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욕도 많이 들어먹고, 새 캐릭터도 나오고 하는 MS Office 길잡이. 기능이야 말이 많으나 마스코트로는 잘 써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동물도 많고 해서 좋더군요.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할 때 함께 하는 반려동물이라고 해야 한. 제가 사용해 본 건 오피스 자체가 옛날 거라서 당연히 구 버전 캐릭터들이지만, 여하튼 마스코트로서의 소감을 적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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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멍멍이(Rocky) : 가장 무난함. 개를 안내 마스코트로 삼는 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감성이 다 비슷할 겁니다. 꼬리 흔들고, 냄새 맡고, 혀 빼물고 등등 개가 부릴 수 있는 애교는 다 부리죠. 생긴 게 리트리버 비슷한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품종이라 멍멍이도 안 좋아합니다.

 

2. 야옹이(Links) : 애묘인들에게 적당할 듯. 전형적인 고양이 생김새는 아니고, 털이 좀 긴 편이군요. 부드러운 몸놀림과 특유의 가르랑거리는 소리까지 재현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이 다 그렇듯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길잡이가 아닐지.

 

3. 손오공(Monkey King) : 서유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오공. 한중일 3국에는 잘 먹힐 듯. 주로 여의봉을 돌리면서 재주를 부립니다. 현란하군요. 근두운을 부른다든가 하는 재주는 확인을 못 했습니다. 사실 원작에서 손오공은 깡패 캐릭터인데, 너무 충성스러워서 미묘하기도….

 

4. 지구별(Mother Nature) : 본래는 지구 모양인데, 갖가지 꽃, 초원, 비둘기 등으로 변합니다. 수채화로 완성한 듯한 그림도 아름답고, 효과음도 신비로워서 사용하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길잡이. 서브 컬쳐에서 흔히 하는 말로 치유계 캐릭터. 요즘처럼 자연환경이 대두일 때 적절한 선택이죠.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합니다.

 

5. 사이버 마법사 : 멍~한 마법사. 솥에다 이상한 약도 끓이고, 주문서도 소환하고 그러는데, 마법이 별로 화려하진 않습니다. 뭐, 그래픽이 그래픽이니 5레벨 파이어볼 이런 거 안 나갑니다. 허구헌 날 허공이나 쳐다보기나 하고, 별 재미가 없는 캐릭터. 그럼에도 기본 캐릭터. 영문 이름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6. 오피스 로고 (Office Logo) : 말 그대로 MS 오피스 로고를 직소 퍼즐로 짜맞춘 형식. 제작사 로고도 당연히 들어가야죠. 하지만 자기네 마스코트라고 해서 특별히 우대하지는 않는 듯. 움직임이나 효과음이 신비스럽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볼만 합니다.

 

7. 로봇(F1) : 로봇이긴 한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형이 아니라 계주용입니다. 도우미 로봇의 로망은 인간형인데, 왜 보행로봇을 넣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표정도 귀엽고, 특유의 기계음도 매력적이니 메카닉을 좋아한다면 골라볼만 합니다.

 

8. 풍선(Dot) : 방방 뛰는 고무공. 장난감 같은 느낌이 강하네요. 그 외에 개인적으로 별로 인상 깊은 점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생물을 마스코트로 만들다 보니 그런 듯. 로봇도 무생물이지만 스스로 작동하고, 지구별도 그렇지만 생명력은 넘칩니다. 풍선은 장난감 같은 가벼운 느낌 외에는 특징이 없어서 별로였어요.

 

9. 돌고래(Kairu) : 돌고래 자체가 귀여운 외모와 친숙한 행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동물이니 길잡이도 그렇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듣기 좋은 클릭음을 냅니다. 해저 보물상자를 꺼낸다거나, 로봇 물고기를 조종한다거나, 조개 노트북을 사용한다거나, 열대어와 함께 헤엄친다거나, 소나를 발사한다거나… 멍멍이, 야옹이와는 달리 좀 더 야생적이며, 여러 모로 해저의 로망을 이용하는 캐릭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길잡이입니다.

 

10. 클립 (Clippit) : 서류 작업이라는 프로그램 특성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 덕분에 길잡이 원조죠. 클립 모양으로 있다가 다양한 형태로 바뀌는 게 볼거리. 다만, 서류 작업이라는 딱딱함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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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예쁜이(Saeko Sensei) : 비서를 두고 있다는 느낌. '비서 = 젊은 여성'이란 공식을 활용합니다. 하는 행동은 현실 속의 사무원과 별로 다를 거 없습니다. 그래서 딱히 특징이 안 보이네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캐릭터인 듯?

 

 

좋아하는 길잡이는 돌고래와 지구별. 항상 켜두는 건 아니고, 그냥 집에서 가볍게 끄적일 글이 있으면 켜두는 식입니다.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일할 때 켜두면 어쩐지 어색하더라고요. 요즘엔 길잡이들도 그래픽이 좋아졌던데, 이러다 입체 영상으로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뭐, 돌고래가 열대어들과 어울리거나 지구별이 꽃으로 변하는 입체영상이면 꽤 볼만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