D는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기가 힘듭니다."
"함정간 포격전을 우려하는 건가? 그럴 일은 없을 걸세. D는 그저
항모로서의 임무만 수행하면 되네."
"그렇지만..."
"캡틴 텐카와, 귀관은 아직도 나데시코가 단독 작전을 맡았을 때의
기억에 사로잡힌 건가? 몇 번이고 말하지만, 그저 항모로서 다른 함
정의 엄호만 받으면 돼. 함포전에는 절대로 투입될 일이 없을 것이
니 걱정하지 말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듯 아이반 준장은 단호하게 대답
했고, 유리카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 도로 앉는 수밖에 없었다. 이
광경을 본 한국 해군 함장들이 서로에게 귀엣말을 주고 받으며 그
러면 그렇지 하듯이 피식 웃었다. 사실 나데시코를 동행시키는 것에
대해 각국 해군은 상당히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전부터 보여준 문제 많은 돌출 행동들이 가장 주효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데시코의 크루를 비롯해 구 지구 통합 우주군의 구성
원들이 규격화되고 냉혹하기 이를 데 없는 각국 해군의 시스템 전
투를 제대로 이해할 리가 있겠느냐는 일종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하
지만 신UN 해군의 초대 사령관 자리에 앉은 '한신수' 제독은 한 척
의 항모형 전함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여론
을 간단히 무마해 나데시코-D를 함대에 합류시켰다. 이를 두고 한
국 해군 일각에선 한 제독이 왜년 냄새나는 자기 딸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그런 거라며 빈정댔지만, 한 제독은 목성 연합과의 1차 전쟁
에서 실력을 증명함으로서 모두가 인정한 뛰어난 지휘관이었으므로
대놓고 거론하지는 못했다.
곧 회의가 끝난 후 함내 복도로 나온 유리카와 루리는 앞으로의 일
정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휴우... 참 막막하게 됐네."
"하는 수 없군요. 이제 만반의 준비를 해야 겠어요."
"루리쨩, 그런데 왜 하필 우리가 뽑힌 거야?"
"실은..."
잠시 말 끝을 흐린 루리는 그 내막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아버지께선 나데시코가 이번 항해에 나서는 걸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우리를 고른 이유가?"
"네. 직접 증명해 보이라는 거죠. 실력이 있어서 당당히 따라온 거
라는 걸. 그리고..."
아직 전투 중이지 않기 때문에 격벽이 내려지지 않은 창 밖으로 보
이는 별의 바다로 시선을 돌린 루리는 자신 있게 말했다.
"한국 해군의 모든 분들을 믿어주세요. 지금 당장은 나데시코의 모
두를 꺼리겠지만, 차차 친해지면 그분들만큼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없다는 걸 느끼실 수 있어요."
"루리쨩..."
유리카는 그렇게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루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작하게."
"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잘 알다시피 각국이 보유한 콜로
니는 상황에 따라 자력 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번
목표인 목성 연합의 콜로니들도 다를 것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
다."
"그렇다면 이 콜로니에 대한 공격의 목적은 뭔가? 아군에 도움이
되는 건가?"
"물론입니다. 게다가 이 콜로니처럼 상태가 양호한 것은 극히 드뭅
니다. 계획 대로 손상시키지 않고 점령한다면 이후 아군의 이동 물
자 집적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참모장이 작전을 설명하는 가운데 나이 지긋하고 근엄함이
가득한 중년 함장들 틈바구니에 낀 유리카는 밀려오는 졸음을 간신
히 참으며 옆 자리에 앉은 루리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저, 루리쨩."
"유리카상, 왜요?"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거야?"
"네. 물론이죠."
유리카의 물음에 루리는 싱긋 웃고는 모니터에 뜨고 있는 34번 콜
로니에 대한 정보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정말 철저하고 정확해. 대체 이 정보들을 어디서 얻고 있는 거지?
설마 음모론자들이 말한 것처럼?'
"루리쨩, 왜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는 거야?"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얼버무리듯이 말한 후 루리는 급히 모니터에 다른 정보가 투영되게
했다.
"따라서 이번 작전을 수행할 함정들을 신중하게 선택했으며, 나데시
코-D를 TF(Task Force(기동대))-02의 임시 기함으로 결정했습니
다."
"?!"
유리카는 난데없이 튀어 나온 얘길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
만 루리는 예의 그 굳은 표정을 유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모장님, 나데시코-D의 함장인 텐카와 유리카 중령입니다. 질문해
도 되겠습니까?"
"해도 좋네."
참모장인 미 해군의 '찰리 아이반' 준장은 마악 대답하기 전에 상석
에 앉은 '한신수' 제독과 눈빛으로 무언의 대화를 나눈 후 질문을
기다렸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유리카는 즉시
물음을 던졌다.
"왜 다른 함정들을 제쳐두고 나데시코-D를 임시 기함으로 설정하신
겁니까? 아직 D는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기가 힘듭니다."
"함정간 포격전을 우려하는 건가? 그럴 일은 없을 걸세. D는 그저
항모로서의 임무만 수행하면 되네."
"그렇지만..."
"캡틴 텐카와, 귀관은 아직도 나데시코가 단독 작전을 맡았을 때의
기억에 사로잡힌 건가? 몇 번이고 말하지만, 그저 항모로서 다른 함
정의 엄호만 받으면 돼. 함포전에는 절대로 투입될 일이 없을 것이
니 걱정하지 말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듯 아이반 준장은 단호하게 대답
했고, 유리카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 도로 앉는 수밖에 없었다. 이
광경을 본 한국 해군 함장들이 서로에게 귀엣말을 주고 받으며 그
러면 그렇지 하듯이 피식 웃었다. 사실 나데시코를 동행시키는 것에
대해 각국 해군은 상당히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전부터 보여준 문제 많은 돌출 행동들이 가장 주효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데시코의 크루를 비롯해 구 지구 통합 우주군의 구성
원들이 규격화되고 냉혹하기 이를 데 없는 각국 해군의 시스템 전
투를 제대로 이해할 리가 있겠느냐는 일종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하
지만 신UN 해군의 초대 사령관 자리에 앉은 '한신수' 제독은 한 척
의 항모형 전함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여론
을 간단히 무마해 나데시코-D를 함대에 합류시켰다. 이를 두고 한
국 해군 일각에선 한 제독이 왜년 냄새나는 자기 딸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그런 거라며 빈정댔지만, 한 제독은 목성 연합과의 1차 전쟁
에서 실력을 증명함으로서 모두가 인정한 뛰어난 지휘관이었으므로
대놓고 거론하지는 못했다.
곧 회의가 끝난 후 함내 복도로 나온 유리카와 루리는 앞으로의 일
정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휴우... 참 막막하게 됐네."
"하는 수 없군요. 이제 만반의 준비를 해야 겠어요."
"루리쨩, 그런데 왜 하필 우리가 뽑힌 거야?"
"실은..."
잠시 말 끝을 흐린 루리는 그 내막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아버지께선 나데시코가 이번 항해에 나서는 걸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우리를 고른 이유가?"
"네. 직접 증명해 보이라는 거죠. 실력이 있어서 당당히 따라온 거
라는 걸. 그리고..."
아직 전투 중이지 않기 때문에 격벽이 내려지지 않은 창 밖으로 보
이는 별의 바다로 시선을 돌린 루리는 자신 있게 말했다.
"한국 해군의 모든 분들을 믿어주세요. 지금 당장은 나데시코의 모
두를 꺼리겠지만, 차차 친해지면 그분들만큼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없다는 걸 느끼실 수 있어요."
"루리쨩..."
유리카는 그렇게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루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