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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버리는 눈과 진창으로 덮힌 도로 위에 거의 쓰러질 뻔 했지만, 다시 균형을 되찾았다.

그녀는 기침을 하고 자신의 셔츠 위쪽에 상체 한가운데로 총알이 박혀 들어간 자리를 내려다 보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서, 그녀의 셔츠 위에 있는 핏자국은 진한 검은색으로 보였다.

에이버리는 다시 기침을 하였다, 이번에는 피를 토해냈고, 소녀는 등 뒤에 난 사출구를 보려는 것처럼 고개를 뒤로 돌렸다. 몇 초 후, 소녀는 포기하고 다시 얼굴을 엘렉트라에게로 향했다.

그녀가 웃을 때, 엘렉트라는 소녀의 입가에 남은 붉은 혈흔을 볼 수 있었다.

“자 이제 어쩌죠?” 에이버리가 물었다.

엘렉트라는 웃고 싶은 기분을 간신히 떨쳐내었다.

여기 맨하탄 거리 한복판에서: 가슴에 총상을 입은, 상식적으로 죽었어야 하는 14살 소녀가 있었고; 싸울 때마다 짐승처럼 으르렁 거리는 팔뚝에서 칼날이 튀어 나오는 덥수룩한 작은 남자도 있었고; 예전에 버몬트에서 에이버리의 아버지를 죽이라고 암살을 사주했던 남자는 지금 그녀의 인질로 잡혀 있었다; 그리고 엘렉트라 그녀도, 한쪽 사이 끝으로 인질의 목을 겨누고, 다른 한쪽으로 인질의 오른쪽 눈을 겨눈채로 있었다. 

하지만 에이버리는 마치 지금 온 세상에서 그녀랑 엘렉트라, 단 둘이서만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그들이 힘을 합치면, 그 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팔 안쪽에서, 버몬트에서 만난 남자가 몸부림을 쳤지만, 엘렉트라는 뒤로 반보 물러서면서, 사내를 끌어당겨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에이버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 자는.” 엘렉트라는 남자의 눈앞의 사이를 흔들어서 그를 지칭하며 말했다. “총을 가지고 있어. 챙겨.”

에이버리는 마지막으로 피를 한 입 가득 뱉어내고, 혀로 입술을 닦았다, 그리고 얼굴을 찌푸리고, 명령을 따르기 위해 움직였다.

칼날이 튀어나오는 남자는 잠시 망설였고, 소녀를 따라서 움직이려고 했다.

“그만.” 엘렉트라가 그에게 경고했다. “움직이면 이 사람은 죽는다.”

칼날이 튀어나오는 남자는 멈춰 섰고, 에이버리가 커브길 옆 웅덩이에서 권총을 집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다시 시선을 엘렉트라에게로 돌렸다.

“쓸모없는 인질이야, 이쁜아.” 털난 작은 남자가 말했다. “난 그놈이 죽던 말건 상관 안 해.”

“그래? 한 번 시험해 보지.” 엘렉트라는 사이 한 자루를 완벽하게 통제하여 찔러 넣었고, 인질의 눈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 정지시켜서 남자의 각막만 살짝 긁어 놓았다.

그녀의 품 안에서, 버몬트에서 만난 남자가 몸부림을 쳤고, 그 반동으로 그녀에게서 벗어나려고 용을 썼다.

“이런 망할, 로건.” 그녀의 인질이 말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에이버리는 권총을 양손으로 들고, 엘렉트라 옆으로 다가갔다.

칼날이 튀어나오는 남자, 로건은, 머리를 천천이 좌우로 저었다. “키퍼, 저 여자가 시키는 대로만 하다간 둘 다 도주하고 말거야.”

“갈테면 가라고 그래!” 인질이 울부짖었다. “그 정돈 문제없어.”

엘렉트라는 기다렸고, 로건이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남자는 재생력을 제하고 본다 하여도(그녀는 분명히 그날 아침에 그를 죽였다고 확신했었다.) 여러모로 기이한 사람이었다. 그는 싸울 때 마치 사무라이처럼, 신중함과 야성이 공존한 채로, 격노와 이성의 가장자리를 넘나들듯이 싸웠다. 심지어 외모도 엘렉트라가 보기엔 간신히 길들여진 야생 동물처럼 생겨 있었다,

만약 그가 인질의 요구를 거절한다 해도, 아무 상관없었다. 그저 그를 다시 한 번 죽이면 될 일이었다. 손이 더 많이 가긴 하지만, 엘렉트라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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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남자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몇 초 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수그리고 있었던 자세를 풀고 똑바로 선 다음, 칼날을 손 안으로 소리 없이 집어넣었다.

“그쪽 차례다.” 그가 엘렉트라에게 말했다.

즉시, 그녀는 칼날을 치우고 한쪽 무릎으로 키퍼를 밀쳤다. 사내가 보도에 쓰러지기도 전에, 그녀는 사이를 코트 안쪽 칼집에 집어넣고, 에이버리의 손에서 총을 받아 들었다.

그녀는 권총을 키퍼의 머리에 겨냥했다.

“너희 둘, 양 손을 바닥에 내려놔.” 그녀의 옆에서, 에이버리가 키득거렸다.

키퍼는 혼란스러워 보였고, 퍼렇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로건이라 불린 남자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녀의 말대로 했다.

“뭐.. 뭘 어쩌라...” 키퍼가 입을 떼었다.

엘렉트라는 살짝 왼쪽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키퍼 뒤쪽, 길 건너편에 있는 자동차의 유리창에 총알이 맞았다.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서 보도 위에 흩뿌려졌다.

키퍼는 움찔하더니, 주둥이를 다물고, 양 손을 바닥에 가지런히 붙였다.

“머리도 박아.” 엘렉트라가 말했다.

이번에도, 로건이 먼저 움직였다. 엘렉트라는 그 남자가 또 으르렁 거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다.

키퍼는 무릎만 꿇고, 주저하면서, 머리를 젖은 길바닥에 박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엘렉트라는 그의 무릎 옆 인도에 총알을 튕겨 주었다. 키퍼는 거의 몸을 앞으로 내던진 채 툴툴거렸다.

“뭐하는 짓이야, 엘렉트라?” 키퍼가 내뱉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에이버리 손을 잡은 채, 돌아서서 도망쳤다.

그녀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