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역병지대 구석에서 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를 주는 NPC이자 붉은 십자군의 만행에 아들을 잃은 비운의 성기사... 였으나,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에서 무려 체력 1400만(...) 마력 425만(...)이라는 괴물 같은 능력치, 그리고 폼나는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채 다시 나타난, 얼라이언스의 제대로 된 몇 안되는 영웅 중 한명인 '티리온 폴드링' 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얼라이언스의 제대로 된 영웅은 더 있지만, 현재 스토리 상으로 부각이 안되고 있으므로 일단 논외로 치죠.)







우선 '성기사' 가 되기 위해서 어떤 절차가 필요한 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죠.

성기사가 되기 위해선 둘 중 하나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첫 번째는 신성한 빛의 힘을 자신 스스로 이끌어내는 '발견 형' 이고,

두 번째는 다른 성기사로부터 의식을 받아서 힘을 얻는 '부여 형' 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첫 번째 방법이 훨씬 어려울 뿐 더러 힘도 두 번째 방법으로 얻은 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합니다.('헤일로' 로 따지면 스파르탄과 일반 해병의 차이랄까요?)

하나 더 말하자면 첫 번째 방법으로 성기사가 된 사람은 단 한 명, '우서 더 라이트 브링어' 뿐이었습니다.(우서의 전성기 시절 힘은 '괴물' 수준을 능가했었습니다. 아서스의 손에 최후를 맞이했던 것은 그가 노쇠해서 그런 것일 뿐... 만일 40대만 됬었어도 프로스트 모운이고 뭐고 아서스는 한 주먹감도 안됬을 겁니다.)

우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실버핸드 성기사들은 2차 전쟁 때 두번째 방법으로 힘을 부여받은 자들이었지요. 호드들이 들이닥치는 상황에서 내면의 힘을 이끌어내고 어쩌고 할 때가 아니었으니까요. 티리온 폴드링은 다른 성기사와 다를 바 없는 두 번째 방법으로 힘을 얻은 사람이었습니다.(와우에 등장하는 플레이어들이 조종하는 성기사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지금은 호드에 소속된 포세이큰의 추악한 본거지가 되었으나 과거 영광스러운 얼라이언스의 왕국이었던 로데론에는 우서가 이끄는 실버핸드 성기사단이 있었고, 그 아래엔 사령관 알렉산드로 모그레인, 그리고 그 아래엔 여러 지역의 영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폴드링은 하스글렌의 영주였었는데, 어느 날 하스글렌을 순찰하던 그는 무너진 탑의 꼭대기에서 '아이트리그'(오그리마에서 스럴의 옆에있는 NPC)라는 오크를 발견하고 결투를 벌입니다. 비록 나이는 폴드링이 더 젊었었지만 아이트리그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자였었죠. 싸우던 도중 아이트리그가 쓰러지지만, 명예로운 승리를 위해서 폴드링은 쓰러진 아이트리그를 기다려주는 등의 배려를 해줍니다. 아무튼 결투가 장기화되고 있을때 갑자기 탑이 무너지게 되고, 폴드링은 돌무더기에 깔려 기절해버립니다.


하지만 그가 정신을 차렸을때엔 부관의 침실이었습니다. 또한 상처로 깔끔하게 나았고 말이죠. 폴드링은 자신과 싸웠던 그 오크가 자신을 살려주었다는 것을 알고 상처가 완치되자 다시 그 탑으로 가서 아이트리그와 재회합니다. 폴드링은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트리그는 1, 2차 대전쟁을 치룬 백전노장이었고, 명예로운 주술사 민족이었던 오크가 미쳐가는 과정을 봐왔던 산증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비록 적이지만 호드도 명예와 긍지를 갖고 살아가는 자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폴드링은 적의 장벽을 넘어 그와 친구가 됩니다.


(한 마디로 티리온 폴드링은 적대진영에 지나친 편견을 넘어선, 얼라이언스에 몇 안되는 진보적인 사람이었던 거죠.)


그러나 그의 부관의 고발에 의해 폴드링이 적과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이 얼라이언스의 상층부에 알려지게 되고, 폴드링은 스트라솔롬으로 압송되어 재판을 받습니다.(심판관은 우서가 맡았고, 배심원은 아서스 메네실 왕자, 안토니다스 대마법사, 프라우드무어 제독 등이 참석했습니다. 워크래프트3 싱글 플레이를 해보신분들이라면 아실만한 인물들입니다)


폴드링은 아이트리그가 가진 명예와 준법정신등을 열심히 설명했으나, 호드에 의해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넘겼던 얼라이언스에게 그런 말들이 통할리 없었습니다. 우서는 아이트리그에게 교수형을 선고하고, 폴드링에게는 추방을 선고함과 동시에 그의 영주로서의 작위와 성기사의 칭호, 그리고 신성한 빛의 힘까지 모조리 빼앗아버립니다.

폴드링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지만, 성기사로서의 힘을 모조리 우서에게 뺏겨버린 그로서는 그저 남들보다 싸움 더 잘하는 병사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다시 위기에 빠집니다.

그런데 그 순간, 스럴과 드렉타르, 볼진 등 호드의 주요 인물들이 아이트리그를 구출하기 위해 스트라솔름을 급습합니다.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폴드링은 경비병들이 호드의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느라 정신이 없을때 아이트리그를 간신히 구출합니다.


그러나 모진고문으로 인해 아이트리그는 결국 목숨을 잃고, 폴드링은 친구의 죽음에 비통해합니다. 그 순간, 다른 이들에게 의식을 부여받아서 성기사가 됬었던 폴드링은 비로소 자신의 안에 숨겨진 신성한 힘의 각성을 뒤늦게 하게 됩니다. 이로서 폴드링은 우서와 맞먹는... 아니, 어쩌면 능가할지도 모르는 막강한 힘을 얻게 되었고, 아이트리그의 생명도 살려내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반역자로 몰린 그는 동부 역병지대에서 자신의 친구인 말과 함께 한동안 은거생활을 합니다.


그러던 중 아들인 탤런 폴드링이 붉은 십자군에 의해 탈선하게 되고, 모험가(플레이어)들에게 폴드링은 도움을 요청합니다.(이게 바로 티리온 폴드링 10연퀘죠)그러나 붉은 십자군의 타락한 사령관인 이실리엔에게 탤런은 죽음을 맞이하고, 폴드링은 분노하며 이실리엔과 붉은십자군 정예 호위병을 모두 쓰러뜨립니다.


스컬지의 횡포와 만행에 분노한 폴드링은 흩어진 성기사들을 모아 '은빛 여명회' 를 결성합니다. 스컬지를 물리치고 아제로스를 구원하기 위해서 그가 직접 일어 선 것이지요.


이제 그의 이야기는 '리치왕의 분노' 에서 데스 나이트 관련 직업 퀘스트로 연계가 되지만... 리치왕의 분노를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해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해두도록 하겠습니다.(한가지 말씀드리자면 리치왕은 폴드링을 매우 탐내고 있습니다. 데스 나이트는 성기사가 어둠의 힘을 받고 타락한 존재들이지요. 우서의 재림[이라고는 하지만 우서보다 더 강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불려지는 폴드링이야말로 강력한 데스 나이트의 최적의 조건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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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인도자' 를 들고 있는 티리온 폴드링>





'요르그 스톰하트'와 더불어 아제로스를 구할 유력한 인물 중 한 명인 남자...

과연 그가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 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가 성기사 유저인 저로서는 참 궁금할 따름입니다.
영웅과 미치광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