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미국식과 일본식 두 종류의 롤플레잉 게임이 존재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계속되리라 본다. 일본의 롤플레잉 게임은 많이 플레이해보지 않았다. 솔직히 여가시간에는 게임을 별로 하지 않는다. 동료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파이널판타지나 드래곤퀘스트는 분명히 좋은 게임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잘 정비된 캐릭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전략 게임이지 진저한 롤플레잉 게임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롤플레잉 게임들은 "RPG"이고 정통적인 롤플레잉 게임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RPG는 캐릭터성, 전투에서의 전략, 아이템의 활용(Item Management)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롤플레잉 게임의 본래 의미인 각 캐릭터들에게 "역할수행 Role Play"은 많이 희석되어있는 느낌이다.
* 리처드 개리엇, 1999년 10월호 인터뷰
참고: RPG는 등록상표
사견// 그런데 롤플레잉 게임을 일본식 서양식 이런 식으로 나누에 이야기 하기만하면 폭주해서 발작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쏟아내는 분들이 항상 계시던데 그건 왜 일까요? 원래 인간사라는 것이 칼로 보기좋게 딱 몇가지로 잘라지는 일이 있던가요? 그저 분석과 탐구의 틀인데 거기에 왜 그렇게 예민한게 반응하는지 모르겠어요.
폭주해서/라든가 발작적으로 라든가... 표현이 좀 문제있어 보이네요.
저도 굳이 구분하는걸 싫어하는 쪽인데...
대부분 그 구분에 대해 반박하는 쪽은 이른바 서구쪽 rpg의 우월성 논쟁에 질리신 분들이 많아서 그럴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구분이란 어느 하나가 높고 어느하나가 낮다는 결론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들에게 자신이 믿는 개념은 단순한 지식정도가 아니라 신앙입니다. 건드리면 칼들고 일어나서 성전이라도 일으키는거지요. 대처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온전한 무시요. 그냥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저걸 신앙으로 삼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아픈 사람이라고 측은하게 여겨줍시다.
일본식이니 미국식이니 전략이니 롤플레잉이니하고 나눌 필요는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게 좋으면 이거 하고 저거 싫으면 저거 안하면 그뿐인걸요. 서양식이라고 하는것 내에도 바이오쇼크, 디아블로, 발더스 게이트, 처럼 딱히 일본식과 시스템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들도 많습니다. 그냥 개발자가 "난 이런걸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만들면 형태가 조금씩 차이날 뿐이죠. 저 위의 말도 일본식 게임들을 비하한다는 쪽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혹은 자기 취향이 아니다고 해석하는게 쓸데없이 소모적인 논쟁을 시작하지 않는 방법일겁니다.
주인공의 선택에 의해서 세계가 제대로 변화하는 게임을 내 놓은 곳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 얼마되지 않는 게임 중 하나를 만든게 저 리차드 게리엇이라는걸 생각하면 저 사람이 말하는걸 가벼히 흘려들을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저 사람이 말하는 것들이 전부 바이블에 실릴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사족>피터 몰리뉴가 그 얼마되지 않는 게임 중 하나를 만들려고 예전부터 도전을 해왔지만, 최근의 결과물은 생각보다 신통찮지요. 이번에 만들고 있는 페이블2가 이전에 말했던것을 지키는 게임이 될지, 아니면 또하나의 실패작이 될지는 두고 봐야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광대한 세계를 여행한다는 컨셉의 알피지 게임들을 만들어왔던 베데스다에서 폴아웃의 최신작을 옛날 폴아웃 스타일을 고대로 살려서 만든다고 하는데, 과연 플레이에 따라서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 엔딩이 얼마나 변화무쌍 할지도 기대가 큽니다.
저야 아무것도 모르지만, 저기서 말하는 서구식 RPG와 일본식 RPG의 차이는 캐릭터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 직업인 [클래스]의 비중을 두고 하는 이야기 아닌가요? 일본식 RPG라면
무엇보다 잘 짜인 시나리오와 인물을 집어넣고 드라마같은 진행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니까요.
주인공이 어떤 클래스인지보다는 어떤 사연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인지가 중요하고,
심지어 전투 부분도 종종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날 정도로 시나리오의 비중이 크단 점에서 말입니다.
그렇지만 서구식 RPG에선 부모가 마귀들에게 살해당한 트라우마로 불안정한 성격을 가진
떠돌이가 다정한 미소녀 엘프를 만나 마왕을 처치하는 여정을 떠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맘에 드는 클래스를 골라 몹들을 때려잡으며 보스를 찾아다니는 게임 그 자체를 중요시하니까요.
뭐 두서없는 의견에 사족을 붙여보자면, 일본식 RPG의 플레이 캐릭터는 자기만의 이름과 사연을 갖고
있지만 서구식 RPG의 플레이 캐릭터는 이름도 사연도 없이 그저 기술과 클래스 고유의 특징만을
가진 도구에 가깝다는 걸까요.
아마 리니지나 와우도 구분하자면 서양쪽에 더 가까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식 RPG는 글쎄요,
어디까지나 싱글플레이용으로나 가능하지 멀티플레이용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서양식 RPG의 장점은 뭣보다 멀티플레이용으로 만들기가 쉽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조가 된
보드게임도 애초부터 여러사람이 함께하는 걸 전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원맨 플레이를 기본 틀로 하는 게임도 서구식 RPG의 본질과는 좀 떨어진 것 같네요. 물론 액션
롤플레잉도 파티 플레이란 걸 할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이고 선택적인 사항이고,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 한 명이 첫번째 퀘스트부터 마지막 퀘스트까지 모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이상 [역할 놀이]라는 개념이 흐려졌다고 해야지 않을까요.
음... 그런데 또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일본 RPG 쪽이 더 역할 분담적인 성격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럼 뭘로 구분해야 하는거지.
10년전 인터뷰를 지금 상황과 비교해보는건 재미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긴 힘들것 같네요
아무리 로드 브리티쉬였던 그였다지만 지금은 그저 엔시소프트의 일원중 하나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