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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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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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다음 해당 서적 소개 항목
방금 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얘기를 클럽에 올립니다. SF와는 거리가 멀더라도 많은 분들이 널리 읽기를 바래서 입니다.
일찍 알릴 책을 너무 늦게 알립니다.
올해 봄부터 전라북도도청에서 진행했던 시민인문강좌. 이를 통해 이 책을 알았습니다. 그 때만 해도 이 책을 알게될 거다고 생각도 안했습니다. 강좌를 다루는 주제가 저한테는 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르네상스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강좌만을 보고 갔는데 뜻하지 않은 명저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온 셈입니다.
앞문단에서 이 책을 접한 계기부터 적습니다. 너무 늦게 적지만요. 이 책을 르네상스를 다룬 다른 책에 비해 남다른 의미를 두는 까닭을 적습니다. 요점부터 집어냅니다.
1. 우리나라 사람이 집필한 책.
2. 글쓴이가 경제학자 출신.
3. 부제가 확실하게 돋보이도록 일관되게 집필한 면모.
4. 르네상스가 태동하면서 황혼이 질 때까지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의 정세를 총괄한다.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 르네상스를 만들 상인들을 남다르게 의미를 두면서 알리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뼈대를 만드면서 살을 붙이는 얘기를 이어 적습니다.
1번 뼈대부터 꺼내는 까닭이 이러합니다. 평범한 사람도 어느 순간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면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관념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지으신 분이자 전라북도도청에서 진행했던 시민인문강좌의 강사로 맡으신 분이 여기에 잘맞습니다. 2번 뼈대에 나온 대로 경제학자 출신이 전공과는 거리가 먼 인문학을 다룬 점에서 놀라지만, 인문학자가 쓴 책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잘 썼습니다. 지은이께서 이 책을 집필한 계기를 다음 문단에 적습니다.
언제였는 지는 모릅니다. 여기에 대한 기억을 잊었으니까요. 그렇지만, 피렌체에 가신 전만큼은 확실합니다. 강좌에서 계속 언급하셨으니까요. 여느 관광객처럼 피렌체를 구경하다가 '그 도시'에 있는 문화재를 보면서 생겨난 흥미를 간직한 점을 여느 사람과 다르게 행동한 계기로 판단합니다. 이 전환점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시발점으로 여깁니다. 이를 진정으로 이루어내려고 한 노력에 마음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라틴어를 배우시려고 - 제 기억이 정확하기를 바랍니다. - 일주일에 한 번씩 기차를 타면서 서울에 올라가셨습니다. 글쓴이가 강좌에서 하신 얘기를 제대로 들은 기억이 정확하면, 용산역 근처에 있는 카페 같은 데에 있으면서 배웠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이 제 마음을 움직이니까 여기에 적습니다. 이렇게까지 배우는 성의가 극진하시니까 코시모 디 메디치가 쓴 유언장에 나타난 원문까지 직접 번역하셔서 필요한 부분을 책에 담아내셨습니다. 이탈리아어, 그것도 중세나 르네상스 시기에 쓰였던 언어까지도 감당하니까 남다르게 우러러봅니다. 이런 깊은 성의가 제가 이 책을 알리는 계기 중에서 무게추가 됩니다.
한편, 2번 뼈대에 나타난 대로 지은이는 경제학자 출신입니다. 강좌에서도 전공이 경제학이다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술이나 예술을 전공한 분과는 보는 안목부터 다르게 마련이며, 책에서도 이 관점이 충실하게 나타납니다. 저는 이 점을 중시하는데 강좌를 들으면 제가 직접 말했던 조잡한 비유를 여기에 적습니다. <개만 보지말고, 개를 키워낸 조련사와 주인까지 살핀다>입니다. 이렇게만 쓰면 못 알아보실테니 예시 하나를 적습니다. '최후의 심판'을 그려낸 미켈란젤로를 후원한 로마 교황이 누구이며, 그가 미켈란젤로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의뢰한 까닭이 무엇인가. 여러 신도에게 거둔 헌금을 주면서까지. 명작이 나타난 내막까지 꿰뚫은 서술에 '비범(非凡)하다'는 감탄까지 나옵니다.
