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떠오른 기억을 소재로 이번 얘기를 합니다. 잊으면 다시 못쓸 것 같으니까요.


  어린 시절에 TV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기억 중 일부를 얘기합니다. 제가 이번 얘기에서 언급하는 TV 다큐멘터리는 일제의 침략 과정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거의 기억에서 사라졌으나 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에게 '야스쿠니 신사'를 소재로한 주사위 놀이를 장려했다는 내용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주사위로 굴려서 종착점에 먼저 도착하면 이기는 '뱀주사위놀이'입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아무런 해가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종참적이 '야스쿠니 신사'입니다. 일본의 위정자가 어린 아이에게 이 놀이을 하도록 한 목적이 끔찍합니다. 전장에서 장렬하게 전사해서 야스쿠니 신사로 들어가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국가의 소모품으로 세뇌시키는데 놀이를 악랄한 목적으로 잘 이용했습니다.



  제가 왜 이 구역질나는 역사의 한 조각을 꺼내며 말하는가. <아이는 놀면서 배운다>를 입증하기 위한 충격 요법입니다. 놀이를 통해서 사회가 정한 규범이나 덕목을 이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사례로 내세우면서요. 이런 놀이를 통해서 그릇된 사회 체계를 각인시킬 수 있는 위험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이 나쁜 상황을 꺼꾸로 하면 사회 생활에 필요한 바람직한 덕목이나 필수 상식을 게임으로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게임도 제대로 쓰면 <독이 아닌 약이 되는 셈>입니다.



 잊고 지내다가 급작스럽게 떠오른 기억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합니다. 가장 좋은 무기를 스스로 망가트려서는 안된다. 이 표현으로 남한 게임 산업을 파탄내려는 세태에는 부드럽게 그렇지만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게임은 제대로 즐기면 자연스럽게 빠르게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니까요. 이런 좋은 수단을 옛날에 '만화'를 폄훼했듯이 마냥 해롭되는 편견에 사로잡혀 게임 중독 따위로 매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문화가 흘려가는 흐름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문화 수준이 '야만'스럽기 때문에 이런 악행을 선행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바라보면서요. 아이가 사람으로서 마땅히 즐겨야할 놀이를 앗아갈 뿐만 아니라 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이 그릇된 선택을 아주 멀리 보면 <나라의 장래>마저 무너트릴 수 있지요. 방금 전에 쓴 얘기는 과장을 엄청나게 했지만, 저는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놀 줄 알아야 하며 이렇게 할 좋은 수단 중 하나가 게임이다는 생각이 확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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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