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동네(라고 해야 되나)인 <스타워즈> 게시판을 보면, 종종 외전에 대해서 논의하곤 합니다. <스타워즈>
는 외전이 본편을 집어삼킬 정도로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편과 외전의 차이점을 놓고 팬들 간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본편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영화가 없었다면, 다른 외
전도 없었을 테니까요.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도 팬들의 사랑을 담뿍 받은 작품답게 외전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외전이 참
으로 독특하게도 혼합물, 한마디로 짬뽕 외전이죠. <AvP> 관련 시리즈가 그것인데, 에일리언이나 프레데
터 하나라도 없으면 이 외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작품들의 크로스 오버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외
전을 통해서 이렇게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프레디 대 제
이슨> 등과 <AvP>를 비교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외전이 있으면 본편의 팬들이 항의하는 법입니다. <AvP>도 에일리언 팬들의 항의를 받았다고 하
더군요. 전에도 몇 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예술영화에 등장한 에일리언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이
유 때문입니다. 게다가 외전으로 인해 본편이 오해받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거죠. 외전이 늘 부딪히는
문제를 <AvP>라고 해서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외전을 그냥 즐기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솔직히 에일리언의 상업화는 시리즈가 기획된
2편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예술영화의 속편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하죠.
그리고 <AvP>로 인해 기존의 이야기가 오해받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스페이스 쟈키를 프레데터라고 오
인하는 게 대표적인 예죠. 그러나 이건 일부 팬들의 문제일 뿐, 그로 인해 에일리언의 이미지가 실추되거
나 하진 않습니다.

외전은 팬들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세계관을 더욱 풍부하게 해줍니다. 즉, 즐길 거리가 늘어난다
는 뜻입니다. 치졸한 상술로 빠지는 경우가 없진 않지만, 저 같은 경우 일단은 외전을 반기는 편입니다.
그게 설사 정전의 반열에 오르는 <에일리언>이라 하더라도 'SF를 즐기자'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도 외전에 대한 색안경을 벗었으면 하는군요. 엄숙한 것도 좋지만, 가끔은 가벼움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