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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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로망일 겁니다.]
소위 '세계 3대 게임 개발자'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블랙 앤 화이트>를 창조한 피터 몰리뉴, <심시티>를 세운 윌 라이트, <문명>을 일으킨 시드 마이어가 그들입니다. 간혹 윌 라이트를 빼고, <울티마 온라인>의 군주 리처드 개리엇을 집어넣기도 합니다. 아니면 3대 개발자라고 해놓고 네 사람을 한꺼번에 집어넣기도 하고요. 꽤 오래 전에 생긴 개념 같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아직도 큽니다. 피터 몰리뉴는 <페이블> 시리즈에 이어 가상 시뮬레이션 <마일로>로 혁명을 꾀하는 중이고, 윌 라이트는 <심즈>와 <스포어>로 엄청난 확장판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시드 마이어는 <문명 5>로 전 세계를 다시금 문명시켰죠. 리처드 개리엇은 우주 먹튀란 소릴 듣긴 했지만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겠죠. 게다가 최근에는 <울티마 온라인 2>를 개발 중.
이들의 공통점은 대표작이 '세계 건설'이라는 겁니다. 경영/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는 하는데, 단순히 경영이란 말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규모가 상당히 커요. 그래서 저는 세계 건설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피터 몰리뉴는 이른바 '신 게임'을 만든다고 합니다. 플레이어가 절대자의 입장에서 세계를 창조하고 움직인다는 거죠. <포퓰러스>, <던전 키퍼>, <블랙 앤 화이트>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시드 마이어는 말 그대로 문명 건설입니다. 플레이어는 통치자가 되어 아무것도 없는 기반으로 시작해 여러 수단을 통하여 강대국으로 성장합니다. 윌 라이트는 도시와 개인 기반이라 규모가 좀 작긴 합니다만, 대신에 좀 더 세밀하죠. 도시를 세우고,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게 특징이고요. 플레이어의 입맛이 그만큼 많이 반영됩니다. 리처드 개리엇은 이 중에서 색깔이 제일 다릅니다. <울티마> 시리즈는 롤플레잉이고, <울티마 온라인>도 세계 건설은 아니죠. 하지만 <울티마 온라인>은 그 세계를 돌아다니며 운영자를 학살할 정도로 방대한 자유도를 자랑합니다. 즉, 유저가 만들어가는 세계인 셈. 제작진이 백지를 던져주면, 거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유저들 몫인 거죠.
세계 건설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각각의 개발자는 모토가 서로 다른 듯합니다. 피터 몰리뉴는 피통치자의 반응에 중점을 둡니다. 플레이어가 신이나 악마가 되었을 때, 그들에게 지배를 받는 자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는 거죠. <블랙 앤 화이트>에서 크리쳐가 학습하는 것이 그 사례이고, 이를 다른 게임에서도 계속 발전시키는 듯합니다. 이에 비해 시드 마이어는 대등한 통치자끼리의 관계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세계 속의 흐름에 플레이어를 휘말리게 합니다. 윌 라이트는 세계보다는 도시나 개인 등이 작은 부분에 신경씁니다. 거대하지는 않지만, 작은 대신 무작위로 꾸미는 재미가 있습니다. 심을 마음대로 꾸며도 되고, 새로운 생명을 태어나게도 합니다. 리처드 개리엇은 유저들 스스로가 합쳐서 세계의 원동력이 되게 합니다. 그 무엇을 해도 좋습니다. 그 행동이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분이 되니까요.
하지만 세계를 건설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장이 되어 자기 식구 먹이는 것도 힘든 마당에 시장, 국가 지도자, 심지어 신이라니요. 이들에게는 신경쓸 것이 너무 많습니다. 자원 수급, 인구 조절, 환경 개선, 기술 개발, 종교 유지, 군대 사열, 복지와 편의, 외교와 전쟁, 기타 등등…. 시장이 되어 주차 문제를 해결하든, 국왕이 되어 종교를 부흥시키든, 신이 되어 기적을 행하든 간에 세계는 너무나 방대하고 그 안에서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도전이기도 합니다. 배경과 규모는 여느 게임과는 달리 압도적입니다. 도시 하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건 기본이고, 나라를 그리고 행성을 하늘에서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쓸 게 많은 만큼 뛰어난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주요 테마였던 자원, 인구, 기술 등이 이들 게임에서는 수많은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세계를 좀 건설하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 정도로 생각할 거리가 많으니까요.
위의 네 사람이 3대 개발자라고 불리는 것도 아마 이것 때문일 겁니다. 세계 건설 장르는 가장 무대가 넓고, 가장 생각할 게 많은 게임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최고 권력자를 신으로 생각하는데,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신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머무릅니다. 즉,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사람은 누구나 권력을 맛보고 싶어하죠. 인류가 만든 가장 높은 경지의 게임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걸요. 그걸 비디오 게임 쪽에 효율적으로 적용시켰으니 찬사를 받는 거죠.
