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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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을 중시해서, OpneXcom에서는 병사 하나하나의 전적을 기록하는 모드가 있습니다. 어떤 미션에 참가해서 어떤 성과를 내었으며 언제 승진/부상 당했는가를 일일이 추적하고 그에 따른 리본이나 훈장을 줍니다. 죽더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고 명예의 전당에 올라서, 그때까지 참전한 모든 병사들의 기록을 볼 수 있죠.
만일 그 기록에 캐릭터 개개인의 배경이나 일지 같은 것까지 곁들여진다면 그건 이미 훌륭한 RPG라고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일런트 스톰 재미있죠.
바로 한 칸 앞의 적을 잡기 위해 소총을 쏘았는데.. 한 발도 안 맞는 경험을 하게 되면, 두가지로 나누어지죠. 마치 인생에 시련이 닥치면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닥치고 하드에서 지워버리거나 투혼이 생겨 더 열심히 하거나 말입니다. 문제는 그 투혼이나 도전정신을 가지는 분들은 현실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특히 즐길려는 물건에서 말입니다. 마치 번지 점프 같다고나 할까요? 일단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맛이 들면 헤어나지 못하는 분야라고 봅니다. 마치 더 높은 곳에서 더 오랫동안을 주장하게 됩니다. 애너미 위드도 이런 수요자들이 만들어낸 자기학대성마저 보이는 롱워 모드라는게 있습니다. 원작과 비교해 무시무시한 난이도를 자랑하죠.
이런 경우는 RPG 게임에서 난이도를 높이거나 하면, 마법 실패율이나 공격 판정을 낮추게 해버리면 흔하게 일어납니다. 가끔 보면 발더스 게이트나 전술 게임이나 그차이가 뭘까 싶기도 합니다. 애초에 게임 시간이나 속도 제한을 위해 유닛 제한을 걸어버리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RPG를 크게 확대해석하면 동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에 언급하신 게임 중에서 폴아웃 밖에는 해본 것이 없네요. 전략롤플레잉이라는 것의 시스템이 비슷한가봐요? 폴아웃과 재기드얼라이언스의 화면이 거의 유사하군요.
롤플레잉이라는 쟝르 자체도 명확히 이게 뭔지 감을 잡기가 힘들더라고요.
판타지 세계관이면 롤플레잉인가? 아니면 육성개념이 도입되면 롤플레잉인가?
위 개념이 둘다 맞다고 보면 HOMM시리즈도 롤플레잉이 되죠.
그럼 롤플레잉이라는 단어를 곧대로 해석해서 역할게임? 이라고 하려면 캐릭터가 다수여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면 또.... 스카이림이나 디아블로도 롤플레잉이 아닌게 되요.
(사실 누군가는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라고 할지도 모르죠. 저도 좀 그렇게 보여요.)
너무 포괄적인 개념일지는 모르지만 포인트앤클릭 방식의 어드벤쳐게임이라고 해도 게임의 축을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있고
주인공이 스토리에 연관되어 모험을 겪는 방식이라면 전부 RPG라고 하는게 옳은 거 같기도 해요.
롤플레잉 게임은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성격과 역할을 부여합니다. 그런데 언급하신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은 이런 조건에 맞지 않습니다. 영웅 유닛을 육성하는 부분은 롤플레잉적이지만, 영웅 말고 유닛도 다수 생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닛 없이 영웅만으로 전투할 수는 없으며,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건 정석적인 방법이 아니죠. 그런데 일반 유닛은 생김새와 능력이 똑같고, 이름도 없으며, 성격도 부여할 수 없습니다. 그냥 양산품에 불과하죠. 따라서 <HOMM>은 성장과 역할 요소를 영웅 유닛에게 도입했을 뿐,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던 오브 워 2> 같은 게임도 마찬가지죠. 만약 일반 유닛을 삭제하고 영웅 유닛만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그건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위에서 언급한 <엑스컴>, <재기드 얼라이언스>, <폴아웃 택틱스>, <사일런트 스톰>은 일반 유닛 같은 게 없거나 비중이 작고, 모두 영웅 유닛으로 구성된 게임인 셈입니다.
그리고 판타지든 SF든 그건 롤플레잉과 상관 없습니다. 롤플레잉의 기준은 장르가 아니라 캐릭터 육성과 성격이니까요. 하다못해 일상물조차 롤플레잉이 될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언제 망상했던 FPS와 RTS의 결합이 떠오르는 군요
지휘관과 병사로 나누는데
병사는 FPS시점으로 참가하지만
지휘관은 탑뷰로 참가하죠,자기 아바타와 다른병사들을 클릭하는데 명령을 내리면 병사의 인테페이스로 명령이내려집니다.
지휘관이 죽으면 리스폰동안 지휘불가
뭐,그냥 망상입니다.
세크리파이스는 게임성 자체로는 찬사받았지만 해본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은 거 같더군요. 뭐 한국에서야 그런 일이 일상다반사지만 저는 나름 코어 게이머라고 생각했음에도 못 해봤으니.......
배틀존2는 해봤는데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그때 당시에도 마엘란님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커맨더가 보병 상태로 돌아다니다가 적 유닛의 조종석을 저격해서 조종사를 죽이고 뺏어 탈 수가 있었죠. 유닛별로 조종법이 전부 달랐습니다. 호버링하는 유닛은 TPS 방식으로 움직였는데 전차류나 보행류는 맥워리어처럼 좌우키를 움직이면 하체가 돌고 엑셀과 후진 방식으로 조작했습니다. 덕분에 FPS에 익숙한 저는 편식하듯이 골라타는 유닛이 정해져 있었죠.
