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TECH : Twilight of the Clans I - EXODUS ROAD -
Blaine Lee Pardoe 작

배틀테크 : 클랜의 황혼기 1 -대이주의 길-
블레인 리 파도 작.       cardova 번역

<6>  에필로그-2

트렌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기 시작했다.

" 난 전사요. 그러나 내 동료 클랜인들은 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내 이상을 구식이라 치부해 버렸소. "

트렌트는 옆에 앉아 있던 쥬디스를 잠시 바라보았다.

" 난 전쟁을 위해 태어났고, 전투에서 다른 이들을 이끌는 역할로 살아왔소.
  전사로서 이제껏 살아온 만큼 앞으로도 난 전사로서 살아갈 것이오. 언젠가 난 내 이상을 좇는 이들로
  구성된 나만의 부대를 갖는 것이 꿈이었소. "

트렌트의 말에 마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옆에 서 있던 헤티그가 트렌트가 들을 수 없게
뭐라고 마샬의 귀에 속삭였다.
잠시 헤티그의 말에 경청하던 마샬이 트렌트에게 고개를 돌렸다.

" 날 용서해주시오. 스타 캡틴.
분명 당신이 가지고 온 정보는 가장 야만적인 클랜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 있는 엄청난 무기임에 틀림없소.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난 당신을 신뢰할 수가 없군. 왜 내가 당신의 이 말을 믿어야 하지 ? "

그 말에 트렌트의 얼굴이 흥분으로 벌개졌다.

" 난 30살이오. 더구나 내 본즈맨으로서 당신의 일원이 내 말에 진실이 깃들어 있음을 충분이 들었을 텐데!
  더구나 스모크 재규어 클랜은 날 버렸소. 내가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것은 그들이 날 죽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오. "

" 난 도구였소. 재규어 클랜의 잘못된 지휘자들이 만들어낸 도구.
  그들에게 있어, 도구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소. 그들은 몇 번이나 내 존재를 말살하려
  했지. 그리고 난 그 모든 시도를 무찌르고 살아남았소. "

" 그러나, 넌 네 클랜을 배신하고 왔다. 클랜에게 있어 배신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아. "
이제껏 침묵을 지키고 있던 헤티그가 트렌트에게 말했다.

" 그건 틀리오. 케렌스키의 이상을 배신한 것은 내가 아니라, 스모크 재규어 클랜이오.
  시간이 지날 수록 그들은 점점 타락해져갔고, 결국엔 우리가 나가야 할 진정한 운명을 왜곡하고 말았지.
클랜의 고위층은 정치에 희생양이 되었고, 진정한 전사의 길을 걸어가야 할 이들은
더 이상 명예로운 전투가 아닌 무고한 인명을 해치는 광신도적인 학살마들이 되어가고 있소. "

' 그리고 이것이 내 손에 묻은 무고한 민간인들의 피를 씻어내는 속죄의 길이기도 하고...'

" 정치란 언제나 진정한 전사들의 적이 되곤 하지. "
마샬이 말했다.

" 우리는 뭔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군. 스타 캡틴 트렌트. "
트렌트는 마샬의 말을 끈기있게 경청했다.

" 내가 우려하는 것은, 당신이 미끼가 아닌가? 하는 것이오. 당신이 여기 온 것은 우리를 함정으로 몰아
  넣는 최초의 씨앗이 되는가? 하는..... "

" 내 말이 진실되지 못하다고 느껴진다면, 얼마든지 나를 조사해도 좋소. 마샬.
  단, 조사 후라도 내 말에는 한 끝의 거짓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요.  "

그 말에 헤티그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 난 이런 협상이 불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마샬. 우리 힘으로 이 장치를 해독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

그 말에 트렌트는 슬며시 미소지었다.