여느 사람이면 보티첼리가 그려낸 비너스의 탄생이나 프리마베라(Primavera)에 나타낸 기교에 극찬하는 정도에 머물지만, 지은이는 핵심을 찔러냅니다. 보티첼리가 고용한 가문이 메디치 가문이며 이 가문은 피렌체의 지배를 굳건히 하려는 '흥보 전략'으로 예술을 적극 이용했습니다. 이 천재 화가를 수족처럼 다룬 이가 바로 위대한 로렌초로 일컫는 로렌초 데 메디치입니다. 중요한 사항이 눈 앞에 있어도 이를 제대로 못보고 그냥 지냐치게 마련인데 지은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평범하면 평범할 경제학자 출신이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분까지 집어내니 남다르게 놀랍니다.
3번 뼈대는 2번 뼈대과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점을 간략히 집고 넘어갑니다. 예시를 간단히 들면서요. 책 곳곳에 그리고 강좌를 계속하면서 어느 사건에 들어간 비용이 정확하게 나타납니다. 경제학자 답게 돈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빈틈이 없다. 이런 감탄을 합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의 선친인 조반니 디 비치가 결혼을 했을 때, 신부가 가져온 지참금이 1500 플로린이나 되었습니다. 당시 피렌체 평민이 딸의 결혼 지참금으로 쓰는 평균 금액이 100 플로린이었습니다. 1500 플로린과 100 플로린. 지참금에서 나타난 엄청난 차이를 통해서 빈한한 이민자 출신이었던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부자 가문으로 거듭났는지를 잘 일깨워 줍니다. 또한, 플로린 만으로는 금방 이해하지 못하니까 현재 가치로 맞추어 집필하는 섬세한 배려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24쪽에서 플로린 금화를 나타낸 사진 밑에 나타난 설명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합니다. '1플로린은 현재의 한화로 대략 80 ~ 100만 원에 상당하는 가치를 지녔다.(구매력 기준)'. 여느 사람이면 명목 금액만 얘기할 테지만 구매력까지 집어내는 면모에서 경제학자에 걸맞는 자질이 나타냈다고 평가합니다.
4번 뼈대로 넘어가려다가 3번 부분에서 멈추는 부분이 있습니다.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해서 막대한 돈을 벌었던 내막을 나타낸 사업 구조를 빠트릴 뻔 했습니다. 쪽 번호가 없지만, 263쪽에서는 '로렌초가 물려받은 메디치 가문의 사업 구조'를 나타낸 도표가 나옵니다. 이를 보니까 메디치 가문은 금융업과 이 산업과 연계된 무역, 그리고 제조업을 통해 돈을 벌어내는 사정이 한 눈에 나타납니다. 조금 자세히 적습니다. 알프스 이북에 있는 여러 지붕 중 하나인 런던 지부에서는 양모 무역과 비단 무역까지 맡으며 알프스 남쪽에 있는 이탈리아 지점에 있는 로마 지부에서는 교황청의 금고를 관리하면서 백반 무역까지 관여합니다. 저는 교황청의 금고를 관리한 부분에서 눈길이 크게 갑니다. 로렌초 데 메디치 대에서 가세가 크게 기울여진 원인 중 하나가 교황이 다른 가문에게 메디치 가문이 맡았던 교황청의 금고 관리를 대신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도표가 있는 부록에서는 다른 중요한 원인이 같이 나오지만, 그 이상으로 쓰면 얘기가 너무 길어집니다. 그래서 3번 뼈대에는 여기까지만 살을 붙입니다.
1,2,3번 뼈대를 다룬 얘기를 쓰니까 많이 버겁습니다. 그렇지만, 4번 뼈대에도 살을 붙여야 하니까 여기에서 멈추지 못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뒤늦게나마 중요한 내막을 알았습니다. 바로 로마 교황이 르네상스를 일으키도록 한 숨은 주인공입니다. 이 내막이 아주 중요하게 느끼니까 이번에 쓰는 얘기에도 언급합니다. 그리고 사코 디 로마로 치명타를 입은 로마 교황이 르네상스를 끝나도록 일조했다는 내막까지 알립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대성당에서 그려낸 최후의 심판에서는 원래는 거시기가 드러났으나 그린 이가 죽고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반종교개혁으로 들끓자 다른 화가로 하여금 가릴 데를 천 같은 것으로 가려내고 말았습니다. 외설스럽다면 아주 외설스럽더라도 25년 동안이나 그림에 손을 대지 않은 점에서 미켈란젤로는 의뢰주인 로마 교황의 의사에 충실히 따랐다며 판단합니다. 지금에서야 천재적인 예술가로 붙이면서 반신반인처럼 우러러 보지만, 당대에는 의뢰주의 의사를에 충실한 나타내는 실무자인 내막을 미켈란젤로에서부터 나타납니다. 이런 관계가 르네상스 시기 전역에 있었습니다.
