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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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4rn0kYeoZLo
어쩐지 잭 런던의 <버닝 데이라이트>가 떠오르는군요. 실물 생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결론 때문에요. 소설 주인공이 골드 러시 밑천으로 대도시에서 과감한 투자와 매입으로 돈 놓고 돈 먹기를 반복하죠. 하지만 결국 주식이란 것도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실제 실물 생산에는 아무런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하죠. 차라리 땅에서 작물 키우는 시골 농부가 낫다는 결론에 이르고요. 뭐, 책 내용은 좀 낭만적인 구석이 없지 않지만.
옛날에는 신용 경제를 없애고 그냥 실물 경제만 돌리면 안 되나 생각도 했었는데…. 사람 사는 게 그렇게 딱딱하지 못한 터라 불가능한 방법이죠. 아마 이런 소재를 다루는 SF 유토피아도 있긴 할 것 같은데.
동영상은 경기순환이 생기는 이유와 그런 경기 순환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군요.
최근 경제학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배우고 있는데 기초로 배운것들을 영상으로 보게되니 복습하는 기분도 듭니다.
단 지 마지막에 나오는 세가지는 어찌보면 "비 맞고 다니면 감기걸린다." 수준의 당연한 말이라 오히려 동영상의 목적을 의심하게 만들기까지 하는군요. 특히나 세번째는 "죽을때까지 성장하라"는 말이랑 별 반 다를게 없는 소리라. 경제학의 단점 중 하나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인간의 경제활동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이라 학문속의 모델경제랑 실물경제는 괴리가 있고, 나무 하나하나를 보는게 아니라 나무라는 한 종의 행태와 숲이라는 큰 틀을 관찰하는 방식이라 개인적인 문제와 그 해결방안등에는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무시하기까지 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연적으로 경기는 돌아올 것이라고 단기적인 정책 위주로 움직이던 케인즈를 샤워실의 바보라고까지 매도하던 경제학자들더러 "장기적으로 볼때 우린 모두 죽는다고" 돌직구를 날린 일화가 있을 정도로 경제학은 단순한 숫자만의 학문이 아닌데도, 쉽게 그 이쁜 그래프만 보면서 나온 결론이 "비 맞지 마라. 감기걸린다"라면 너무 심한거 아닐까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결론에서 앞서 설명해온것조차 무시하는 점이나, 몇몇 부분에서는 과도한 비약, 혹은 의도적인 무설명들이 있어서 더더욱 의심은 커집니다.
어떤 일은 그냥 아주 단순하게도, 개인의 힘으로 안되는겁니다. 그런 일을 가지고 쉽게 "개인 하나하나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라면 의심 받아도 할 말 없을거 같네요.
한줄 요약하면 경기 사이클은 채무 때문에 발생하고 그 때 벌어지는 대처나 문제점을 다룬 것인데 그 주제 자체는 알기 쉽게 설명해 주지만 그 외의 내용이 거의 없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마 [경제]라는 단어가 워낙 포괄적인 것이라 기대치가 너무 올라갔나 봅니다. [경기 사이클은 왜 발생하는가] 라는 제목이었으면 더 괜찮았을 것 같음.
너무 원론적이고 단순화된 모델을 다루는 영상이라 경제에 관심 갖고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경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주워본 사람이라면 할 말이 많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긴 뭐 경제학 처음 시작할때 배우는게 완전시장경제니까요.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모델이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죠. 일종의 배우기 위해 가정된 모델이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