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기억하고 있던 브리튼은 언제나 활기찬 곳이었다.  동쪽과 서쪽, 두 은행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토론을 벌이는 사람들, 사물함을 정리하느라 정신 없는 사람, 돈을 세면서 뿌듯해하는 사람, 행여나 누가 훔쳐갈까봐 경비병 가까이에 서는 사람 등등 - 여관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바에는 낮이든 밤이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아침의 브리튼은 고요하기만 하였다.

  주변을 둘러본 그는 한 무리의 서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무장을 하고 있었고,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그와 Marry를 발견했다.  그 사람은 미소지으며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로드 브리티쉬의 영광이 함께 하기를Be Honor with you!  별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아침입니다.  여행자이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예, 보다시피요.  브리타니아의 시민 치고 여행자가 아닌 사람이 있을까요(이 부분에서 그 사람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일입니까?"

  "모르시고 계신걸 보니 꽤 오랬동안 브리튼을 비우고 계셨던 모양이군요.  지금 브리튼은 몬스터들의 침략을 받고 있습니다."

  "예?"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Mary 를 바라보았다.  Marry는 뭔가 알고 있다는듯한 표정으로 씁쓸히 미소지었다.

  "그 강력한 경비병Guard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겁니까?  그리고 침략이라니오?"

  "아직 자세한건 모르지만, 브리튼 뿐만 아니라 갑자기 전 브리타니아의 주요 도시들이 몬스터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는 로드 브리티쉬Lord British(이 이름을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경의가 서려있었다)께서 직접 경비병들을 이끌고 진상 규명에 나서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미약한 힘으로나마 도시를 방어하는 중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의 심정은 참담했다.  비록 브리타니아의 시민으로 인정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브리타니아를 사랑했다.  브리타니아의 고통은 그의 고통이었다.  그는 곧 굳은 얼굴로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전 아직 미숙한 전사지만, 제가 원하는 위치에 제 검을 가져다 놓을 자신은 있습니다.  저도 브리튼의 방패가 되고싶습니다."

  그는 웃었다.

  "의지가 같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소!  슬픔 가운데의 한줄기 희망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그는 Marry 를 보았다.  Marry 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어.  미안하지만 난 동참할 수 없어."

  그 사람은 Marry 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가야할 사람은 가야합니다.  그것이 브리타니아이니까요."

  Marry 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나중에, 만날 수 있다면."

  "후의 회후가 금빛으로 넘치기를."

  Marry 는 미소지었다.  그도 미소지었다.  Marry 는 그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브리튼의 시내로 들어갔다.  그는 Marry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돌려 옆의 사나이를 바라보았다.

  "Vergilius"

  "예?"

  "제 이름입니다.  Vergil 이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는 웃었다.

  브리튼 자치대 - 편의상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 에 잠시나마 몸을 담게된 그는 자신을 Vergilius 라고 밝힌 사나이가 자기에게 건네는 가방을 보고 당황했다.  꽤나 묵직해 보이는 그 가방을 받아들며 그는 Vergilius 에게 의문의 눈길을 보냈다.  Vergilius 는 웃으며 설명했다

  "보급품입니다.  뭐, 대단한것은 못되지만요."

  그 안에는 천 여러장 - 필히 잘라서 붕대로 쓰라고 넣은 것이리라 -, 빵 3덩이, 큰 방패Large Shild, 뾰족한 투구Nose Helm 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Vergilius 가 그에게 물었다.

  "사용하시는 무기가 Swordmanship 과 Fencing 중 어느것에 기초를 둡니까?"

  "Fencing 입니다."

  Vergilius 는 재빨리 크리스Kryss 한자루를 가져다주었다.  손질이 잘된, 숙련된 대장장이가 만든것이라는걸 알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다지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시민들의 성의입니다.  우리는 오늘 로드 브리티쉬의 전령이 도착할 때 까지 이곳을 지킬것입니다.  그리고 전령의 전언에 따라 우리의 거처가 정해지겠지요."

  그 뒤, 심심해진 그는 빵 한조각을 질겅대다가 문득 새로 받은 크리스의 상태가 궁금해 날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다가 베인 후, 의기소침해져서 칼을 집어넣고 방패를 집어들었다가 손이 미끌어져 발등을 찧이는 바람에 발등을 잡고 팔짝팔짝 뛰어다니다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머쓱해져 자리로 돌아가 다시 빵조각을 씹었다.  정오가 약간 지난 그때, 저 멀리 파수대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도마뱀인간들과 쥐인간들이다!! Lizardmans and Ratmans!"

  한순간 자치대들의 주둔지는 조용해졌다.  저 멀리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무기를 거머쥐고 파수대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달리며 손에 잡은 크리스의 감촉Grip 을 확인했다.  장갑이 젖어들기 시작했다.
"두려움을 정신을 죽인다. 두려움은 완전한 소멸을 초래하는 작은 죽음이다. 나는 두려움에 맞설 것이며 두려움이 나를 통과해서 지나가도록 허락할 것이다. 두려움이 지나가고 나면 나는 마음의 눈으로 그것이 지나간 길을 살펴보리라. 두려움이 사라진 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