바르디 가문 - 산타 크로체 수도원 - 조토
스트로치 가문 - 산타 마리아 노벨라 수도원 - 안드레아 오르카냐
브란카치 가문 -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수도원 - 마사초
메디치 가문(코시모의 아버지 조반니) - 산 로첸초 성당 - 브루넬리스키
메디치 가문(코시모 데 메디치) - 산 마르코 수도원 - 프라 안젤리코
메디치 가문(피에로 데 메디치) - 메디치 저택 기도실 - 베노초 고촐리
메디치 가문('위대한' 로렌초) - 카스텔로 별장 - 산드로 보티첼리
사세티 가문 - 산타 트리니타 수도원 - 기를란다요
마키아벨리 - 피렌체 시청사 -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교황 클레멘스 7세 - 교황청 시스티나 대성당 - 미켈란젤로
책의 첫번째 챕터인 '교황, 르네상스 탄생의 숨은 주인공'에서 나온 관계도를 인용합니다. '예술작품을 주문한 상인 - 작품인 그려진 수도원 - 예술가'로 나타냈습니다. 저는 '의뢰주 - 현장 작업장 - 실무자'로 바라보지만요. 이 관계도에 따른 서술을 통해서 르네상스에 있던 예술품이 정치와 얼마나 밀접하게 얽매였던 내막을 차근차근 알아챕니다. 시대가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바뀌는 상황까지 알기 쉽도록 나타납니다. 중세의 가을은 어떠했을까. 피렌체에 있는 사례를 나타내도 충분하겠지만, '2장 엔리코 스크로베니, 귀족이 되려 예배당을 지은 고리대금업자에서는 파도바에 있던 사례'를 통해서 보강합니다.
엔리코 스크로베니 살았있던 시기에 있던 교회와 고리대금업자 사이에 있는 물밑 다툼을 비롯해서 파도바에서 가장 부유한 부자이자 실권자가 된 그가 귀족 계층으로 들어가려 고리대금업을 포기하면서까지 기사단에 가입해 권력의 정점에 섰으나 비참하게 몰락하고마는 사 연까지 잘 나타냅니다. 그가 스크로베니 대저택에 딸린 아레나 예배당 안에 당대에 손꼽히는 조토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일대를 그리도록 한 내막에서 의뢰주가 품은 생각과 더불에 중세에 깊게 자리잡은 관념까지 일깨우도록 합니다. 이런 관념이 르네상스에 본격적으로 들어설면서 바뀌는 과정이 책에는 잘 나타납니다. 르네상스 시기에 나타난 예술품에는 당대의 경제, 정치, 역사, 국제정세까지 밀접하게 나타나는 상황까지 두루 살핍니다. 한계를 느끼니까 4번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그만둡니다.
뼈대에 살을 붙였으니 결론을 짜내여 이 책을 알리는 일을 끝냅니다. 다음에 있을 제 3회 비블리오 배틀에 알려도 충분한 책으로 확신합니다. 어쩌면, 며칠 전에 있던 제 2회 비블리오 배틀어 일찍 알린 경우도 좋았을 거다고 아쉬워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그것도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이렇게까지 르네상스를 제대로 꿰뚫은 책을 낼 줄을 몰랐으니까요. 마치 요새 익산시립도서관에서 빌려읽는 자치통감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게 느낍니다. 사마광이 혼신을 다하여 집필한 자치통감이 전국시대부터 북송 이전까지 있었던 중국 역사를 잘 간추린 책으로 확실하게 인정받듯이 지은이께서 공을 기울여 쓰신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 르네상스를 만든 상인들'도 널리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를 늦게나마 적습니다. 아주 서툴게 쓰더라도 포기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그림 출처 : 다음 해당 서적 소개 항목
방금 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얘기를 클럽에 올립니다. SF와는 거리가 멀더라도 많은 분들이 널리 읽기를 바래서 입니다.
