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나오기 시작한지 10년밖에 안됐고는 스파이더맨 3이 나온지 5년밖에 안 됐는데 그새 못참고 리부트를 하는 판인, 바닥에 깔린 찌꺼기까지 깔끔히 긁어다 우려먹기를 원하는 헐리웃에서는 로보캅 역시 리부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3년 개봉을 예정으로, 브라질의 경찰 문화를 리얼하게 담아낸 '엘리트 스쿼드' 시리즈의 호세 파딜라 감독을 데려다가 찍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얼마 전에는 요즘 유행하는 가짜 광고 형식의 티저를 공개했네요.



 좀 썰렁하지만 그럭저럭 평범하게 생긴 무인전투기 같은 게 하나, 로보캅 디자인을 슬쩍 엿볼 수 있는 영상 일부, 그리고 로보캅 1편을 보신 분이라면 잊을 수 없는 그 이족보행 로봇 ED-209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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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디자인한 사람 누굴까요. 트랜스포머 짝퉁은 이제 좀 그만 봤으면 싶은데. 이전에 공개된 오토바이도 뭔 트론 짝퉁이냐 하는 반응을 얻었고 로보캅 역시 너무 미래적으로 잘빠졌다는 반응이 많았었는데 이건 좀 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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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원판의 디자인을 꼭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워낙 유명한 디자인인데 리파인을 너무 과하게 했다 싶군요. 87년의 영화 촬영시에는 몰락한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의 컨셉에 걸맞게 사용된 모형에도 자동차 부품을 꽤 사용했다고 하고, 척 보기만 해도 몸통 디자인 역시 자동차의 전면 후드를 따라갔다는 것 역시 쉽게 눈치챌만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단순하고 실용적이고 그럴듯하게 디자인된 형태지만, 다만 영화 촬영 당시 자동차들의 유행하는 디자인처럼 좀 뭉툭한 곡선을 따르고 있는 터라 요즘 보기엔 약간 낡아 보이기도 하는 거죠. 요즘 자동차들처럼 좀더 날렵한 곡선을 넣어주는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뜬금없이 건드리면 손 베일 것 같은 트랜스포머풍 디자인이라니! 물론 트랜스포머도 오토봇이 있으니 자동차...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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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다른 이야기지만 패트레이버의 AV-98 잉그램도 디자인적으로 로보캅의 영향을 다소 받았는데요. 컨셉도 그렇고, 다리에서 총 뽑는 연출도 뭔가 비슷하고 위의 초안 디자인을 보면 로보캅의 무식한 Auto-9 비슷한 권총까지 들고 있죠. 역으로 로보캅은 일본 특촬물의 영향을 받았고요. 어쨌건 경찰 모티브인 덕에 비슷하게 적당히 둥글둥글하고 각진 옛날 경찰차에서 노골적으로 모티브를 따온 디자인(사용 부서부터가 특차特車과니)입니다. 그런데 리부트한답시다고 이 녀석 리파인해서 오토봇 만들어놓으면 뭐가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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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바리케이드가 되나?

 아무튼 영상을 보면 설정상으로도 참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ED-209가 전차포 맞고도 멀쩡한데다 M1 전차와 거의 유사한 크기입니다. 못해도 높이가 거의 7~8미터, 틀림없이 거대 메카로 분류될 정도는 될 것 같은데, 이런 무식한 걸로 도시 치안을 어떻게 지킨다는 건지 싶군요. 영화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로보캅이 이 친구와 맞짱뜨려면 완다와 거상을 찍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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