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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판 독수리 암살자 등장~ (두둥!)]


독특한 설정과 게임 플레이,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엄청나게 화제를 모았던 작품 <어쌔신 크리드>. 일부에서는 겉보기만 화려할 뿐, 실제 게임성은 낮다고 비평도 있었지만, 여하튼 폭풍 같은 화제를 모은 작품임에는 분명하죠. 제작사인 유비소프트에서는 올해 후반에 2편을 출시한다고 하던데, 이를 앞두고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다음 링크는 <어쌔신 크리드 2>의 공식 예고편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_xkCPNECud8 

전체적으로는 1편의 공식 예고편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역사적인 시대를 먼저 알려주고, 암살자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는 암살 대상의 등장이고, 암살자가 기가 막힌 암기로 결국 암살에 성공하는 결말에 이릅니다. 1편에서는 13세기 십자군 침공 시대를 배경으로 십자군과 무슬림 암살자의 대결을 다루었는데, 2편에서는 배경을 유럽으로 옮겼습니다. 1486년 베네치아, 주인공은 귀족 출신의 젊은 남성으로 이름은 엣찌오(Ezio). 아직 줄거리가 완전히 공개된 것은 아니라서 암살을 하려는 뚜렷한 목적은 모릅니다. 허나 이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귀족들 간의 암투에서 밀려나 복수를 꿈꾸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쌔신 크리드>는 손목에서 튀어나오는 칼이 주된 암기로서 13세기에 과연 이렇게 작동하는 칼을 과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가 한때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중동 과학이 굉장히 뛰어났다고는 하나 사실 불가능한 기술이긴 했죠. 이번에도 손목에서 튀어나오는 칼이 예의 나오기는 합니다만, 시대가 발전해서 그런지 이제는 칼로 그치지 않고 총기까지 나오는군요. 손목에 숨겨둔 저 권총의 쓰임새가 어떠할지는 게임을 완전히 공개해야 알 수 있겠지만, 예고편에 저렇게 나올 정도면 칼을 대신하는 차세대 암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탄약 제한이 있으니 칼만큼 아무 때나 사용할 수는 없겠으나 직접 목을 따기 위험할 때는 편리하겠어요. 어쩌면 1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저 총기의 작동 방법을 설명하는 컨셉 아트가 돌아다닐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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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인 권총을 발사하는 엣찌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과연 15세기 베네치아에서 저런 총기를 개발하는 게 가능하냐는 겁니다. 유구한 총기의 역사를 살짝 생략하자면, 15세기 유럽에서는 화승총이 개인 화기로서 이제 막 발달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발사 과정이 상당히 복잡했기에 한 번 발사하는 데 몇 분이나 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나마 한 가지 과정이라도 빠뜨리면 몇 분의 수고가 물거품이 되 불발이 되고 말았죠. 크기도 굉장히 커서 총신은 1m가 넘어갔으면 무게 역시 3kg를 넘겼습니다. 권총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죠. 그나마 피스톨이 제대로 모양을 갖춘 건 16세기 후반이라고 하니 엣찌오가 암살에 사용한 저 권총은 1486년 베네치아에서는 그야말로 첨단 기술 병기인 셈입니다. (설정상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암살자 가문을 위해 만들어주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도 한 번 말한 적이 있지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SF에 속하는 이유는 유전자 기억 재생기인 애니머스 때문만은 아닙니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암기들이 있기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엣찌오는 1편 암살자였던 알타이르보다 로망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십자군과 사라센은 역사 속의 라이벌이었으며, 알타이르 역시 대의를 위해 십자군을 제거했지요. (실제 역사적 사실을 떠나서 게임 내에선 그랬습니다) 하지만 엣찌오는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암살을 하는 것이며, 이는 여전히 귀족 간의 암투에 머물러 있습니다. 민족과 민족의 대립, 귀족과 귀족 간의 갈등 스케일이 다르죠.

 

거기다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귀족 출신이라서 그런지 엣찌오는 복장이 너무 화려해요. 무슨 암살자가 저리도 화려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