일찍 알릴 책을 너무 늦게 알립니다.
올해 봄부터 전라북도도청에서 진행했던 시민인문강좌. 이를 통해 이 책을 알았습니다. 그 때만 해도 이 책을 알게될 거다고 생각도 안했습니다. 강좌를 다루는 주제가 저한테는 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르네상스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강좌만을 보고 갔는데 뜻하지 않은 명저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온 셈입니다.
앞문단에서 이 책을 접한 계기부터 적습니다. 너무 늦게 적지만요. 이 책을 르네상스를 다룬 다른 책에 비해 남다른 의미를 두는 까닭을 적습니다. 요점부터 집어냅니다.
1. 우리나라 사람이 집필한 책.
2. 글쓴이가 경제학자 출신.
3. 부제가 확실하게 돋보이도록 일관되게 집필한 면모.
4. 르네상스가 태동하면서 황혼이 질 때까지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의 정세를 총괄한다.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 르네상스를 만들 상인들을 남다르게 의미를 두면서 알리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뼈대를 만드면서 살을 붙이는 얘기를 이어 적습니다.
1번 뼈대부터 꺼내는 까닭이 이러합니다. 평범한 사람도 어느 순간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면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관념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지으신 분이자 전라북도도청에서 진행했던 시민인문강좌의 강사로 맡으신 분이 여기에 잘맞습니다. 2번 뼈대에 나온 대로 경제학자 출신이 전공과는 거리가 먼 인문학을 다룬 점에서 놀라지만, 인문학자가 쓴 책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잘 썼습니다. 지은이께서 이 책을 집필한 계기를 다음 문단에 적습니다.
언제였는 지는 모릅니다. 여기에 대한 기억을 잊었으니까요. 그렇지만, 피렌체에 가신 전만큼은 확실합니다. 강좌에서 계속 언급하셨으니까요. 여느 관광객처럼 피렌체를 구경하다가 '그 도시'에 있는 문화재를 보면서 생겨난 흥미를 간직한 점을 여느 사람과 다르게 행동한 계기로 판단합니다. 이 전환점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시발점으로 여깁니다. 이를 진정으로 이루어내려고 한 노력에 마음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라틴어를 배우시려고 - 제 기억이 정확하기를 바랍니다. - 일주일에 한 번씩 기차를 타면서 서울에 올라가셨습니다. 글쓴이가 강좌에서 하신 얘기를 제대로 들은 기억이 정확하면, 용산역 근처에 있는 카페 같은 데에 있으면서 배웠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이 제 마음을 움직이니까 여기에 적습니다. 이렇게까지 배우는 성의가 극진하시니까 코시모 디 메디치가 쓴 유언장에 나타난 원문까지 직접 번역하셔서 필요한 부분을 책에 담아내셨습니다. 이탈리아어, 그것도 중세나 르네상스 시기에 쓰였던 언어까지도 감당하니까 남다르게 우러러봅니다. 이런 깊은 성의가 제가 이 책을 알리는 계기 중에서 무게추가 됩니다.
한편, 2번 뼈대에 나타난 대로 지은이는 경제학자 출신입니다. 강좌에서도 전공이 경제학이다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술이나 예술을 전공한 분과는 보는 안목부터 다르게 마련이며, 책에서도 이 관점이 충실하게 나타납니다. 저는 이 점을 중시하는데 강좌를 들으면 제가 직접 말했던 조잡한 비유를 여기에 적습니다. <개만 보지말고, 개를 키워낸 조련사와 주인까지 살핀다>입니다. 이렇게만 쓰면 못 알아보실테니 예시 하나를 적습니다. '최후의 심판'을 그려낸 미켈란젤로를 후원한 로마 교황이 누구이며, 그가 미켈란젤로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의뢰한 까닭이 무엇인가. 여러 신도에게 거둔 헌금을 주면서까지. 명작이 나타난 내막까지 꿰뚫은 서술에 '비범(非凡)하다'는 감탄까지 나옵니다.
