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형편없는 전쟁이라고 단정짓기까지 합니다. 그 전쟁에 대해 알면 알수록 암담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군대가 없고 보급 체계가 전혀 되지 않았으며 유능한 지휘관을 찾을 수 없는. 몇 안되는 예외를 제외하면, 이런 점은 남한군이나 북한군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른 분야에 있는 사례를 찾다보면 암담함이 더욱 커갈 뿐입니다. 그래서 그 부질없는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이승만을 증오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전쟁판을 마련해놓고 떠난 미국과 소련을 알면서 늘 현실은 냉혹하다는 - 특히 자신이 책임지지 않는 이들에게는 아주 그러한 - 점을 일깨웁니다.

 

  다른 이야기) 그 전쟁으로 확정된 분단 체계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러하며 이 체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이상은 그런 고통을 후세까지 짊어야 합니다. 분단 체계를 타파해도 다른 고통을 감수해야 하지만요. 그럼에도 분단 체계를 공고하게 하는 무리들이 있어 알면 알수록 속이 쓰리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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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