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할리우드에서는 대결 영화가 유행이다’라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슈퍼맨 대 배트맨>에 관한 소문이나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프레디 대 제이슨> 등의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영화 <AvP>를 단순한 유행 차원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AvP는 프랜차이즈로서 일종의 흐름이 있습니다. <프레데터 2>에 에일리언 머리뼈가 등장하기도 했고, 만화책에서 둘이 싸우기도 했으며, 다양한 피규어로도 제작되고, 게임이 만들어져 널리 알려지기도 했죠.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겁니다. 결국 영화 <AvP>도 이러한 지류의 하나일 뿐입니다. 다만, 영화라는 매체가 매우 대중적이기에 특별하게 보일 뿐이죠.

이에 비해 슈퍼맨과 배트맨은 <JLA>, <다크 나이트> 등의 만화책에서만 몇 번 만났을 뿐입니다. 프레디와 제이슨이 그 이전에도 맞붙었는지 그건 모르겠군요. 어쨌든 저런 것들은 AvP만큼 다채롭지도 않고, 팬들이 강력하게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AvP 관련 제품은 계속해서 나오겠죠)

결국 <AvP>를 저런 영화들과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설사 영화가 유행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 뒤에 긴 흐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