여느 사람이면 보티첼리가 그려낸 비너스의 탄생이나 프리마베라(Primavera)에 나타낸 기교에 극찬하는 정도에 머물지만, 지은이는 핵심을 찔러냅니다. 보티첼리가 고용한 가문이 메디치 가문이며 이 가문은 피렌체의 지배를 굳건히 하려는 '흥보 전략'으로 예술을 적극 이용했습니다. 이 천재 화가를 수족처럼 다룬 이가 바로 위대한 로렌초로 일컫는 로렌초 데 메디치입니다. 중요한 사항이 눈 앞에 있어도 이를 제대로 못보고 그냥 지냐치게 마련인데 지은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평범하면 평범할 경제학자 출신이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분까지 집어내니 남다르게 놀랍니다.
3번 뼈대는 2번 뼈대과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점을 간략히 집고 넘어갑니다. 예시를 간단히 들면서요. 책 곳곳에 그리고 강좌를 계속하면서 어느 사건에 들어간 비용이 정확하게 나타납니다. 경제학자 답게 돈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빈틈이 없다. 이런 감탄을 합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의 선친인 조반니 디 비치가 결혼을 했을 때, 신부가 가져온 지참금이 1500 플로린이나 되었습니다. 당시 피렌체 평민이 딸의 결혼 지참금으로 쓰는 평균 금액이 100 플로린이었습니다. 1500 플로린과 100 플로린. 지참금에서 나타난 엄청난 차이를 통해서 빈한한 이민자 출신이었던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부자 가문으로 거듭났는지를 잘 일깨워 줍니다. 또한, 플로린 만으로는 금방 이해하지 못하니까 현재 가치로 맞추어 집필하는 섬세한 배려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24쪽에서 플로린 금화를 나타낸 사진 밑에 나타난 설명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합니다. '1플로린은 현재의 한화로 대략 80 ~ 100만 원에 상당하는 가치를 지녔다.(구매력 기준)'. 여느 사람이면 명목 금액만 얘기할 테지만 구매력까지 집어내는 면모에서 경제학자에 걸맞는 자질이 나타냈다고 평가합니다.
4번 뼈대로 넘어가려다가 3번 부분에서 멈추는 부분이 있습니다.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해서 막대한 돈을 벌었던 내막을 나타낸 사업 구조를 빠트릴 뻔 했습니다. 쪽 번호가 없지만, 263쪽에서는 '로렌초가 물려받은 메디치 가문의 사업 구조'를 나타낸 도표가 나옵니다. 이를 보니까 메디치 가문은 금융업과 이 산업과 연계된 무역, 그리고 제조업을 통해 돈을 벌어내는 사정이 한 눈에 나타납니다. 조금 자세히 적습니다. 알프스 이북에 있는 여러 지붕 중 하나인 런던 지부에서는 양모 무역과 비단 무역까지 맡으며 알프스 남쪽에 있는 이탈리아 지점에 있는 로마 지부에서는 교황청의 금고를 관리하면서 백반 무역까지 관여합니다. 저는 교황청의 금고를 관리한 부분에서 눈길이 크게 갑니다. 로렌초 데 메디치 대에서 가세가 크게 기울여진 원인 중 하나가 교황이 다른 가문에게 메디치 가문이 맡았던 교황청의 금고 관리를 대신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도표가 있는 부록에서는 다른 중요한 원인이 같이 나오지만, 그 이상으로 쓰면 얘기가 너무 길어집니다. 그래서 3번 뼈대에는 여기까지만 살을 붙입니다.
1,2,3번 뼈대를 다룬 얘기를 쓰니까 많이 버겁습니다. 그렇지만, 4번 뼈대에도 살을 붙여야 하니까 여기에서 멈추지 못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뒤늦게나마 중요한 내막을 알았습니다. 바로 로마 교황이 르네상스를 일으키도록 한 숨은 주인공입니다. 이 내막이 아주 중요하게 느끼니까 이번에 쓰는 얘기에도 언급합니다. 그리고 사코 디 로마로 치명타를 입은 로마 교황이 르네상스를 끝나도록 일조했다는 내막까지 알립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대성당에서 그려낸 최후의 심판에서는 원래는 거시기가 드러났으나 그린 이가 죽고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반종교개혁으로 들끓자 다른 화가로 하여금 가릴 데를 천 같은 것으로 가려내고 말았습니다. 외설스럽다면 아주 외설스럽더라도 25년 동안이나 그림에 손을 대지 않은 점에서 미켈란젤로는 의뢰주인 로마 교황의 의사에 충실히 따랐다며 판단합니다. 지금에서야 천재적인 예술가로 붙이면서 반신반인처럼 우러러 보지만, 당대에는 의뢰주의 의사를에 충실한 나타내는 실무자인 내막을 미켈란젤로에서부터 나타납니다. 이런 관계가 르네상스 시기 전역에 있었습니다.
