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일리언 3>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제 막 깨어난 여왕 에일리언을 리플리가 붙잡고 있는 장면
이죠. 인상깊은 장면 중에 하나인데, 리플리의 '희생'과 에일리언의 '탄생'이 절묘하게 겹치기 때문입니
다. 영화 초반부에서 인간들의 '죽음'과 독버스터의 '탄생'이 겹쳐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화의 흐름이
라고 할 수 있는 탄생과 죽음, 희생과 구원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자신이 없애야 할 에일리언을 품에 꼭 안고 있기에 부자연스러운 조화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원래 에일
리언이 가슴에서 튀어나오니 그런 구도를 취할 수밖에 없지만,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잘못은 아
니라고 봅니다.

이모저모로 멋진 장면이죠. 앞부분의 비숍 등장이나 배경음악까지 따지면, 그야말로 대미를 장식하는데
더없이 어울리지 않습니까.

※ 이 장면은 <에일리언 3 SE>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하지만, 리플리가 그냥 용광로
로 떨어져 버리는 걸로 끝이 납니다. 이렇게 멋진 장면을 빼버리다니 솔직히 스페셜이란 단어가 아깝습니
다. (스페셜 에디션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