저는 저 3대 개발자의 게임 중 해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워낙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아는 거야 많지만, 막상 손을 댄 게 없네요. 저런 형식의 장르가 취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판타지의 용이나 외계 괴물과 싸워 물리치는 걸 좋아하는데, 세계 건설 게임 중에는 그걸 충족하는 게 별로 없어 보여요. 하긴 세계를 확장하는 만큼 일부 괴물이 문제겠습니까.
취향이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도 그만이겠지만, 하도 소문이 무성해서 가끔은 저런 세계 건설 장르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쪽에 경험을 쌓고 싶어서 할 만한 게임을 찾아봐도 마음에 드는 세계관이 없네요. (세계를 확장하는 게 테마인데, 그 세계관이 마음에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스트롱홀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에이지 오브 원더스>, <킹스 바운트리>, <마스터 오브 오리온> 등인데, 역시나 뭔가 괴물과 싸우는 내용은 아니고…. 그래도 3대 개발자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게 <블랙 앤 화이트>였습니다. 거대한 동물을 다루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요. 집채만한 호랑이를 키운다니. 하지만 후속작도 안 나오고, 우리나라에서 관련 패키지는 찾을 길이 없군요. 아우, 왜 스팀에는 이 게임이 없는 건지.
그래서 <문명>이나 <에이지 오브 원더스> 같은 폐인(?) 게임에 빠지지 않은 걸 감지덕지하며 사는 중입니다. 한 번쯤은 빠져보고 싶기도 한데, 으음….
[오늘도 세계 각지의 문명은 멈출 줄을 모르고 발전하는 중.]
일단 거론하신 분들이 특급 개발자인 건 사실인데, 상당히 편향성이 있는 것 같네요.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린 게임, 가장 유명한 게임들은 정작 그분들 작품이 아니거든요.
리처드 개리엇이 한때 풍미하긴 했지만, RPG는 전체 게임계에서 보면 항상 마이너 장르였습니다. 예로 드신 갓 게임 / 전략 시뮬들은 더 말할 것도 없죠. 그 4명의 모든 작품을 다 합쳐도 마리오 하나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할 거에요.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언제나 아케이드나 스포츠였고, 이 정형화된 장르에서 1위를 하는 사람은, 창의성이 튀는 갓 게임류에 비해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사실은 그 못지 않은 지존급 능력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쉽게 영화에 비유하자면, 스포츠나 아케이드 게임이 헐리우드 양산형 블록 버스터라면 RPG나 갓 게임 등은 일종의 독립영화나 작가주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성을 떠나서, 전체 문화에서 보자면 마이너한 장르라는 거죠.
확실히 갓게임류는 취향을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본문에 열거된 게임 중 왠만큼 유명한 게임들은 해 봤는데 저한테는 영...
왜 사람들이 '문명하셨는지' 를 모르겠더군요.
아마도 게임=스트레스 해소라는 개념이 제 머릿속에 박혀있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곘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게임을 하는건데 왜 복잡하고 골아픈 게임을 해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가... 랄까요.
물론 게임 내적인 학습을 위해 투자한 시간만큼 익숙해지면 재미도 생기겠고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게임의 참재미를 알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그럴 시간에 핸드건으로 좀비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상쾌한 기분으로 새로운 일을 하는게 낫겠더라구요...
FM 을 끊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걸 -,.-
진정으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게임 개발자는 역시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타임즈 선정)에서 9위를 차지하고, 관심을 끄는 인물 베스트 50(세계 경영자 선정)에서 20위...
동킹콩을 시작으로 마리오, 젤다, 스타폭스, 닌텐 독스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무수한 작품의 개발자.
직접 제작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닌텐도 쪽의 전반적인 지휘를 맡아서 조정한다는 면에서 닌텐도 성공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뒤집어 버리는 '밥상 뒤집기'로 유명합니다.)
아타리의 창립자인 놀란 부쉬넬과 함께 "게임의 거리"에서 처음 이름을 남긴 인물...
하지만, 윌 라이트나 시드 마이어 등도 분명히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윌 라이트는 샌드박스 게임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입니다. 그가 아니라면 <심시티> 같은 게임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시드 마이어는 물론 <문명>으로 유명하지만, <레일로드 타이쿤>을 시작으로 수많은 경영/운영 게임을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게임의 거리에서 두번째로 이름을 남긴 사람이 바로 시드 마이어입니다.)
3대 개발자...라는 말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인 개발자 중의 하나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봐야 겠지요.
3대 개발자니 뭐니 하는 개념은 한중일 이쪽 빼곤 없지 않나요? 3에 의미를 부여하는건 동북 아시아권의 국가 정도죠..특히 중국이 더 중시하고..3대 기타리스트니 하는 것도 일본에서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도대체 저걸 누가 정한 건지..
다분히 우물안 개구리 수준의 인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게임은 PC에서만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