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조로 명량을 보고 왔습니다.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냥 효도관광차원에서 어머님 모시고 갔다 온건데...
(그나마도 요샌 백수라 , 영화비는 동생이 , 점심값은 어머님이 대시고 전 몸만 갔다왔죠. -_-;) 

 기대이상으로 볼만은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극영화에서 일본- 주로 왜구-가 등장하더라도 처음에 몇마디만 일어로 하고
그다음 부터는 일본삘 나는 우리말로 하는게 익숙해져 있었는데 요새 한국영화 수준이 많이 올라간듯 합니다. 
 어쨌거나 일본측 배우들도 연기 잘하더군요. 듣자니 요새 일본 영화들은 배우들이 너무 연기가 형편 없어서 영화산업이
침체되었다던데? 그냥 우리나라 배우들이 일어대본 보고 외운건가? 거기까진 잘 모르겠네요. 

 근데 보고 나서 생각보다 뭔가 껄적지근하달까? 좀 미비한 점이 느껴져서 그게 뭔가 마음에 걸렸는데 . 집에와 TV를 트니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서 공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그순간 아! 하고 탁 머릴 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명량대첩에서 충무공 배에 왜군이 올라타서 백병전이 벌어졌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오히려 
부하장수 중 안위가 탄 배에 왜군이 올라와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 라는 짤막한 기록은 있더군요. 
그걸 영화상에서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 충무공의 배에 직접 왜군이 쳐들어 오고 적장과 이순신 장군이 직접 검을 부딪치는
식으로  싸우는 장면이 나왔죠. 

 그리고 나서 지나치게 험한 울돌목의 소용돌이 근처에서 싸우던 충무공의 판옥선은 적군 함선 여러척을 소용돌이의 도움으로 
침몰시킬수 있었지만 , 결국 충무공의 배도 울돌목 소영돌이에 휘말려 침몰할 처지에 몰립니다. 그때 주변 백성들이 거룻배 
여러척에 나눠타고 쇠사슬을 걸어 잡아 당겨서 판옥선을 소용돌이에서 끄집어내 천행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사실 그때 장면의
분위기를 보면 판옥선의 전원이 사실상 죽음을 받아 들이는 분위기였다가 극적으로 반전이 되지요.  이일은 분명히 허구지만...
굳이 그런 장면을 넣은 까닭은? ......

 역시 세월호가 아니었을까요? 구해야할 수많은 젋은 목숨들이 희생당한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그 억눌린 심정이 명량을 통해 
한풀이 내지는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가라앉는 충무공의 배를 억지로 소용돌이에서 끄집어내는 민초들의 모습에 , 비록 그것이 판타지라고 해도 국민들이 감정이입을 한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영화 자체는 잘만든 편이긴 합니다만 , 한 500만에서 7백만 선? 그정도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미 1천만 그것도 최단기 라는군요. 역시 그런 사회분위기를 잘 탄거같다... 는게 제 감상입니다. 

ps. 오늘도 국회에선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지리한 공방만이 계속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차라리 세월호에 단원고 학생들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타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높으신 양반들이 만약 배에 타고 있었다면 해경들도 목숨걸고 구하러 들어갔을까요? 아니면 아예 초장부터 자기가 살자고 배에서 갑판으로 삐집고 올라와서 의외로 희생자가 0에 가까웠을지도? 


ps2.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주로 인질범이나 테러리스트가 농성하는 건물을 폭약으로 벽을 뚫고 침투해서 제압하는 특수부대같은게
나오는데 , 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기술이나 능력을 갖춘 부대를 양성해서 차후에 대비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그런 상황- 정상적인 비상사태 전달이 안되는 경우의 대비책,  일반적인 이동통로가 막혔을 때를 대비한 강행돌파 수단 등등을
갖춰나가야 하는데 , 그쪽은 누가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