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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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난 주 영화 <엔더스 게임>이 개봉했습니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흥행 순항중입니다.
해리슨 포드, 아서 버터필드, 벤 킹슬리 등의 연기는 안정적이었다고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해서 평론가들이 매긴 점수는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초 영화화에 반대했었던 원작자 올슨 스콧 카드는 영화를 보고 무지 좋아했다고 하구요.
그런데 영화 개봉에 관련하여 엉뚱한 데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엔더의 게임>을 쓴 올슨 스콧 카드가 본래 신학을 전공하고 전도사로 활동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단체에서 임원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엔더스 게임> 영화 불매운동을 결의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의 영화 배급업체는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동성애자들을 달래느라 난리가 났고...
해리슨 포드는 쿨하게 "그냥 영화에 집중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냥 혼자 생각인데...
<사자의 대변인>에서 엔더 위긴은 정상적인 연애를 하기보다 로리콤 비슷한 녀석이었습니다.
꼬맹이 여자애의 호소 딱 한 번 듣고 부랴부랴 달려오고, 그 와중에 이미 벌써 사랑에 빠졌다고 하고...
심지어 <엔더의 게임>에서 어린 나이에 학살자로 낙인찍혀 마음고생하며 총각으로 순절하게 된 엔더를
정상적으로 결혼한 가장으로 만들기 위해 <사자의 대변인>과 <제노사이드>를 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원작자의 "정상적인 결혼"에 대한 집착 때문에 쓰여진 속편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히 영화와는 좀 안맞는 스토리라인이었죠. 드라마 라면 몰라도? 하긴 엔더의 게임 자체는 너무 오래전 읽은 거라 잘 기억안나고
그나마 신작인 엔더의 그림자 만 좀 기억나는데 , 그쪽이 약간 드라마처럼 조금 길게 만들면 무난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쪽이건 영화는 그닥...
어라, 제가 듣기로는 <오블리비언>이나 <애프터 어스>보다 개봉 성적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순항 중이라니 다행이네요.
아쉽게도 이 영화는 작품 자체보다는 작가 성향을 둘러싼 논쟁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북미 지역에만 한정된 문제일지 모르나, 북미가 가장 큰 시장이라는 걸 고려하면 장애가 많지 않을까 싶더군요.
1주차에서는 1위를 하고 흥행하는듯 싶었지만.. 2주차에서 토르가 선전해서 엔더스게임은 대폭락 중이라니...
흥행이 크게 성공적이지는 못할듯 합니다..
작가가 현재에도 동성결혼에 대해서 아주 공격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배급사쪽에선 아주 힘들어하는 정도..
카드는 카드대로 '저건 내 원작의 영화가 아니다. 보지 마라' 라는 식으로 인터뷰 했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르귄 여사가 지브리의 게드전기를 보고 '이건 미야자키의 작품이다. (내 원작 작품이 이럴리가..)' 라고 모호하게 돌려깐거에 비하면 카드는 아에 대놓고 훼방질이라 논란이라고..
카드 인터뷰 내용은 "이 영화는 게빈 후드화된 영화이므로, 원작의 열렬한 팬이라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영화를 안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인터뷰 내용은 아래와 같은 것이였죠.
"제가 본 신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당신의 책이 생명을 얻게 되어 스크린에서 볼수 있게 되어 어떤가라고 물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제 책은 이미 여러 독자들의 머리에 살아있다고 봅니다. 이 영화의 대사를 비롯한 설정은 개빈 후드화 된 영화입니다."
카드가 진짜로 영화가 그렇게 싫어서 사람들이 영화 보기를 정말로 원하지 않았다면...
1)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고 2) 런닝 개런티 계약을 하고 3) 촬영장을 방문하여 까메오로 출연하는 등
영화 제작 과정에 그렇게 관여하고 애정을 표시했을 턱이 없죠.
동성애자들이 <엔더스 게임> 개봉에 맞추어 데모를 하고 영화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도,
올슨 스콧 카드가 영화 흥행에 따라 돈을 더 받는 런닝 개런티 계약을 한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영화 흥행이 잘되어 흥행 수익이 많을수록 원작자인 카드가 손에 쥐는 돈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카드는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동성애 결혼 반대 운동을 더 가열차게 벌일 것이라는 논리거든요.
어딘가에서 카드가 신자로서 진짜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사자의 대변인> 쪽이었는데 그것만으론 장사가 안될 것 같아서 엔더의 게임을 썼더라~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똑같이 알고 있습니다.
카드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책은 <사자의 대변인>이었다고 하죠.
본래 <엔더의 게임>은 단편으로 한참 전에 발표했던 소박한 아이디어 위주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카드가 자신이 기독교를 공부하고 전도사로서 살아온 내공을 활용한 <사자의 대변인>을 구상하다가,
그 전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엔더의 게임>을 장편으로 확장해서 먼저 썼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엔더의 게임>, <사자의 대변인> 둘 다 대박이 터져서 스타 작가가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안타깝게도 이후에는 두 작품을 능가하는 책을 영원히 쓰지 못하고... 속편만 울궈먹는 신세가 되었죠.
아무래도 영화로 뽑기 어려운 스토리인지라...그래도 누가 우주판 해리포터라고 써놓은 건 좀 심해 뵈기는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