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할 경우 플레이 목록1위였던 하프라이프2.

일단 FPS는 싱글 클리어하면서 후딱후딱 해치우고 있슴. 하프2는 클리어 했지만 오렌지 박스 다시 구입할 예정이고 cnc3와 케인의 분노는 이미 구입.

오락 엄청 해대네요. 컴퓨터 업그레이드 괜히 했나. -_-

하프라이프2는 한글화도 잘 돼 있어서 즐겁게 했는데 레벨 디자인이 정말 잘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특정 소모품이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서는 무한 리필 박스가 적제 적소에 배치 돼 있더군요. 인터페이스도 하프라이프1과 거의 동일해서 익숙하고 말입니다.

다만 하프라이프1만큼의 충격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하프라이프2도 이미 발매된 지 몇 년이 지난 게임이로군요.

마음에 들었던 점은 한번 클리어하고 지나가면 새로운 게임으로 다시 시작해도 에피소드별로 골라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프라이프2는 특히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이벤트가 중간중간에 제법 있다보니 자잘하긴 해도 꼭 필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이런 거 신경 써주지 않는 게임들도 있으니까요.

이야기의 흐름도 자연스럽고 분위기도 마음에 들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프라이프1때 우주로 넘어가면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느낌이라던가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알 수 없는 난장판 상황에 던져졌다는 느낌은 좀 덜하더군요.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일까? 하프라이프 1때는 큰 사건에 휘말린 개인으로서 움직이는 거 같았는데 이번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만인의 주목을 받는 위치다보니.....

뭐 이건 그런 쪽의 전개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내린 결론이겠군요.

주인공이 후반에 어떤 사건이나 레벨업에 의해 강해진다는 것은 좋았던 거 같습니다. (중력건 업. 요즘은 이런식으로 주인공이 강해지는 게 FPS계열에서도 트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플레이상 마음에 약간 안드는 점은 시민군에게 내릴 수 있는 명령이 너무 단조롭다는 거(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라고 시켜놓고 뭐좀 하다보면 뒤에서 우르르) 그리고 중력건으로 방패막이를 하거나 물건을 들고 있을 때 큰 물체를 들고 있으면 앞이 잘 안보인다는 것 정도가 있겠습니다.
(바이오쇼크에 중력건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마법이 있는데 물체를 반투명 처리해서 앞을 보는데 무리가 없죠.)

그리고 개인적으론 업그레이드 된 중력건을 들고나서 게임플레이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정도? 오히려 후반전인데도 게임플레이는 시가전을 할때보다 난이도가 훨씬 낮게 느껴지더군요. 로딩 몇 번 안하고 한큐에 끝내버렸으니.....

그리고 약진이 생긴 건 아주 마음에 들고 거기에 드는 보조전력을 라이트 전력과 함께 공유해서 쓴다는 것까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에 들어갔을 때 산소량과 공유한다는 건 이상하기도 이상할 뿐더러 불편하더군요. 일단 물속에서 라이트를 쓰면 전력이 두배로 소모되니까 매우 촉박하죠. 하프라이프1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번작은 전작에 비해 어두운 곳이 너무 많다보니 라이트를 자주 쓰게 되는데 이 점도 게임플레이 도중에 일부러 기다리는 시간을 만들게 되는 거 같습니다. 레이븐 홈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어두운 톤은 안쓰는 게 더 나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요즘엔 또 어두운 배경이 트랜드 같더군요. 흠.)

사족.
하프라이프2를 진행하다가 보면 MIT가 무슨 SAS나 KGB같은 집단처럼 느껴짐. 전투헬기를 격추시키고 나서 듣는 소리가 '역시 듣던 명성대로구만' 이라니....
물리학자인데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명성을 떨진 겝니까.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