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커뮤니티에서 봤던 질문인데, 제가 답해놓고도 좀 지나서 생각하니 이게 맞는가 싶어서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글 올려봅니다.




일단 올라온 질문은 이러합니다.

블랙홀 주변에 다가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그렇다면 질량이 동일한 블랙홀의 정중앙에 있는 우주선에서는 시간지연이 일어나는가?



저는 대충 이런식으로 대답했습니다.

시간지연은 결국 속도 때문에 발생한다. 우주선이 블랙홀 주변에서 시간지연을 겪는 것은 블랙홀의 중력=가속도 때문으로, 만약 두 블랙홀의 정중앙에 우주선이 있다면 우주선은 어느 방향으로도 가속되지 않으므로 시간지연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블랙홀 설명할 때 흔히 고무막에 볼링공을 올려놓아서 시공간이 왜곡되는거 비유하지 않느냐. 나는 그러한 시공간의 왜곡 때문에 중력과 시간지연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다. 고로 우주선이 빠르게 가속하면 중력장 같은 것이 생겨서 시간지연이 생기는거 아니냐. 그리고 다른데서 질문하니 '볼링공 두 개 사이에서는 어느 쪽으로도 끌려가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볼링공 두 개가 올라간 주변의 고무막이 푹 꺼져있으니 시간지연이 일어난다'고 하더라.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애초에 막대한 질량이 없는 상황이라도 우주선이 빠르게 가속하기만 하면 시간지연이 일어나므로, 공간왜곡이 없어도 시간지연이 일어난다. 질량에 의한 시간지연은 공간왜곡(=중력)때문에 받는 가속도 때문에 시간지연이 일어나는 것이므로, 우주선이 가속해서 중력장 같은게 생긴게 아니라, 중력장 안에 있어서 가속을 받는 것이 되는거다.

그리고 볼링공의 비유는 어디까지나 질량에 의한 공간왜곡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예시이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사실과 달라진다. 고무막의 세계는 2차원이므로 볼링공에 의한 공간왜곡도 어디까지나 2차원적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제3의 방향으로 고무막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서는 안된다. 보다 정확한 비유를 하려면 고무막이 볼링공 때문에 아래로 쳐지는 것이 아니라, 고무막은 평평하게 있는데 질량중심쪽으로 끝없이 고무막이 잡아당겨지는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우주선은 아래로 쳐지지도 않고 어느 한 쪽으로 끌려가지도 않으므로 시간지연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설명이 맞는가 싶었습니다.


쌍둥이 블랙홀이 있으면,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결국 블랙홀이 하나 있을 때보다 더 강한 중력으로 잡아당겨지게 됩니다.

고로 쌍둥이 블랙홀의 사이에도 보다 강력한 중력장이 형성되므로 결국 시간지연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질량의 전부가 껍데기에 존재하는 구 내부(그러니까 지구공동설에서 말하는 지구 형태)에서 구의 내부에서는 가우스의 법칙에 따라 중력이 0이 되므로, 쌍둥이 블랙홀 사이에서도 중력이 0이 되는 것 아닌가 싶고요.


고무막과 볼링공에 대한 비유도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뭐가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