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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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면 기쁜 소식. 이를 알리면 좋으니까 클럽에 적고 봅니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번 아시안컵 결승전에 올라갔습니다. 27년 만에 결승전에 올라갔다는 소식에 놀랍습니다. 그리고, 축구팬에게는 가슴 속에 있을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어냈다며 서툴게나마 헤아립니다.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
기왕 축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축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오랜 생각을 풀어보면...
2012년 올림픽 동메달 (3위)
2014년 아시안 게임 우승 (1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탈락 (1무 2패, 대부분 참패)
2015년 아시안컵 결승진출 (5연승 중, 무실점)
학창시절...
공부잘하는 진정한 실력자들은 성적에 기복이 거의 없었고,
그 아래에서 왔다갔다 하는 레벨은 좋았다 나빴다 기복이 심했더랬죠.
한국 축구는 어떤 의미에서는 예측이 쉬워서 좋습니다.
직전 대회에서 별로였으면 그 다음에는 좋은 실적을 얻을 가능성이 높고,
한 두 번 좋은 성적을 냈으면 이제 쫄딱 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죠.
따라서 현재 성적은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 월드컵에서 망했으니 이번에는 좋아질 차례죠.
그렇다면 이번 아시안컵 성적이 괜찮으니, 다음 대회는 망할 가능성이 꽤 높아지는 셈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것은 올림픽 예선인가요? 예선은 그럭저럭 하겠지만 올림픽 본선이 문제가 되겠네요.
분발해서 다음 올림픽에서 성적이 괜찮게 나온다면, 두 번 연타로 좋은 성적을 냈으니 아시안 게임에서 망할 가능성이 크죠.
최근 화제인 차두리 열풍을 보고 있자니까...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칭찬이 자자했던 고정운 열풍이 생각나더군요.
그 이전까지 스피드와 파워만으로 축구하던 고정운이 월드컵 이후 기량이 급성장했다고 다들 침이 마르게 칭찬했는데,
1998년인가 월드컵 예선 당시 도쿄에서 한일전을 하는 데 실수로 일본 쪽에 멋진 어시스트를 전달해서 골을 먹었습니다.
그 치명적인 실수 이후 잘나가던 고정운은 조용히 사라졌고, 어느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명단에서 제외되었죠.
그런 모습을 생각해 보면 이제 그만둘 때라는 것을 스스로 정하고 준비하는 차두리의 선택은 꽤 현명하다고 봅니다.
자신의 실력이 별로 안정적이지 않고, 지금 피크라고 해도 이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월드컵때만 그나마 챙겨보는 전형적인 냄비팬인데.. 기쁜마음보다는 좀 미안하고 부끄러운 느낌도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