그러다가 지휘통제소에 들어가면 탑뷰로 바뀌면서 RTS처럼 지휘가 가능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지휘통제소에 안 들어가고 야전 지휘할땐 FPS 시야로 유닛을 지휘해야 했기 때문에 전장 상황 파악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하드코어했던 점이 뭐냐면 지휘관이 죽으면 리스폰되는게 아니라 그냥 게임이 끝났죠. 내가 유닛 열심히 뽑고 전략적으로 적을 핀치에 몰아넣었어도 내가 탑승한 호버크래프트가 저격돼서 내가 조종하는 커맨더가 죽으면 바로 게임오버.
이렇게 말로 들으면 재미있을 거 같고 실제로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에는 힘들었습니다. FPS라는 부분은 쓸만했는데 RTS라는 부분에서 놓고 볼 때 인공지능이라던가 컨트롤이 떨어져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FPS 부분의 완성도를 콜오브듀티 정도로 만들고 RTS 부분의 완성도를 스타크래프트2 정도로 만드는건 단일 장르의 걸작을 만드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이런 퓨전장르는 어느 한쪽의 완성도가 떨어져도 나머지 부분의 완성도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게 마련이죠.
완전히 다른 장르의 퓨전 게임 치고 크게 성공한 게임이 거의 없는건 아마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건 캐릭터가 게임 스토리에서 얼마만큼 비중을 차지하느냐겠죠. 작품마다 틀리겠지만 전술게임은 아무리 능력치가 좋고 육성이 잘되도 기껏해야 '대원1'이지만, 즉 죽어도 스토리 진행에 영향을 안주지만 롤플레잉 게임은 캐릭터마다 스토리 비중이 다르고 그에 따른 진행 및 엔딩이 달라질 수 있는 변수가 되니까요.
저는 발더스게이트나 아윈데 시리즈들도 텍틱컬 RPG라는 기분으로 플레이했었습니다.
난이도를 올리고 강화모드를 깔기 시작하면 라운드 횟수도 계산해가면서 게임해야 했거든요. 턴제 게임처럼.
뭐가 RPG이고 전략 게임인지 구분하는건 사실 이제 별로 의미가 없는 거 같습니다.
이런 장르 구분은 그냥 편의를 위한것이므로.....
정통 어드벤쳐 장르가 사라지고 어드벤쳐가 RPG나 액션 게임에 스며든 것처럼 RPG라는 요소도 다른 장르에 섞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자기가 캐릭터를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엔딩도 달라집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토먼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서 직업과 성향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FPS 게임이면서 토먼트 정도의 인터렉티브한 NPC 와 스토리, 다양한 분기를 가지고 있고 동시에 스카이림같은 장대한 배경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발더스게이트 같은 크고작은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게임이 안 나오는 건 저는 그냥 예산과 기술력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능해지는 때가 되면 장르의 구분이라는건 별로 의미가 없어질거라고 예상합니다.
'롤플레잉'이라는 장르명은 어떻게 보면 TRPG에서 게이머 각자가 하나씩의 역할을 맡아 진행하던 다소 연극적 속성이 강하던 게임형식에 잘 어울립니다만, 컴퓨터나 콘솔기기로 넘어오면서 RPG로 분류되는 많은 게임들이 게이머 혼자서 다양한 캐릭터, 파티 전체의 개별객체들의 컨트롤을 전부 맡아서 하게된 것을 생각하면 이름 본연에서 오는 '역할놀이'라는 속성은 거리가 많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도 원캐릭 기반의 RPG게임들이 꽤 있었고 최근에 더 많아지는 경향이 있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드벤쳐장르에 비해 '역할'이라는 것이 어느정도나 강하게 적용되는지는 약간 의뭉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온라인기반의 MMORPG쪽에서는 각자의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 하에서 '역할'의 중점도가 강해질 수 있는 요소가 다시 강해졌다고 봅니다만... 아직 이것만으로 현재의 RPG의 장르적 속성이 '캐릭터의 역할을 플레이하는 것에 있다'라고 말하기는 애매합니다.
RPG게임으로 분류된 게임들이 전반적으로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여 플레이한다는 것 때문에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RPG라는 카테고리로 쉽게 편입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본래의 '롤플레잉'이라는 경향성이 희석된 상황에서 그 아이덴티티에 판타지 편향성이 다소 큰 역할을 미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배경적인 속성을 빼고 생각했을 때, RPG게임들이 비교적 공통적으로 가지는 요소 중 하나는 '성장'이죠.
그 이외의 서사적 특성은 어드벤쳐와 전투와 관련된 부분은 택티컬게임 또는 아케이드액션게임과 비교해 특출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PS.
야구아님은 댓글에서 <HOMM>의 유닛생산이나 유닛을 통한 전투특성 등이 RPG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HOMM>은 굉장히 RPG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성격이나 개성도 없는 유닛을 생산하고 조종하기 때문에 오히려 독립된 성향과 성격을 가진 여러객체를 플레이어가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조종해야 하는 방식의 RPG들에 비하면, 오히려 '영웅'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고 유닛의 생산과 조종은 결과적으로 게임 상에서 해당 영웅의 role에 포함되는 요소에 지나지 않게 되니까요. 결국 플레이어는 '유닛을 생산하고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 위치의 영웅의 role을 충실히 play하는 것'이죠. '리치킹'이라면 언데드를 만들고 조종해야 그 role을 다하는 것처럼 말이죠.
...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게되면 심시티나 캐피탈리즘 같은 게임조차도 '시장'이나 '경영자'의 role을 충실히 플레이하는 것이니 rpg...읭!? [퍽!!!]
사일런트 스톰... 후속작이라고 하기는 힘든 해머앤시클 둘다 숨겨진 명작이죠. 지형파괴도 가능했던 훌륭한 엔진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