바르디 가문 - 산타 크로체 수도원 - 조토
스트로치 가문 - 산타 마리아 노벨라 수도원 - 안드레아 오르카냐
브란카치 가문 -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수도원 - 마사초
메디치 가문(코시모의 아버지 조반니) - 산 로첸초 성당 - 브루넬리스키
메디치 가문(코시모 데 메디치) - 산 마르코 수도원 - 프라 안젤리코
메디치 가문(피에로 데 메디치) - 메디치 저택 기도실 - 베노초 고촐리
메디치 가문('위대한' 로렌초) - 카스텔로 별장 - 산드로 보티첼리
사세티 가문 - 산타 트리니타 수도원 - 기를란다요
마키아벨리 - 피렌체 시청사 -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교황 클레멘스 7세 - 교황청 시스티나 대성당 - 미켈란젤로
책의 첫번째 챕터인 '교황, 르네상스 탄생의 숨은 주인공'에서 나온 관계도를 인용합니다. '예술작품을 주문한 상인 - 작품인 그려진 수도원 - 예술가'로 나타냈습니다. 저는 '의뢰주 - 현장 작업장 - 실무자'로 바라보지만요. 이 관계도에 따른 서술을 통해서 르네상스에 있던 예술품이 정치와 얼마나 밀접하게 얽매였던 내막을 차근차근 알아챕니다. 시대가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바뀌는 상황까지 알기 쉽도록 나타납니다. 중세의 가을은 어떠했을까. 피렌체에 있는 사례를 나타내도 충분하겠지만, '2장 엔리코 스크로베니, 귀족이 되려 예배당을 지은 고리대금업자에서는 파도바에 있던 사례'를 통해서 보강합니다.
엔리코 스크로베니 살았있던 시기에 있던 교회와 고리대금업자 사이에 있는 물밑 다툼을 비롯해서 파도바에서 가장 부유한 부자이자 실권자가 된 그가 귀족 계층으로 들어가려 고리대금업을 포기하면서까지 기사단에 가입해 권력의 정점에 섰으나 비참하게 몰락하고마는 사 연까지 잘 나타냅니다. 그가 스크로베니 대저택에 딸린 아레나 예배당 안에 당대에 손꼽히는 조토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일대를 그리도록 한 내막에서 의뢰주가 품은 생각과 더불에 중세에 깊게 자리잡은 관념까지 일깨우도록 합니다. 이런 관념이 르네상스에 본격적으로 들어설면서 바뀌는 과정이 책에는 잘 나타납니다. 르네상스 시기에 나타난 예술품에는 당대의 경제, 정치, 역사, 국제정세까지 밀접하게 나타나는 상황까지 두루 살핍니다. 한계를 느끼니까 4번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그만둡니다.
뼈대에 살을 붙였으니 결론을 짜내여 이 책을 알리는 일을 끝냅니다. 다음에 있을 제 3회 비블리오 배틀에 알려도 충분한 책으로 확신합니다. 어쩌면, 며칠 전에 있던 제 2회 비블리오 배틀어 일찍 알린 경우도 좋았을 거다고 아쉬워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그것도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이렇게까지 르네상스를 제대로 꿰뚫은 책을 낼 줄을 몰랐으니까요. 마치 요새 익산시립도서관에서 빌려읽는 자치통감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게 느낍니다. 사마광이 혼신을 다하여 집필한 자치통감이 전국시대부터 북송 이전까지 있었던 중국 역사를 잘 간추린 책으로 확실하게 인정받듯이 지은이께서 공을 기울여 쓰신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 르네상스를 만든 상인들'도 널리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이 얘기를 늦게나마 적습니다. 아주 서툴게 쓰더라도 포기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