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라이터 (창작 동아리)
자신의 습작 자료를 올리고 의견을 듣거나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더욱이 2036년 멍청한 안내 컴퓨터에게 길을 물으며 열받아 했던 평범한 사람이지. 기술은 발전했다만 대체 안내 컴퓨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움이 안된다. 뭔가 말을 상세히 늘어놓긴 한데 복잡하고 휭휭돌아서 말을 하니 짜증이 날 수 밖에. 그래서 욕을 했더니 옆에 아줌마가 째려보더라. 아래 아들 손을 잡고.
AI고 언어인식이고 다 똥이다. 똥. 사람말도 제대로 못듣고 계속 "예? 뭐라구요? 죄송하지만 다시 입력해주세요?" 저 말만 물리게 듣고 나중엔 알아들은게 "잠실" 딱 하나다. 문제는 거기는 내가 가고싶은 곳 언저리도 아니다! 대체 시끄러운 도시에서 말 인식은 대체 뭣하러 끼워넣었는지 모른다. 잡음때문에 인식 제대로 안되는 거 모르나? 대체 과학기술은 있는데 개념은 어디로 뛴거야? 기술만 좋으면 다라고? 물론 그거 잘 쓰는 사람도 있기야하지만. 나중에 직접 문자를 입력하니 설명은 하는데 뭐라고 궁시렁궁시렁대니 참. 누가 요약좀 해줘요. 가가 꽃집이 25.11M앞에 있고 무슨무슨 통신사 골목 돌아 187.95M앞에서 뭐? 차라리 187.95X미터만큼 가라고 얘기해봐라.
결국 사람에게 물어봤다.
어떤 손목에 든 화면커다란 시계를 차고다니는 학생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학생은 흡사 시계보듯이 팔을 굽히고 시계의 액정을 터치했다. 아무리 깊은 시골에서 올라와도 저건 안다. 워치폰이라고 요즘 유행하는 거라지. 거... 뭐더라? 어디서 개발된 뭐? 개풀 뜯어먹은 로고 그거 있던데. 거기서 혁신적인 어쩌구 하는 거. 이전에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고다니기도 귀찮아서 아예 시계형으로 팔목에 부착한 형식으로 계량한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건 그냥 팔목에 단 스마트폰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학생이 다시 나를 자세히 보더니 갑자기 코웃음을 치더라. "꺼져, 깡통아." 그리고는 내 다리를 격하게 차며 멀리 가버리는 거다. 알수없는 무언가 치밀어오른다. 요즘 애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니까. 그리고 열받아서 그 학생에게 뛰어갔다. "야 이 X새꺄!" 그 학생은 나를 보더니 아주 빨리 달려나갔다. 그래봤자, 나에게 질순없다. 난 빠른 사람이니까.
---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설명해보겠어요?" 형사가 미간을 잡으며 말했다. "아... 그게 이건 기술적 결함이..." 형사는 박사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예...예... 어련하시겠습니까. 하지만 이번에 몇번째예요? 시험용로봇이 몇개쨰 이상행동을 보였다구요. 이번엔, 애를 쫓다가 차에 치이고 거기서 3중 추돌사고가 일어나버렸단 말입니다. 대체 이 오류는 어떻게 하실꺼예요? 우선 테스트 기간을 취하하고 다시 개발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형사가 말하자 박사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건... 제 관할이 아니라서 말이죠... 정부가 이번 테스트기간을 적용해서... 그나저나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인지..."
형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건너편에 싸우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 조용히하라고 소리지르고 다시 박사에게 눈 초점을 맞추었다. "우선 CCTV에 잡힌 거로는, 그 로봇이 안내 컴퓨터를 쓰고 있었어요. 안내 컴퓨터의 옵션을 인간입력식이 아니라 로봇입력식으로 바꿔놓고 로봇입력식이면 블루투스로 데이터전송을 할 것을 언어인식으로 하고서는 못알아듣는다고 욕을 하더라는 그 동네 주민의 제보가 있었지요."
형사는 빠르게 말하고는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나서는 그 로봇이 아이에게 길을 묻는데 그 아이에게 아틀란티스가 어디냐고 물었어요. 학생은 도와주려다 검색하지 못하고 미안하다고 하려던중 로봇인 걸 알고 누가 로봇가지고 장난을 친다 생각해서 한마디하고 돌아서는데 로봇이 무섭게 쫓아왔다고 했구요."
형사는 화난 목소리로 "그리고 그 애도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7주란 말입니다! 이를 어떻게 하실겁니까." 라고 외치자, 건너편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슬쩍 형사쪽을 바라보았다. "패러독스예요." "뭐라고요?" 박사의 갑작스런 한마디에 형사는 박사가 미쳤는가 생각했다. 박사는 넋을 잃은 듯 말을 이었다.
"고장난 로봇들의 넘버를 살피면 제가 다 한마디씩 한 놈들이예요. 저는 그들에게 말했죠. '너는 최신기술로 만들어진 인류사상 가장 유용한 로봇이다.' 그리고 몇일 후에 다 이상하게 변한거죠... 기본적으로 AI라도 프로그래밍이 기반이고 컴퓨터는 역설을 이해하지 못해요. 아무리 복잡해도 옳다 그르다에서 그치죠. 그래서 패러독스는 로봇에게 금지해야했어요. 다만 컴퓨터는 그 말을 입력한 거죠. 그리고 이후 자신이 쓸모없다는 판정이 내려지고 거기서부터 몇일전 제가 말한 '유용하다는' 저장된 문장과 역설이 일어나고 AI뿐 아니라 기억된 시스템들이 뒤틀린겁니다."
그러자 형사는 말했다. "대체 왜 그런 걸 만든 겁니까? 그런 오류도 해결못하고 로봇을 만들어서 시중에 내보냈다구요?" 박사는 말했다. "우리는 그냥 시키는 대로 만들었을 뿐입니다. 아무도 이렇게 만드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어요. 그저 걷고 이야기하는 로봇을 만들라했고 그대로 만들었을 뿐이라고요. 최신 컴퓨터 부품을 써서요." 형사는 턱을 괴고 말했다. "그럼 그렇지, 정부 프로젝트인 주제에 누가 테스트했다던가 통과시키기나 했소?" 박사는 '나는 모른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대답했다. "아무도 관심이 없더군요. 압박만 심해서, 그래서 그냥 내보냈죠."
그냥 이상한 사람