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 이래로 이달의 2번째 영화군요. 한달에 영화 2번 보기도 드문데...^^;
 다들 아시다시피 토르는 북구 신화의 캐릭터를 마블 만화 속으로 편입시킨 케이스 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블 코믹스 전개에서도 북유럽신화의 대 이벤트 라그나로크 를 무시할수 없는데요.
  이번 영화판 라그나로크는 아스가르드의 멸망이라는 기본적인 소재를 가져다라 마블영화속에 적절히
섞어 내놓았습니다. 
 코믹스에 이미 라그나로크로 대부분의 아스가르드 신들이 죽고 멸망하는 이벤트는 시빌워 이전에 한번 있었고
현재의 토르는 그때 한번 죽었다가 부활한 케이스 입니다. (국내 번역출간된 토르 코믹스 기준) 
 거기에다 영화는 헐크의 명작 에피소드 "플래닛 헐크" 를 섞어서 사카아르 를 아스가르드 이상의 비중을 가진 
주무대로 만들었는데  코믹상의 설정으론 어벤져스의 주요 멤버들에게 속아 우주로 추방된 헐크가 
잔혹한 노예검투 시합을 주재하는 폭군이 다스리는 별 사카아르에 추락해 검투사 생활을 하다가 민중의 
영웅이자 혁명 사령관(?) 으로 추대되어 압재를 전복하는 이야기 입니다. 잘보면 영화도 기본적으로 그 골격을
따르는데 , 플래닛 헐크쪽에선 곁다리로 나오는 제압당해 헐크랑 싸우는 영웅이 "실버서퍼" 였죠.  

 다만 영화판 라그나로크에선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싹둑치고 , 실버서퍼 대신 토르가 헐크와 붙습니다. 
강제조종장치에 가까웠던 복종디스크도 단순히 말안듣는 노예를 마비시키는 수준으로 다운되었고요. 
 헐크는 - 이때 거진 몇년 단위로 헐크가 주도권을 쥐고 배너는 방구석신세 - 이때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여친도 생기고 , 나중에는 왕도 되는 등 - 끝도 없이 올라갔다가 ... 이하 생략. 

 암튼 영화에선 주인공이 토르다 보니 헐크의 고뇌와 역경은 사라지고 토르가 고생하는 이야기로 바뀝니다. 
덤으로 깨알같은 개그들이 찰지더군요. 헐크와 배너를 오가며 양자의 환심을 사기위한 토르의 줄타기 라던가..
어벤저스의 그장면을 제3자 입장에서 본 로키의 환호 ^^

 뭐 지구와 닥터스트레인지도 살짝 나와 줍니다. 

그리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익스큐셔너- 장칭 청소부- 라는 도끼와 m16들고 쏘는 아스가르드의 조연캐릭터는
나름대로 토르 코믹스에서 비중있는 악역캐입니다. 나중에 개심해서 영웅적으로 죽는 데 그걸 원작과는 다르지만 
  개연성있게 구현했더군요. 

 악역인 헬라는 나름대로 인상적이긴 한데 액션씬이 좀 아쉬웠습니다. 혼자서 아스가르드 군대를 해치워 버리는 모습이
주된 활약인데 너무 합을 맞춘다는 느낌이 강해서.^^ 그외에 퇴장은 꽤나 머리쓴 트릭이었습니다.  신화 원전의
수르트를 이런식으로 활용할 줄이야...

 덤으로 마지막에 아스가르드 난민들이 지구로 향하는 스토리는  원작코믹스에서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00년대에 나온
에피소드로 아는데...
우주선이 아니라 마법적인 방식으로 지구에서 부활하는 거지만 ... 요즘의 난민 문제를 뉴스로 보다보니 왠지
씁슬하더군요.  여하튼 코믹스의 팬으로서 이리저리 뜯어볼 구석이 많아서 좋은 영화였습니다. 코믹스를 잘모르는
분들도 즐겁게 보셨기 바랍니다.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