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년 06월 29일. 17시 00분. 미국 네바다주

1차 냉전이 시작되면서 각종 핵병기가 시험된 네바다 핵실험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공엔 십 수대의 공격헬
기들이 날아다녔고, 북미 방공군 소속 전투기들도 초계에 임했다.
상공의 철통 같은 움직임에 뒤질세라 지상에서의 경계도 매우 삼엄
했다. 방탄 조끼와 화생방 방어복을 착용한 1개 연대 병력이 실험장
으로의 모든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박사님, 시간 됐습니다."
"알았네. 모든 조정은 끝났나?"
"네. 임계 수치만 조정하면 그대로 터뜨릴 수 있습니다."
"수고했네."

흰 가운을 걸친 후 선글래스를 착용한 '에드가 딘' 박사는 조수로부
터 실험 상황을 다룬 보고서를 넘겨 받아 이를 확인하면서 대기하
고 있던 고기동차에 올라타 특수 방공호로 향했다.
오늘은 그가 책임자로서 수행한 '세컨드 맨하탄 프로젝트'의 성과를
증명해 보이는 날이었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국방장관과 각군의
삼성 장군들도 이곳에 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박사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장군님."

해군 제독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자 딘 박사는 기꺼이 악수를 나누
었고, 제독은 이번 실험 이후 양산 단계에 들어갈 신무기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이 무기의 소형화는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Mk-1과 후속인 Mk-2는 충분히 소형화 시킬 수 있습
니다. 1년만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Mk-2는 일반 폭탄과 비슷한 크
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굉장하군요."
"과찬이십니다. 하하하..."

딘 박사는 그렇게 웃으며 실험 과정의 대부분을 통제할 영관급 장
교에게 말했다.

"시작하시오."
"네. 박사님. 4단계 경보 발령. 탄두의 안전장치를 해제하라."
-알겠습니다.
"3단계 경보 발령. 실험장 인근의 모든 항공기는 즉시 철수하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비행 중이던 모든 공격 헬기와 전투기
들이 안전한 위치로 철수했다. 그것은 지상을 경비 중인 연대 병력
도 마찬 가지였다.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 울리는 가운데 신무기가
실린 무인 화차(화물열차) 1량이 레일을 따라 실험장 한 가운데로
이동했다.

"2단계 경보 발령. 타이머를 작동시켜라. 폭발 예정 시한은 30분으
로 설정하라."
"작동시켰습니다. 30분 후에 폭발합니다."

다들 숨죽인 가운데 무인 화차는 실험장 한복판에서 멈추었고, 시간
은 점점 줄어들어 어느새 1분 대로 접어들었다.

"카운트 다운에 들어갑니다! 60, 59, 58, 57, 56, 55..."

스톱 워치를 든 오퍼레이터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카운트 다운
을 하는 가운데 장성 한 명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자연의 힘이 또 해방되는 것인가? 20세기 때처럼?"
"두려워 하지 마시오. 그것은 필연이요..."

어느새 시간은 10초가 되었고, 오퍼레이터의 목소리는 더더욱 떨리
기 시작했다.

"10, 9, 8, 7, 6, 5, 4, 3, 2, 1. 탄두 폭발!"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실험장 한복판에서 빛이 번쩍이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얼마 후 그곳에선 큼지막한 버섯구름이 생겼다.
마치 하늘을 뚫고 올라갈 정도로...

"현재 환경 센서로 데이터 측정 중입니다. 곧 결과가 나올 겁니다."

어느새 모니터에 각종 그래프와 수치가 떴고 이것을 확인한 담당
오퍼레이터 한 명이 소리쳤다.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성공입니다!"
"드디어 해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방공호에 모인 수많은 이들이 얼싸 안으며 성공을 축하하는 가운데
딘 박사는 의자에 앉아 사진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제 이걸 놈들의 머리 위에 떨어뜨리는 일만 남았군. 여보, 기뻐
해줘. 놈들에게 꼭 원수를 갚고 말겠어. 내가 만든 무기로..."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