" 해 봐. 대신 모든 소중한 정보들은 아까 내가 말한대로 모두 사라질 테니.."
트렌트의 말에는 신뢰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 그만 됬네. 그는 클랜인이야. 그리고 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왜냐면 그들의 말은 곧 그들의 명예
를 담고 있으니까. 그가 말한 것은 사실이라 봐야 되네. 헤티그. 난 클랜 영역을 여행한 적이 있어,
그들의 말은 진실을 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마샬이 헤티그를 꾸짖었고, 헤티그는 불만이 가득 찬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좋네. 트렌트. 자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

이 방에 처음 들어온 이후, 비로소 트렌트는 안심했다.
마샬은 이너 스피어의 진정한 전사라는 것을 예상한 트렌트는 갑자기 그를 신뢰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게 말해주게. 스타 캡틴. 스모크 재규어 클랜은 정말 자네가 죽었다고 믿고 있나? "

" 그렇소. "

"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나? "
헤티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 만약 그들이 내가 살아있다고 여긴다면, 이런 중요한 정보의 누출을 막기 위해서 클랜 점령 영역의 모든 클랜
은하단이 지금쯤 전 이너 스피어 영역에 공격을 퍼붓고 있을 테니까.. "

" 알겠네. "
마샬이 말했다.

" 이 정보를 얻기 위해 우리는 모든 ROM 요원들을 클랜 내로 비밀리에 침투시켰지.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어. "

"..."

" 하지만, 쥬디스라고 했나? "

" 예. "

" 고맙네. 쥬디스. 그리고 트렌트. 당신들은 우리의 탐사선이 몇 십년간이 걸려야 얻어올 수 있는 정보들을 가져왔어. "
이렇게 말하며, 마샬은 이들에게 경례를 붙였다.

" 그 정보가 유용하게 쓰인다니 나로서도 기쁘군. 하지만, 내 요청은 어떻게 되었소 ?"

마샬은 트렌트의 말에 빙그레 웃음지었다.

" 컴가드 총사령관이자, 컴스타 선창자로서, 나 마샬 아나스타시우스 포싯은 지금 이 시간부로, 귀관이 운용했던
2성대 규모의 부대 지휘권을 줄 것을 약속하겠네.
컴가드 군으로서 앞으로 당신은 내 직속 부대에 배치될 것이네.
부대 명칭과 제반 사항은 나하고 상의하기를..
전투엔 참가할 수 있겠지만, 투입 전, 내 허락이 있어야 될 거야. "

" 고맙소. 선창자 마샬. 하지만, 내 정보에 비교해 볼 때, 난 성단군 규모의 부대를 운용하고 싶은데..."

" 언젠가 그렇게 될 거요. 스타 캡틴. 아직 당신이 부대 지휘관으로서 자기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 만큼,
  자격이 된다고 하면, 난 언제라도 당신을 지휘력에 걸맞는 부대로 배치시켜주겠소.
  전사로서 태어난 만큼, 별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되오만? "

트렌트는 아직 책상위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별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시 한 번 전사들을 이끌고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몹시도 기쁜 그였지만, 한편으로 고향 영역을
침공해야 된다는 것이 마음 속에 무겁게 짐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난 옳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거야...'

" 좋소. 선창자 마샬. "
그렇게 말하며, 책상 앞으로 걸어간 트렌트는 홀로그램 장치의 보안 암호를 해제시켰다.
몇 번의 깜박거림 후, 홀로그램은 클랜 영역과 이너 스피어 영역을 가로지르는 붉은 선을 내보였다.

" 난 당신에게 '대이주의 길' 을 주겠소. "

흥미를 감추려 하지 않는 듯 영상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두 명의 사람에게 트렌트가 말했다.

" 위대한 케렌스키 부자의 정신을 따를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명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승리의 의미를 가르쳐 줄 수 있기를...."
그의 선조들은 과거 클랜 전쟁 시대의 유명한 클랜 전사이자 역사학자였다. 소년 시절, 역사의 중요성을 배웠던 그는, 이제 , 메크워리어'암흑기' 가 도래함에 따라, 본명을 버리고 이름을 cardova 3세로 바꾼 뒤, 과거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냉철한 눈과 차가운 마음으로 이너 스피어를 주시하며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